예술의전당 근처에서 공연이나 전시 전후로 밥 먹을 곳을 찾다 보면 꼭 한 번쯤 이름을 듣게 되는 집이 있어요.
길 건너 맞은편에 있는 두부요리 전문점 백년옥이고요.
1991년부터 한자리를 지켜온 집이라 간판에도 SINCE 1991이 붙어 있어요.
가게 기본 정보
주소는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7이에요.
전화는 02-523-2860이고요.
본관은 매일 11시부터 21시까지, 신관은 10시부터 21시까지 문을 열어요.
정기 휴무는 따로 없어요.
주차는 가게 앞 마당에 발렛으로 받고 요금은 2,000원이에요.
지하철은 3호선 남부터미널역이 가장 가깝고, 5번 출구에서 걸어서 5-10분 정도 걸려요.

본관 신관 별관, 세 곳이에요
처음 오면 여기서 많이 헤매요.
백년옥은 한 건물이 아니라 본관과 신관, 별관으로 나뉘어 있어요.
셋 다 걸어서 몇 십 초 거리라, 본관이 만석이면 다른 관으로 안내를 받게 되고요.
본관은 세월이 그대로 묻어나는 쪽이에요.
대부분 4인석이고, 집 근처에 있을 법한 평범한 식당 내부라는 인상.
신관은 본관 바로 옆 건물 지하에 있는데 자리가 훨씬 널찍한 편이에요.
별관도 지하고요.
그래서 자리만 놓고 보면 신관이나 별관이 유리해요.
본관을 꼭 고집하는 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신관으로 가는 쪽이 편하고요.
신관은 10시에 열어서, 오전에 일찍 먹고 싶을 때도 그쪽이에요.
다만 별관은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한 편이라 호불호가 나눠질 수 있어요.

웨이팅은 줄서기만
테이블링이나 캐치테이블 같은 원격 줄서기가 없어요.
가게 앞에 그냥 줄을 서는 방식이고요.
그래서 미리 대기를 걸어두고 근처를 돌다 오는 건 안 돼요.
일행이 전부 도착해야 자리를 배정해줘요.
한 명이라도 늦으면 뒤에 온 팀이 먼저 들어가는 상황이 생기고요.
약속이 있다면 입구 앞에서 모여서 들어가는 게 나아요.
평일 11시 30분 즈음엔 대체로 바로 앉을 수 있어요.
12시 전에 본관이 차고, 12시 30분부터는 줄이 생기는 편이에요.
주말 점심이나 공연 시작 직전은 20분 안팎 기다린다고 보면 되고요.
대신 입장하면서 바로 주문을 받기 때문에 음식이 5분 안에 나와요.
회전이 빠른 편이라 줄이 길어 보여도 생각보다는 금방 빠지는 정도.
2026년 7월 tvN STORY 동네의 명장들 3회에 두부 명장 편으로 방송을 탔어요.
방송 뒤로는 식사 시간대 대기가 조금 더 늘어난 편이에요.
두부를 직접 만드는 집
강원도에서 키운 국산 콩을 맷돌로 갈고, 미시령 천연 간수로 굳혀 두부를 만들어요.
메뉴판 원산지가 전부 국내산이라 가격이 좀 있는 것도 납득이 가고요.
같은 두부를 순두부, 생두부, 부침 세 가지 형태로 내놓아요.

마트에서 파는 연두부와는 느낌이 아예 달라요.
국자로 떠 올리면 매끈하게 잘리는 게 아니라 작은 덩어리가 몽글몽글하게 이어져요.
강릉 초당순두부를 떠올리면 가까운 느낌.

순두부 세 가지, 뭘 고를까
식사 순두부는 자연식, 뚝배기, 들깨 세 가지고 전부 14,000원이에요.
자연식 순두부는 조미하지 않은 흰 순두부예요.
따뜻한 물에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담겨 나오고, 양념장을 곁들여 먹어요.
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간수 때문인지 순두부 자체에 짭짤한 맛이 조금 있어요.
그래도 첫입은 슴슴한 편이라, 자극적인 맛에 익숙하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고요.
식사 순두부 중에서는 양이 가장 넉넉한 편이에요.

뚝배기 순두부는 고춧가루 양념을 넣은 얼큰한 쪽이에요.
새빨간 색인데 막 맵지는 않아요. 적당히 칼칼하고 간도 세지 않아서 끝까지 물리지 않아요.
바닥에 바지락이 조금 깔려 있으니 남기지 말고 건져 먹는 게 좋고요.
처음 오는 사람 중에는 이쪽이 익숙해서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요.

들깨순두부는 들깨의 고소함이 진하게 올라오는 쪽이에요.
간은 셋 중 가장 약한 편이라, 짭조름한 밑반찬과 같이 먹을 때 궁합이 좋아요.
여기에도 바지락이 들어가고요.

두 가지를 같이 시킨다면 순서가 중요해요.
매운 뚝배기를 먹다가 들깨나 자연식으로 넘어가면 아무 맛도 안 느껴져요.
담백한 쪽을 먼저 맛보고 얼큰한 쪽으로 넘어가는 게 나아요.
비지와 전골, 그리고 두부 그 자체
콩비지찌개도 14,000원이에요.
보통 콩비지는 돼지비계를 쓰는데 여기는 멸치와 새우젓으로 간을 해요.
그래서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편이고요. 다만 간은 생각보다 짭조름해요.
이북식 시래기되비지는 비지에 시래기를 넣은 메뉴로 같은 값이에요.
국물이 진해서 순두부보다 든든하게 먹고 싶을 때 잘 맞아요.

두부 자체를 맛보고 싶으면 백년 생두부나 부침이에요.
소 11,000원, 대 15,000원이고 검정두부는 소 12,000원, 대 16,000원이에요.
부침은 들기름에 구워서 겉이 꽤 진한 색으로 나와요.
모양만 보면 아쉬울 수 있는데, 속은 푸딩처럼 부드러워요.
양이 꽤 많아서 2인이면 남기기 쉬운 정도.

여럿이면 두부전골이에요.
소 35,000원, 대 45,000원이고 채소와 손두부가 푸짐하게 들어가요.
끓일수록 국물이 진해지는 쪽인데, 처음 나올 때는 국물 간이 약해서 밍밍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어요.
두부제육은 45,000원, 양파오리훈제는 소 38,000원 대 50,000원이고요.

전 메뉴는 매생이굴전부터
전 종류가 은근히 강해요.
매생이굴전이 25,000원인데, 여기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이드예요.
해물파전처럼 바삭한 쪽이 아니라 촉촉하고 부드럽게 부쳐 나와요.
한입 물면 매생이의 바다 향이 먼저 올라오고 굴의 감칠맛이 뒤따라와요.
매생이와 굴은 물을 많이 머금은 재료라 전으로 부치기가 까다로운데, 그걸 제대로 해내는 편이에요.
해물파전도 25,000원이에요.
오징어가 실하게 들어가고 계란으로 노릇하게 구워서 아이들도 잘 먹어요.
크기가 커서 4인 이상일 때 시키는 게 나아요.
황호박전은 20,000원인데 늙은 호박을 채 썬 게 아니라 곱게 다져서 부친 형태예요.
단맛은 은은한 편이고 중간중간 썰린 고추가 들어가요.
다만 슴슴해서 취향을 탈 수 있어요.

순 녹두전 22,000원, 순 도토리묵 22,000원도 있고요.


계절 메뉴는 여름 콩국수, 겨울 팥죽
냉콩국수는 여름에만 나오고 15,000원이에요.
콩 잘하는 집답게 콩물이 진하고 고소해요. 살얼음이 떠 있고 오이채가 올라가요.
면은 소면인데 차가운 콩물에서도 잘 안 불어요.
간이 거의 안 되어 있어서 테이블에 있는 소금을 넣어 먹어야 해요.
콩국수만 먹으러 일부러 올 정도인지는 취향을 타는 편이에요.
어디서나 먹는 콩국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요.

겨울에는 동지팥죽과 팥칼국수가 나와요. 둘 다 14,000원이에요.
팥죽은 달지 않고 구수한 쪽이라 설탕이나 소금 중 취향대로 넣어 먹어요. 양도 꽤 많아요.
팥칼국수는 전라도 향토음식인데 서울에서 파는 곳이 흔치 않아 일부러 찾는 손님도 있어요.
처음 먹으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요. 소금으로 담백하게 먹다가 마지막에 설탕으로 마무리하는 순서를 추천해요.
야채두부비빔밥은 13,000원이에요.
상추와 김가루, 콩나물, 당근에 계란후라이와 두부가 올라가고 아욱국이 같이 나와요.
고등어구이는 17,000원인데 아이 동반일 때 많이 찾는 메뉴고요.
반찬은 네 가지에 셀프바
밑반찬은 배추김치, 콩나물무침, 무생채, 미역무침 네 가지가 기본이에요.
자리에 앉으면 바로 깔아주고, 부족하면 입구 쪽 셀프 코너에서 가져오면 돼요.
테이블 항아리에 무채와 미역초무침을 담아 두는 자리도 있어요.
미역무침에는 통들깨가 들어가서 오독오독 씹혀요. 여기가 제일 자주 언급되는 반찬이고요.
무생채는 새콤한데 살짝 단맛이 돌아서 취향을 탈 수 있어요.
김치는 겉절이에 가까울 때도 있고 좀 익어서 젓갈 향이 날 때도 있어요.
밥은 흑미밥이라 구수하고요.
반찬 간이 세지 않은 건 두부 맛을 가리지 않으려는 쪽이에요.

나갈 때 생비지를 가져갈 수 있어요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생비지를 담아 갈 수 있게 준비해둬요.
값은 따로 안 받고 옆에 불우이웃 성금함이 있어요.
1,000원 정도 넣고 가져가는 게 보통이에요.
집에서 비지찌개를 끓여 먹을 생각이면 챙겨볼 만해요.
미쉐린 이력과 호불호
계산대 쪽에 미쉐린 가이드 선정 연도가 쭉 적혀 있어요.
2017년부터 9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 빕구르망에 올랐고, 블루리본 서베이에도 꾸준히 이름이 있어요.
입구에는 세월에 색이 바랜 매체 소개들이 붙어 있고요.
TV로는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35회, Y STAR 식신로드1 94회에 나왔고 2026년 7월에 동네의 명장들 3회에 방송됐어요.
다만 명성에 기대를 크게 걸고 오면 실망하는 경우도 있어요.
음식이 전반적으로 슴슴한 쪽이라, 자극적인 맛을 기대하면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순두부찌개 하나만 놓고 보면 특별할 게 없다고 느끼기 쉽고요.
반대로 두부 자체의 고소함을 보러 오면 시판 두부와 확실히 다르다는 반응이 많아요.
결국 이 집은 두부를 보러 오는 곳이지, 찌개를 보러 오는 곳은 아닌 셈.

아쉬운 점도 있어요
양이 넉넉한 편은 아니에요.
뚝배기가 가득 차지 않은 채로 나오고 계란도 안 들어가요.
대식가라면 순두부 하나로는 부족할 수 있어서 부침이나 전을 하나 붙이는 게 나아요.

응대는 투박한 편이에요.
손이 바쁜 시간에는 설명이 짧고 안내가 손짓으로 오는 경우가 있어요.
친절함을 앞세우는 집은 아니라고 보면 마음이 덜 상해요.
대신 주문부터 음식 나오는 흐름 자체는 안정적이고 빠르고요.
식사 시간대에는 자리가 촘촘하고 소리도 커요.
여유롭게 대화하며 먹기는 어려운 편이에요.
주차와 결제
발렛 주차는 2,000원이에요.
가게 앞 마당이 넓지 않아서 실제로 세울 수 있는 건 7-8대 정도고요.
식사 시간 외에는 주차가 안 되고, 무단주차하면 1시간에 6,000원이 붙어요.
공연 시작 직전에는 예술의전당 일대가 막히니 여유를 두고 오는 게 나아요.
차를 세우고 근처 카페까지 다녀오는 건 어렵다고 보면 돼요.
카드 결제는 문제없어요.
입장하면서 주문하고 식사 후에 계산하는 방식이에요.
어떤 자리에 어울릴까
부모님 모시고 갈 자리로 많이 찾아요.
간이 세지 않고 속이 편한 메뉴가 대부분이라 연령대를 안 가려요.
아기 의자도 있어서 아이 동반도 가능하고요.
2인이면 순두부 두 개에 생두부부침 하나, 4인 이상이면 두부전골에 전 하나를 붙이는 조합이 무난해요.
2인 기준으로 3만 원 안팎, 사이드를 붙이면 4-5만 원 선이에요.


공연 전에 먹는다면 시간 계산은 넉넉히 잡는 게 좋아요.
음식은 빨리 나오지만 줄 서는 시간은 그날 가봐야 알거든요.
정리하면
화려한 맛을 기대하고 오면 갸웃할 수 있는 집이에요.
대신 국산콩으로 매일 두부를 만드는 집이 흔치 않고, 그 차이가 생두부와 부침에서 제일 잘 드러나요.
처음이라면 자연식 순두부에 생두부부침, 여기에 매생이굴전을 곁들이는 조합이 이 집을 가장 잘 보여주는 편이고요.
예술의전당에 온 김에 속 편한 한 끼를 찾는다면 들러볼 만해요.
찾아가는 길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7, 예술의전당 맞은편이에요.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에서 도보 5-10분 거리고요.
본관을 기준으로 신관은 바로 옆 건물 지하, 별관은 조금 더 걸어가면 나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