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에 가면 한 번씩 들르게 되는 밥집이 있어요.
성주산 자락 아래, 보령시청과 세무서 중간쯤에 있는 풍정불고기예요.
처음엔 성주산자연휴양림 갔다가 근처에서 점심 먹을 데를 찾다 우연히 들어갔는데,
그 뒤로 부모님 모시고도 가고, 친구랑 대천 바다 보고 오는 길에도 들르고,
몇 번을 다시 찾게 된 곳이라 오늘은 제대로 적어보려고요.
한 줄로 먼저 말하면,
“화려한 맛집은 아니지만 갓 지은 돌솥밥 하나로 기억에 남는 집"이에요.

가게 정보
- 주소: 충남 보령시 성주산로 136 1층
- 연락처: 041-931-0239
- 영업시간: 매일 08:00 ~ 21:00 (라스트오더 20:30)
- 주차: 가게 앞 주차장 + 건너편 공터 주차장
- 편의시설: 1·2층, 단체석, 아기의자 있음
성주산 방면 도로에서 오른쪽 샛길로 50m쯤 들어가야 해서
대로변에서 바로 보이는 집은 아니에요.
그래도 빨간색 포인트가 들어간 큰 단독 건물이라
내비 찍고 가면 헤맬 일은 없더라고요.
처음 갔을 때 제일 좋았던 게 주차예요.
가게 바로 앞에 일고여덟 대 댈 수 있고,
길 건너편에 공터 주차장이 하나 더 있어서
주말에 가도 주차 때문에 뺑뺑이 돈 적은 없어요.
다만 근처에 골프장(보령베이스CC)이 있어서
주말 점심엔 그 손님들로 주차장이 제법 차기도 해요.
한 가지, 예전에는 오전 10시쯤 문을 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아침 8시부터 열어요.
그래서 대천에서 아침 일찍 움직이는 날엔
여기서 갓 지은 돌솥밥으로 아침을 해결한 적도 있어요.
아침부터 돌솥밥 차려주는 집이 흔치 않아서 이건 좀 반가웠어요.

안은 생각보다 넓어요.
통유리창으로 해가 잘 들어서 낮에 가면 밝고 쾌적하고,
테이블 간격도 넉넉해서 아이 데리고 가도 눈치 안 보여요.
2층은 창밖 뷰가 트여 있어서, 단체나 조용히 먹고 싶을 땐 2층을 안내해 주시기도 해요.
농림축산식품부 안심식당으로 선정된 집이라 위생도 신경 쓰는 편이고요.
메뉴랑 가격
여러 번 가면서 거의 다 먹어봤는데, 메뉴랑 가격은 이래요.
- 불고기 돌솥밥 정식 — 18,000원 (1인, 고기 200g)
- 육회 — 중 35,000원 / 대 40,000원
- 생삼겹 고추장불고기 — 20,000원 (1인)
- 생삼겹살 — 18,000원 (1인)
- 닭볶음탕 — 중 40,000원 / 대 50,000원
- 불고기백반 — 15,000원
- 순두부백반 — 10,000원
- 영양돌솥밥 추가 — 3,000원
가격은 몇 해 사이에 조금씩 올랐어요.
생삼겹살이 예전엔 16,000원이었는데 지금은 18,000원이고,
전체적으로 1~2천 원씩 손본 느낌이에요.
그래도 정식 한 상 구성을 보면 납득이 가는 정도예요.
평일 점심에는 점심특선도 있어요.
순두부백반 9,000원, 부대김치찌개 12,000원으로
11시부터 2시까지만 파는데, 혼자 가볍게 먹기엔 이쪽이 부담이 덜해요.
참고로 닭볶음탕은 한 시간 전쯤 미리 전화로 예약해 두는 게 좋아요.
바로 가서 주문하면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요.
돌솥밥도 주문과 동시에 짓기 시작해서 15분쯤 걸리는데,
점심 피크에 시간이 빠듯하면 전화로 미리 예약해 두면 그만큼 빨리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블로그나 SNS에 후기를 남기면 음료수를 한 잔 챙겨 주시기도 해요.
불고기 돌솥밥 정식 — 결국 매번 이걸 시켜요
다른 것도 먹어봤지만, 결국 가장 손이 가는 건 대표 메뉴인 불고기 돌솥밥 정식이에요.
보통 둘이 가면 정식 2인에 36,000원,
입맛 따라 순두부백반이나 육회를 하나 더 붙이는 식으로 먹어요.

주문하면 불고기 전골이 반조리 상태로 먼저 나와요.
넓은 전골 냄비에 고기랑 숙주, 파, 당면이 층층이 쌓여 나오는데
위에 새송이버섯이 하나 올라가 있고, 거기에 ‘풍정불고기’라고 글자가 찍혀 있어요.
버섯 하나에 이렇게 도장을 찍어 두는 게,
별거 아닌데도 정성 들였구나 싶어서 매번 눈이 가요.

불을 올리고 한소끔 끓이면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어요.
맛은 서울식에 가까운 단짠 불고기예요.
간장 베이스에 단맛이 분명한 편이라, 밥에 슥슥 비벼 먹기 딱 좋아요.
솔직히 말하면 단맛이 또렷해서,
달큰한 양념을 안 좋아하시는 분은 끝에 좀 물릴 수도 있어요.
저는 짭짤한 쪽을 좋아하는데도 맛있게 먹었으니 호불호는 갈릴 거예요.

고기는 연하게 잘 다뤄서 질긴 부위 없이 부드러워요.
부모님 모시고 갔을 때도 이가 편하다고 잘 드셨어요.
다만 한 가지, 고기보다 채소랑 당면 비중이 좀 있는 편이에요.
“고기가 더 많았으면” 싶은 날도 있긴 했는데,
대신 당면이 양념을 잘 머금어서 이게 또 별미라 저는 당면부터 건져 먹어요.


사실 이 집의 진짜 주인공은 돌솥밥이에요
불고기도 좋지만, 제가 이 집을 다시 찾는 이유는 돌솥밥이에요.

요즘 솥밥 판다는 집들 보면 스테인리스 솥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진짜 돌솥에 지어 나와요.
나무 뚜껑 열면 김이 확 올라오고, 그 밥 냄새가 정말 좋아요.

검은콩, 완두콩, 병아리콩에 단호박까지 올라가 있어서
밥만 떠먹어도 고소하고 든든해요.
콩 싫어하는 사람도 여기 콩은 잘 먹더라고요.

먹는 방법은, 밥을 먼저 공기에 덜어 두고
빈 돌솥에 물을 부어 두는 거예요.
식사하는 동안 그대로 두면 마지막에 따뜻한 누룽지 숭늉이 돼요.

여기서 작은 디테일 하나.
숭늉용으로 부어 주는 물이 그냥 생수가 아니라 보리차예요.
요즘 이렇게까지 챙겨 주는 집이 잘 없어서,
이 보리차 숭늉 한 그릇이 의외로 식사 마무리를 기분 좋게 해 줘요.
밥을 덜어 두고 물 붓는 걸 깜빡하면 누룽지가 눌어붙으니
밥 나오자마자 물 붓는 걸 잊지 마세요.
그리고 누룽지 긁을 때 솥이 워낙 뜨거워서 물이 튈 수 있어요.
아이랑 같이 가신다면 이건 부모가 해 주는 게 안전해요.
반찬이랑 곁들임 메뉴도 짚어볼게요

반찬은 보통 아홉에서 열 가지 정도 나와요.
명란젓에 대파 곁들인 거랑 간장게장이 거의 메인급이에요.
명란은 참기름이랑 통깨 둘러서 나오는데 대파랑 같이 밥에 올리면 밥도둑이고,
간장게장은 살이 꽤 차 있어서 비린내 없이 깔끔해요.
사장님 내외가 채소를 직접 길러 반찬을 만드신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노각김치 같은 흔치 않은 반찬도 나와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어요.
마음에 드는 반찬은 리필도 해 주셔서, 저는 명란이나 어묵볶음을 한 번씩 더 받아 먹어요.

불고기가 단짠이라 중간에 칼칼한 게 당기면 순두부백반을 하나 추가해요.
매콤하면서 바지락 들어간 국물이 시원해서, 단짠 불고기랑 번갈아 먹기 좋아요.

육회도 자주 시켜요.
고기가 신선하고 잡내가 없어서, 배랑 부추 곁들여 먹으면 술 없이도 계속 들어가요.

회식이나 일행이 많을 땐 생삼겹 고추장불고기도 괜찮아요.
철판에 파채랑 같이 볶아 나오는데 매콤달콤해서 밥반찬으로 좋고,
근처 골프장(보령베이스CC) 다녀오는 분들이 이걸 많이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아쉬운 점도 솔직하게
다 좋았다고만 적으면 후기가 아니죠.
먼저 간이 호불호가 좀 갈려요.
불고기는 단맛이 분명하고, 반찬은 짭짤한 편이에요.
싱겁게 드시는 분 중엔 “좀 짜다"는 분도 있고,
반대로 단맛에 금세 물린다는 분도 있어요.
서비스는 친절할 때가 많은데, 점심 피크처럼 바쁠 때는
사장님이 무뚝뚝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인원이 많으면 메뉴를 통일해 달라고 하실 때도 있고요.
크게 불쾌했던 적은 없지만, 살가운 응대를 기대하면 살짝 다를 수 있어요.
그리고 앞에 적은 대로, 고기 양 대비 채소·당면 비중이 있는 편이라
고기 위주로 든든히 드시고 싶으면 정식에 단품을 하나 더 붙이는 걸 추천해요.
그래서 다시 갈 거냐면
네, 보령 갈 일 있으면 또 갈 거예요.
인생 맛집이라고 호들갑 떨 만한 집은 아니지만,
갓 지은 돌솥밥에 보리차 숭늉, 정갈한 반찬이 주는 안정감이 있어요.
관광지 근처에서 실패 없이 한식 한 상 제대로 먹고 싶을 때 떠오르는,
그런 믿고 가는 집이에요.
찾아가는 길
성주산자연휴양림이나 상화원, 대천해수욕장을 묶어 다니기 좋은 위치예요.
보령시청에서 차로 5분 안쪽이고, 대로변에서 샛길로 50m만 들어가면 돼요.
주차는 넉넉하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