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한 장으로 매운돼지냄비갈비에 갓 지은 돌솥밥, 마지막 누룽지까지 먹고 나오는 집이에요.
요즘 물가에 이런 밥상이 남아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예요.
저는 이 집을 꽤 오래 다녔어요.
처음 갔던 게 한참 전인데, 그때만 해도 선화동 직장인들이 점심에 백반 먹으러 들르는 조용한 동네 밥집이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갑자기 사람이 몰린 이유
얼마 전 박명수 님 유튜브 채널 할명수 ep.291 ‘대전 오픈런 맛집’ 편에 이 집이 나왔어요.
성심당에서 빵을 잔뜩 먹고 배부른 상태였는데도 박명수 님이 냄비를 싹싹 비우면서 “서울 맛집보다 여기가 더 맛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영상 올라오고 나서 며칠 사이에 안내 글이 정말 쏟아졌어요.
저는 영상 보면서 좀 묘했어요.
원래도 현지인들 사이에선 예약 안 하면 못 먹는 집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전국구가 됐구나 싶었거든요.
반가우면서도, 가뜩이나 예약 빡센 집이 더 빡세지겠다 싶어 살짝 걱정도 됐어요.
가게 기본 정보
주소는 대전 중구 대종로517번길 13이에요.
중앙로역이랑 가깝고, 성심당에서도 걸어갈 만한 거리예요.
영업시간은 11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고요.
예전엔 밤 9시까지 했고 월요일에 쉬었는데, 지금은 마감이 빨라졌으니 저녁에 가실 분은 너무 늦지 않게 가시는 게 좋아요.
전화는 042-253-8882.
가장 중요한 건 예약인데, 이건 아래에서 따로 자세히 적을게요.

시그니처, 매운돼지냄비갈비
이 집 대표 메뉴는 매운돼지냄비갈비예요.
얼큰돼지냄비갈비라고도 부르는데 같은 메뉴고요.
2인 이상 주문이고, 1인분에 만원이에요.
양은냄비에 갈비랑 당면, 떡볶이 떡, 버섯이 알차게 들어가 있어요.
거의 익은 상태로 나와서 불에 한 번 더 끓여 먹는데, 보글보글 끓으면서 색이 진해지면 그때부터가 진짜예요.

양념은 케첩처럼 인위적으로 단 맛이 아니라 고추장 베이스로 매콤한데, 끝에 살짝 단맛이 도는 정도예요.
매운맛은 조절해 주신다고는 하는데, 기본이 꽤 매운 편이라 같이 간 맵찔이 친구는 한 번 울 뻔했어요.
저는 맛있게 매운 정도라 밥이 계속 들어갔고요.
고기는 잡내 없이 부드러워요.
당면이 양념을 쫙 빨아들여서 그것만 따로 떠먹어도 맛있어요.

처음 이 메뉴를 만났을 때가 기억나요.
재작년쯤만 해도 얼큰돼지냄비갈비가 9천원이었거든요.
“9천원의 행복"이라고 부르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만원이 됐어요.
그래도 솥밥에 누룽지까지 생각하면 여전히 착한 가격이라 불만은 없어요.


사실 진짜 주인공은 돌솥밥
이 집 다니면서 느낀 건데, 갈비찜만큼이나 밥이 중요해요.
공기밥이 아니라 갓 지은 돌솥밥이 나오거든요.
밥을 그릇에 덜고 나면 사장님이 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주세요.
그러면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가 숭늉이 돼요.
매운 갈비찜 먹다가 속이 얼얼할 때 이 누룽지 한 술 떠먹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밥 양이 진짜 넉넉해요.
2인분 시키면 밥은 2.5인분쯤 되는 느낌이라, 적게 드시는 분은 셋이 와도 충분할 정도예요.
저는 매번 누룽지 먹을 자리 남겨두려고 일부러 밥을 좀 남겨요.


반찬이 딱 엄마 밥상
자리에 앉으면 밑반찬이 쫙 깔리는데, 화려하진 않아도 손맛이 느껴져요.
상추 겉절이, 양배추쌈, 버섯볶음, 물김치 같은 게 그날그날 조금씩 바뀌어요.
특히 김치가 맛있어요.
양념이 강하지 않고 삼삼해서 매운 갈비찜이랑 같이 먹으면 균형이 잘 맞아요.
박명수 님도 반찬 먹자마자 “엄마가 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먹어보면 알아요.


갈비찜 말고도 든든한 메뉴들
사실 이 집은 원래 백반집으로 시작했어요.
한참 전에 처음 갔을 땐 생선구이랑 된장찌개 백반을 먹으러 다녔거든요.
지금도 그 메뉴들이 다 살아 있어요.
생선구이는 8천원인데 양이 상당해요.
옆 테이블에서 생선구이 시키는 거 보면 ‘저거 시킬걸’ 싶을 때가 많아요.
전화로 예약할 때 청국장이나 된장 중에 골라서 같이 달라고 하면 돼요.


청국장도 구수하니 좋아요.
생선구이에 청국장 조합으로 먹으면 정말 집에서 차린 한 상 같아요.

제육볶음도 만원인데 달짝지근하면서 매콤해서 밥도둑이에요.
매운 갈비찜이 부담스러운 날엔 제육볶음이나 부대찌개로 가도 후회 없어요.

동태찌개랑 부대찌개도 있어요.
동태찌개는 미나리 올려서 시원하게 끓여 주시는데,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도 좋아요.

이 밖에 갈치조림, 김치찌개도 있고, 곱창전골이나 닭도리탕은 예약 메뉴라 미리 말씀드려야 해요.

예약이 전부예요 (제일 중요)
이 집은 예약 안 하면 헛걸음할 확률이 높아요.
당일 오전 10시부터 전화 예약을 받는데, 평일 점심 자리는 10시 반이면 거의 마감돼요.
워크인, 그러니까 그냥 가서 기다리는 건 거의 안 된다고 보시는 게 마음 편해요.
예전엔 당일 아무 때나 전화해도 자리가 있었는데, 요즘은 정말 빨리 차요.
할명수 나온 뒤로는 더 그렇고요.
저는 보통 가기로 한 날 아침 10시 반쯤 전화해서 방문 시간이랑 메뉴를 같이 말해 둬요.
예약 시간에 늦으면 취소될 수 있으니 시간은 꼭 맞춰 가세요.

주차, 결제, 알아두면 좋은 팁
주차는 솔직히 헬이에요.
전용 주차장이 없어서 운 좋으면 가게 앞 골목에 한두 대 대는 정도예요.
가까운 NC백화점 대전중앙로점 주차장이나 우리들공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속 편해요.
성심당 코스로 오실 거면 빵 사서 차에 두고 걸어오는 동선을 추천해요.
결제는 카드 돼요.
제로페이도 되고요.
예전에 현금만 받던 노포 느낌이라 걱정하는 분들 있는데, 카드 기분 좋게 받아주세요.
알아두면 좋은 팁 몇 가지 정리할게요.
밥은 뚝배기로 나와서 중간에 추가가 어려우니, 많이 드시는 분은 예약할 때 미리 밥 많이 달라고 하세요.
숭늉은 밥 다 푸고 사장님께 요청하면 만들어 주세요.
예약할 때 입식 테이블 자리를 부탁하면 좌식 대신 의자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어요.
포장은 기본적으로 안 되고, 남은 솥밥 정도만 싸주세요.
솔직하게, 아쉬운 점도 있어요
좋은 얘기만 하면 안 되니까 아쉬운 것도 적을게요.
하나, 청결이 예민하신 분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요.
바닥이나 방석, 식기가 늘 반짝반짝하진 않아요.
맛으로 먹는 노포라고 생각하고 가시는 게 좋아요.
둘, 응대가 무뚝뚝할 때가 있어요.
점심 피크엔 정신없이 바빠서 살짝 급하게 응대받기도 하고, 예약 관련해서 단호하게 말씀하셔서 당황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예약 안내가 가게 밖에 친절하게 붙어 있는 편이 아니라, 모르고 갔다가 발길 돌리는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더더욱 전화 예약을 꼭 하고 가시라는 거예요.
셋, 좌식 자리는 온돌이 안 들어와서 겨울엔 좀 추울 수 있어요.
추위 타시는 분은 예약할 때 입식 자리를 부탁하세요.
이런 점들이 있는데도 저는 또 가요.
이 가격에 이 밥상을 어디서 또 먹나 싶어서요.
위생이나 응대를 감안하고도 맛과 가성비가 그걸 덮는 집이에요.
대전 오시는 분들, 성심당 빵 드시고 속이 느끼할 때 매콤하게 마무리하기 딱 좋아요.
위치 / 찾아가는 길
대전 중구 대종로517번길 13.
중앙로역에서 도보로 갈 수 있고, 성심당 본점에서도 가까워요.
차로 오시면 전용 주차장이 없으니 NC백화점이나 우리들공원 공영주차장을 미리 알아두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