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닭볶음탕 이야기가 나오면
꽤 높은 확률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집이에요.

중구 오류동 먹자골목, 이른바 맛동네길 입구에 있는 한영식당.
붉은 벽돌 2층 건물에 블루리본이 잔뜩 붙어 있어서
골목에 들어서면 “아 여기구나” 싶은 곳이에요.

대전 오류동 한영식당 붉은 벽돌 건물 외관과 간판

메뉴가 딱 하나뿐인데도 사람이 끊이지 않는 집이라,
왜 그런지 하나씩 풀어볼게요.

어떤 자리에 어울리는 집일까

혼밥보다는 둘 이상이 와서 냄비 하나 놓고
천천히 끓여 먹는 자리에 잘 어울려요.

부모님 모시고 오기 좋다는 이야기가 특히 많아요.
맵지 않고 간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드시고,
아이 동반도 가능해요. (아기의자도 있어요.)

반대로 급하게 한 끼 때우려는 자리엔 안 맞아요.
자리에 앉아 직접 15-20분을 끓여야 먹을 수 있어서,
시간이 빠듯한 날엔 오히려 마음이 급해지거든요.

가게 기본 정보

  •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계룡로874번길 6 (오류동 149-25)
  • 전화: 042-533-2644
  • 영업시간: 11:00 - 21:20 (라스트오더 20:20)
  • 휴무: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메뉴: 닭볶음탕 단일 (소 34,000원 / 대 51,000원), 볶음밥 2,000원, 공깃밥 별도
  • 주차: 전용 주차장 없음 (근처 공영주차장 이용)

가격은 한동안 조금씩 올랐어요.
예전엔 소자가 2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소 34,000원, 대 51,000원 선이에요.
그래도 양을 생각하면 아쉬운 소리가 크게 나오진 않는 편이에요.

한영식당 밑반찬 배추김치, 고구마줄기볶음, 무 물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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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전네거리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1-2분이라
지하철로 오기 정말 편해요.
서대전역에서도 도보 10분 안쪽이라
기차로 대전 왔다가 들르기도 좋아요.

뚜껑 닫고 기다리는 15분, 이게 핵심이에요

이 집은 조리된 닭볶음탕이 나오는 게 아니에요.
생닭에 채소, 양념을 얹은 냄비가 그대로 나와서
자리에서 직접 끓여 먹는 방식이에요.

한영식당 닭볶음탕 끓이기 전 생닭과 대파, 양파를 가득 얹은 냄비

처음엔 강불로 올리다가
가장자리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닫은 채로 15분 정도(대자는 20분) 기다려요.

여기서 중요한 규칙 하나.
중간에 뚜껑을 열면 안 돼요.
예전엔 궁금해서 열었다가 이모님께 혼났다는
이야기가 많았을 만큼 이 집의 철칙이에요.

요즘은 직원분들이 시간을 딱 알려주시고
“이제 드셔도 돼요” 하고 챙겨주셔서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다만 정말로 그 시간을 지켜야 제맛이 나요.

배고픈 채로 앉으면 이 15분이 은근히 길게 느껴져요.
그래서 미리 알고 오는 게 좋아요.

버너 위에서 빨간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는 한영식당 닭볶음탕

대파가 주인공인 국물

뚜껑을 열면 대파와 양파, 큼직한 감자가 먼저 보여요.
채소를 정말 아낌없이 넣어줘요.

대파가 수북하게 올라간 한영식당 닭볶음탕 국물

이 집 국물 맛의 핵심이 여기 있어요.
설탕으로 낸 단맛이 아니라
대파와 양파가 푹 녹으면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단맛이에요.
칼칼하긴 한데 확 때리는 매운맛은 아니라서
매운 걸 못 먹는 사람도 충분히 먹을 수 있어요.

먹는 순서에도 요령이 있어요.
포슬포슬하게 익은 감자를 먼저 건져 먹고,
국물을 조금 더 졸이면서 닭을 먹는 거예요.
닭에 간이 속까지 진하게 배는 타입은 아니라서,
고기를 국물에 한 번 적시거나 얹어 먹으면 딱 맞아요.

처음 국물을 맛보면 살짝 싱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
졸일수록 감칠맛이 올라와요.
급하게 먹기보다 천천히 졸여 가며 먹는 게 이 집을 제대로 즐기는 법이에요.

닭은 국내산이라 잡내가 없고 살이 부드러워요.
근위(똥집)도 들어 있어서 꼬들한 식감을 좋아하면 반가워요.

볶음밥은 거의 필수예요

다 먹을 즈음 볶음밥을 시키면
직원분이 냄비를 가져가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다 주세요.
김가루와 부추, 참기름을 넣어 고소하게요.

남은 양념에 김가루와 부추를 넣어 볶은 한영식당 볶음밥

여기서 팁 하나.
닭볶음탕을 먹는 동안 앞접시에 국물을 넉넉히 남겨두세요.
볶음밥이 나오면 그 국물을 적셔 가며 먹는 게 훨씬 맛있어요.

볶음밥 자체 간은 심심한 편이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해요.
어떤 날은 밥이 좀 짜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남긴 국물이랑 같이 조절해 드시는 걸 추천해요.

배가 부른데도 이상하게 볶음밥은 또 들어가요.
소자에 볶음밥까지 먹으면 두 명은 배가 꽤 부를 거예요.

양과 인원, 사이즈 고르기

메뉴는 소와 대, 두 가지뿐이에요.
가끔 “중자"를 봤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은 중자가 없고 소·대만 있어요.

  • 소자: 닭 한 마리. 둘이 넉넉하고, 적게 먹는다면 셋도 가능
  • 대자: 한 마리 반. 세 명에서 다섯 명까지

닭다리와 포슬포슬한 감자가 큼직하게 들어간 한영식당 닭볶음탕

셋이 와서 볶음밥까지 챙기고 싶다면
대자보다 소자에 공깃밥을 추가하는 쪽이 양 조절이 편해요.
대자는 생각보다 정말 많아서
넷이 와도 남기는 경우가 있어요.

주차와 웨이팅, 이건 좀 아쉬워요

솔직하게 아쉬운 점부터 말하면 주차예요.
전용 주차장이 없어요.
가게 앞에 두세 대 정도 댈 자리가 있긴 한데
식사 시간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요.

도보 1분 거리에 오류동 제2공영주차장이 있고
(10분에 15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에요, 카드 결제),
부흥주차장이나 세이백화점 주차장을 이용하기도 해요.
골목이 좁아서 초보 운전이라면 대중교통을 추천해요.

웨이팅은 시간대를 많이 타요.
평일 저녁이나 주말 저녁엔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경우가 많고,
오픈 직후나 오후 3-4시쯤 애매한 시간대엔 여유로운 편이에요.
좌석이 1, 2층으로 넉넉하고 회전이 빠른 편이라
웨이팅이 있어도 무작정 오래 걸리진 않아요.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예약이 답이에요.
평일엔 전화 예약이 되고,
방문 20-30분 전에 전화로 미리 주문해두면
도착했을 때 이미 끓고 있어서 바로 먹을 수 있어요.
(주말 예약은 어려운 편이에요.)

그래서 다시 오게 되는 집인가

화려한 맛은 아니에요.
자극적인 걸 기대하고 오면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실제로 “생각보다 평범하다"는 후기도 있고요.

그런데 이 집은 그 담백함이 강점이에요.
채소에서 우러난 국물, 잡내 없는 닭,
그리고 오래 끓일수록 깊어지는 맛.
한 번 먹고 잊히기보다 문득 다시 생각나는 쪽이에요.

볶음밥까지 싹 비운 한영식당 냄비

추운 날 뜨끈한 국물이 당길 때,
부모님과 부담 없이 한 끼 하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이름이 떠오르는 집이에요.

참고로 대전은 닭볶음탕 잘하는 집이 여럿 있어서
서로 비교하는 이야기도 많아요.
서울에서 계림이 유명하다면 대전에선 이 집을 꼽는 분이 많고,
중구청 쪽엔 조금 더 매콤한 스타일의 집도 있어요.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면 그런 집이,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을 좋아하면 한영식당이 잘 맞을 거예요.

성심당이나 두부두루치기, 칼국수처럼
대전 대표 먹거리를 도는 여행 코스에
빵으로 물린 속을 달래는 자리로 넣어도 잘 어울려요.

위치 / 찾아가는 길

  • 대전광역시 중구 계룡로874번길 6
  • 지하철: 서대전네거리역 4번 출구 도보 1-2분
  • 기차: 서대전역에서 도보 약 10분
  • 오류동 맛동네길(먹자골목) 입구, 서대전공원 인근

📍 카카오맵에서 한영식당 위치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