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로데오에서 담백한 한식이 당기는 날이 있지요.
그럴 때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집이 압구정상회예요.
2026년 초에 문을 연 곳인데 반년 만에 골목 안쪽까지 사람이 들어차는 집이 됐답니다.

기름집을 그대로 가게 이름으로 삼았으니, 여기서는 들기름과 참기름부터 봐야 해요.
국내산 참깨와 들깨만 써서 매장에서 직접 짜내고,
메밀면도 자가제면으로 뽑아요.
문을 열면 고소한 냄새부터 나요. 무슨 집인지 바로 알게 되지요.

압구정상회 목재 외벽에 조명으로 밝힌 참기름 들기름 병 모양 사인

가게 정보 한눈에

주소는 서울 강남구 선릉로155길 13-2예요.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에서 도보로 3-5분 거리인데,
큰길에서 보이는 자리가 아니라 골목 안쪽으로 한 번 더 들어가야 해요.
도로변에서만 찾다가 헤매는 경우가 은근 많으니 지도를 켜두고 가시는 게 좋아요.

압구정로데오 골목 안쪽 압구정상회 낮 외관과 상회 노렌이 걸린 입구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목요일, 일요일이 11:00 - 21:30이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11:00 - 22:30까지예요.
브레이크타임이 16:00 - 17:00으로 한 시간 있고,
라스트오더는 마감 한 시간 전이라 평일은 20:30, 금토는 21:30이랍니다.
정기 휴무일은 따로 없어요.

전화는 0507-1426-8999,
예약은 네이버 예약으로 받아요.
테라스 자리를 원하면 예약을 걸어두는 편이 확실해요.
결제는 카드와 간편결제 모두 되고 지역화폐(카드형)와 고유가 피해지원금 카드도 쓸 수 있어요.
콜키지는 유료로 받는답니다.

조명이 켜진 압구정상회 저녁 외관과 등이 걸린 입구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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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과 예약

캐치테이블이나 테이블링 같은 원격 줄서기 앱은 쓰지 않아요.
현장에서 직원이 번호표를 주고 순서가 되면 직접 번호를 불러주는 방식이거든요.
호출하고 5분 안에 안 나타나면 순번이 취소되니, 근처를 돌다 오기는 어려운 구조예요.
그늘이 넉넉하지 않아서 여름 낮에 밖에서 기다리기가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갈 계획이라면 네이버 예약을 미리 잡아두는 편이 훨씬 편리해요.

대기 길이는 시간대를 많이 타요.
평일 점심 첫 타임인 11시 무렵이나 브레이크가 끝나는 17시 직후에는 바로 앉는 경우가 많고,
평일 저녁 6시 반쯤이면 앞에 여덟 팀 정도, 30분 안팎이 예사예요.
주말 정오에는 다섯 팀에서 열 팀까지도 밀리고 40-50분을 기다리는 일도 생기고요.
2026년 7월 30일 SBS 생방송투데이 4062회 ‘맛있는 퇴근’에 들기름막국수와 메밀치킨이 나갔으니,
당분간은 붐비는 시간에 더 오래 기다려야 해요.

압구정상회 입구 앞마당의 청사초롱 조명과 기름병 진열장, 볏짚 자루

들기름막국수 먹는 순서

시그니처는 들기름막국수 15,000원이에요.
놋그릇에 면을 담고 그 위에 버섯과 궁채, 김가루, 들깨를 올려 내는데
곁들임이 따로 한 상 차려져 나와요.
직접 짠 들기름이 작은 잔에 담겨 나오고, 열무김치와 무채, 무식초와 겨자, 그리고 살얼음 낀 냉육수가 함께 놓이지요.

압구정상회 들기름막국수 한 상 차림, 놋그릇 메밀면과 냉육수 열무김치 무채 김가루 곁들임

테이블마다 먹는 순서를 적은 코팅 안내지가 있고, 서빙하면서 직원이 한 번 더 설명해줘요.
먼저 들기름과 들깨, 김만 넣고 비벼서 기름 향 그대로 맛보는 게 1단계예요.
면발이 반쯤 줄었을 때 무채와 무식초, 겨자를 넣고 냉육수를 부으면 2단계고요.
같은 그릇인데 물막국수로 완전히 넘어가서, 새 메뉴를 하나 더 시킨 기분이 든답니다.
처음 오는 사람이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라 이 안내가 꽤 요긴해요.

맛이 순해요.
메밀면이 툭툭 끊기면서 특유의 향이 올라오고,
들기름은 향이 진한데도 한 입 크게 넣었을 때 목이 메지 않아요.
씹다 보면 들깨가 톡톡 터지고 궁채가 오독오독 씹혀서 식감이 심심하지 않고요.
간을 세게 하지 않아서 열무김치를 곁들여야 균형이 맞는데,
이 열무김치가 아삭하고 액젓 맛이 살짝 도는 게 별미라 결국 리필해 먹게 돼요.

들기름과 들깨 김가루만 넣고 1단계로 비벼낸 압구정상회 들기름막국수

냉라임막국수와 참기름 비빔막국수

여름에 나오는 냉라임막국수는 16,000원이에요.
살얼음이 뜬 고기 육수에 라임 슬라이스를 올려 내는데,
식초로 잡은 물냉면 육수의 시큼함과는 다르게 신맛이 부드럽게 올라와요.
막국수에 라임이 어울릴까 싶은 조합인데 막상 먹어보면 입안이 개운해지는 쪽이랍니다.
여기도 1/3쯤 남았을 때 들기름을 부어 비벼 먹으라고 안내해요.
상큼한 육수에 고소한 기름이 섞이면 맛이 또 한 번 바뀌지요.
다만 육수를 붓는 이 단계가 모두에게 맞지는 않아요.
육수가 차고 신맛이 있다 보니 들기름 향만으로 먹는 편이 낫다는 쪽도 있거든요.
두 번 다 시도해 보고 취향에 맞는 쪽으로 남은 그릇을 마무리하시면 돼요.

참기름 비빔막국수는 15,000원이고 양념장에 열무무침과 양파채, 참깨, 버섯, 김가루가 들어가요.
살짝 매콤한 양념이 참기름 향에 얹히는 맛이라 들기름 쪽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며 먹기 좋아요.
여기도 육수를 따로 주니까 비빔으로 먹다가 육수를 부어 마무리하는 방법이 통해요.
대신 양념 맛이 세서 참기름 향은 들기름 쪽만큼 살아나진 않아요.
기름 향이 목적이면 들기름으로 가세요.

압구정상회 막국수 클로즈업, 자가제면 메밀면 위에 올린 들깨와 김가루 버섯 궁채

메밀치킨과 곁들임 메뉴

막국수 다음으로 많이 나가는 게 메밀치킨이에요.
한 마리 24,000원, 반마리 14,000원인데 반마리는 오픈 무렵 13,000원이었다가 지금 가격이 됐어요.
메밀가루를 섞은 반죽으로 옛날 방식대로 튀겨서, 시장 통닭 같은 모양으로 나온답니다.
튀김옷이 얇은 편이라 겉은 파삭하고 속살은 촉촉해요.
퍽퍽하기 쉬운 가슴살까지 부드럽게 넘어가요. 이게 제일 놀라운 부분이지요.
간판은 막국수인데, 여기서 제일 센 건 사실 이 치킨이에요.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밑간이에요.
닭 자체에 간이 배어 있다기보다 튀긴 뒤에 간을 얹은 느낌이라,
소스 없이 먹으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압구정상회 메밀치킨 클로즈업, 얇은 튀김옷의 옛날 통닭 스타일 조각들

같이 나오는 소스가 은근 인기예요.
마요네즈 베이스에 고춧가루와 후추가 섞이고 위에 들기름을 두른 소스인데,
찍어 먹으면 느끼함이 잡히면서 감칠맛이 돌아요.
소금과 피클도 함께 나오니 취향대로 골라 드시면 돼요.

바구니에 담긴 압구정상회 메밀치킨과 들기름 두른 마요네즈 소스, 소금, 절임무

막국수 말고도 메뉴가 꽤 넓어요.
미나리 육회 비빔밥 19,500원은 한우 육회에 산재미나리를 올리고 자가 착유 참기름을 둘러 내는데,
무국 국물을 두 숟갈 넣고 비벼 먹으라고 안내해줘요.
들깨 양지 미역국 16,000원, 감나리 냉제육 16,500원, 나복빈대떡 12,000원, 감자채전 12,000원도 있고요.
다만 감자채전은 호불호가 나눠지는 메뉴예요.
감자를 얇게 채 썰어 부친 모양이 특이하긴 한데 딱 거기까지라,
처음 오셨다면 전보다 치킨 반마리를 붙이는 편이 실패가 적어요.
돈가스는 등심과 안심이 18,000원, 상등심이 19,000원이에요.
여기서 ‘감나리’는 감껍질과 미나리를 섞은 사료로 키운 돼지를 뜻하는 이 집 표현이랍니다.
저녁에는 한우 육회 32,000원, 골뱅이 메밀무침 29,000원, 수제 먹태 28,000원, 마늘 닭볶음탕 35,000원 같은 안주도 나가고,
소주와 맥주, 생맥주, 막걸리, 위스키까지 갖춰져 있어요.

압구정상회 돈가스 정식 한 상, 밥과 무국 양배추 샐러드에 곁들인 두툼한 돈가스

주문 조합과 예산

2인 기준으로는 막국수 두 그릇에 메밀치킨 반마리가 가장 무난한 조합이에요.
44,000원 선이고 배는 충분히 부르게 나와요.
들기름막국수와 냉라임막국수를 하나씩 시켜 나눠 먹으면 두 가지 맛을 다 보게 되니 이 조합도 많이들 택하지요.

다만 막국수 한 그릇만으로는 양이 아쉬울 수 있어요.
면 양이 적은 편이라 다 먹고도 뭔가 부족하다 싶을 때가 있거든요.
막국수만 시킬 계획이라면 반마리든 전이든 사이드를 하나 붙이는 걸 권해드려요.
물론 이만하면 넉넉하다는 사람도 있어요. 평소 먹는 양에 따라 느낌이 달라져요.

압구정상회 야외 테라스 테이블에 차려진 들기름막국수 한 상과 냉육수

공간과 자리

건물 자체가 볼거리예요.
콘크리트 벽에 짙은 목재를 격자로 짜 넣고 그 사이로 은은한 조명을 넣어서,
한옥 처마 아래 같기도 하고 옛날 방앗간 같기도 한 분위기가 나요.
입구부터 볏짚과 맷돌, 항아리가 놓여 있고 선반 위 도자기도 띄엄띄엄 놓여 있어서 갤러리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압구정상회 벽에 걸린 들깨와 기름병 막국수를 그린 천 족자와 옹기 소품

1층은 홀이 둘로 나뉘어요.
오픈키친이 보이는 메인 홀이 하나, 카운터 뒤쪽으로 단체석이 있는 공간이 하나예요.
안쪽에는 프라이빗한 룸도 있어서 회식이나 가족 모임을 잡기 좋고요.

압구정상회 도자기와 목기를 올려둔 진열 선반과 안쪽 통로

유리문 너머 야외 테라스에는 큰 나무와 차양막이 있는데,
낮에는 그늘이 지고 저녁에는 바람이 통해서 날씨만 맞으면 여기가 제일 좋은 자리예요.

차양막과 억새 화단으로 둘러싸인 압구정상회 야외 테라스 좌석

2층은 외부 계단과 내부 계단 양쪽으로 이어지고, 천장에 천을 드리워 1층보다 부드러운 분위기랍니다.

천장에 천을 드리운 압구정상회 2층 흰 벽돌 홀과 원목 테이블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옆자리 소리에 방해받는 느낌이 적어요.
매장이 넓고 좌석이 많다 보니 사람이 차도 시끄럽게 웅성거리지 않고요.
유아의자가 갖춰져 있고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하며, 남녀 화장실이 구분돼 있어요.
화장실도 깨끗해요. 이 집에서 따로 칭찬이 나오는 곳이에요.
주문은 테이블마다 놓인 태블릿으로 하니까 직원을 부르지 않아도 되고, 무선 인터넷도 들어와요.

압구정상회 창가 자리와 압구정상회 로고가 새겨진 창문

한쪽 벽에는 다녀간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들의 사인이 걸려 있어요.
과하게 늘어놓은 게 아니라 나무 벽면 사이에 자연스럽게 놓여 있는 정도예요.

연예인 사인 액자가 걸린 압구정상회 1층 홀의 나무 천장과 테이블
외국인 손님 비중도 높은 편이라 시간대에 따라 홀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일 때도 있어요.
일본에서 온 손님이 특히 눈에 띄는데, 이 집이 준비해 둔 것도 그쪽에 맞춰져 있어요.
막국수 먹는 법을 적은 안내지가 일본어로도 준비돼 있고,
태블릿 주문기도 여러 언어로 화면을 바꿀 수 있거든요.
일본어로 먹는 법을 설명해 주는 직원도 있어요.
일본인 손님은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보고 찾아와요.
다만 한국인 손님에게도 영어나 일본어로 먼저 말을 거는 일이 있어요.
편한 언어를 먼저 말씀하시면 매끄러워요.

주차와 결제

전용 주차장은 없고 인근 유료 주차장을 쓰는 방식이에요.
최초 120분 5,000원이고 이후에는 10분당 1,000원씩 붙어요.
발렛도 5,000원에 맡길 수 있고요.
오픈 초기에는 인근 더반스 주차장에서 매장을 말하면 1시간 5,000원으로 할인받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위 요금으로 정리됐어요.
어느 쪽이든 무료는 아니니, 압구정로데오역에서 걸어오는 편이 더 편리할 수 있어요.

카드 결제와 간편결제가 다 되고 포장도 가능해요.
매장에서 짠 저온압착 들기름과 참기름을 병으로 팔기도 하니 선물용으로 하나 챙겨두셔도 좋아요.

압구정상회 오픈키친에서 조리하는 직원들과 판매용 들기름 참기름 병 진열대
네이버 영수증 리뷰를 남기면 음료 두 잔이나 생맥주 한 잔, 또는 2,000원 할인 중에 고를 수 있답니다.
구글 리뷰도 같은 이벤트 대상이라, 지도 앱의 별점은 이 점을 감안하고 보시는 게 좋아요.
기대를 잔뜩 올려 놓고 가면 생각만큼은 아니라고 느끼기 쉬운 집이거든요.

아쉬운 점도 있어요

좋은 이야기만 하기엔 걸리는 부분도 있어요.
막국수 양이 아쉽다는 건 앞에서 말했고, 웨이팅 방식도 걸려요.
자리가 다 차지 않았는데도 밖에서 오래 기다리게 되는 경우가 있고,
호출 앱이 없어서 언제 부를지 모른 채 서 있어야 하니 여름 낮에는 더 힘들지요.

아직 자리가 비어 있는 압구정상회 넓은 홀의 원목 테이블들

곁들임 중에 무절임은 단맛이 꽤 세요.
궁채도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왜 넣었나 싶어 빼고 먹는 사람도 있고요.
들기름막국수를 끝까지 먹다 보면 기름기가 살짝 물릴 수 있는데, 열무김치를 중간중간 곁들이면 덜해요.
치킨 소스는 조금 더 매콤해도 좋겠어요.
감자채전은 굳이 안 시켜도 됩니다.
골목으로 들어오는 길에 상가 쓰레기가 쌓여 있는 날이 있어서 첫인상이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30분 가까이 걸리기도 하니 여유를 두고 가시는 게 좋아요.

정리하면

들기름과 메밀, 이 두 가지를 정면으로 밀고 나가는 집이에요.
직접 짜고 직접 뽑는다는 게 간판 문구로만 있는 게 아니라 향과 식감에서 그대로 드러나거든요.
자극적인 맛을 기대하고 가면 심심할 수 있지만, 담백한 한 그릇이 당기는 날에는 이만한 선택이 드물어요.
음식 못지않게 공간이 좋아서 부모님을 모시고 가거나 외국인 손님을 데려가기에도 잘 맞고요.
가격은 강남 한복판 한식 다이닝치고 과하지 않은 편이라, 한 번 먹고 다시 찾게 되는 집이지요.

찾아가는 길은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에서 골목 안쪽으로 3-5분이에요.
간판이 크게 달려 있으니 골목만 제대로 들어서면 바로 보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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