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한 끼 넣고 싶다면 후보에 오르는 집입니다.
다만 아무 때나 가면 헛걸음하기 쉽고, 멸치 크기 때문에 호불호가 분명한 곳이기도 해요.
가기 전에 알아둘 게 몇 가지 있습니다.
가게 정보부터 정리
주소는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해안로 12입니다.
전화는 055-682-0317이고요.
영업시간은 10:30-20:30, 라스트오더는 20:00입니다.
브레이크타임이 15:00-17:30으로 꽤 긴 편이라 이 시간대를 피해야 합니다.
정기 휴무는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이에요.
메뉴는 단출합니다.
A코스가 17,000원(멸치쌈밥정식 + 멸치회무침), B코스가 14,000원(멸치쌈밥정식)입니다.
여기에 어린이 뚝불고기 10,000원이 따로 있고요.
성인은 1인 1메뉴가 원칙이라 둘이 가서 하나만 시켜 나눠 먹는 건 안 됩니다.

TV에 여러 번 나온 집입니다.
KBS 2TV 생생정보, MBC 생방송오늘아침, MBC every1 맛있을지도에 소개됐어요.
방송 이력이 길다 보니 관광객 비중이 높은데, 현지 손님도 꾸준히 섞이는 편입니다.
헛걸음하기 쉬운 세 가지
이 집은 맛보다 시간 계산이 먼저입니다.
먼저 브레이크타임이 지도 앱에 안 뜨는 경우가 있어요.
점심을 느지막이 먹으려다 오후 3시에서 5시 반 사이에 걸리기 딱 좋습니다.
정기 휴무도 지도 정보에 잘 안 나옵니다.
매달 둘째, 넷째 수요일이니 2주에 한 번꼴이에요.
확률이 낮지 않으니 수요일 방문이라면 날짜를 세어보는 게 좋습니다.
가장 아쉬운 건 따로 있는데, 멸치회무침이 먼저 떨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생멸치로 무치는 메뉴라 그날 들어온 양만큼만 나가거든요.
주말에는 오후 1시 반쯤 이미 회무침 마감 안내가 붙기도 합니다.
그러면 A코스 주문이 막히고 B코스만 남습니다.
회무침이 목적이라면 점심 이른 시간이 안전해요.
웨이팅과 대기 방식
평일은 대체로 수월합니다.
점심 피크만 피하면 기다림 없이 앉는 경우가 많아요.
주말이 문제인데,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도 앞에 예닐곱 팀이 밀려 있곤 합니다.
주말 낮에는 한 시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대기 방식이 아날로그입니다.
캐치테이블이나 테이블링 같은 원격 줄서기 앱을 쓰지 않아요.
매장 앞 대기 장부에 직접 이름을 적고, 부르면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근처에서 시간 보내다 호출받는 식은 통하지 않으니 앞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확실한 건 10:30 오픈에 맞추는 겁니다.
20분쯤 일찍 도착하면 첫 타임에 바로 들어가요.
저녁을 노린다면 브레이크타임이 끝나는 5시 반 직후가 가장 비어 있는 시간대입니다.
멸치찌개, 이 집의 중심
멸치쌈밥정식의 주인공은 보글보글 끓는 멸치찌개입니다.
얼갈이와 우거지, 양파, 깻잎이 넉넉히 들어가고 그 위에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이 얹혀 나옵니다.
이름만 듣고 멸치볶음 같은 걸 상상하면 전혀 다른 음식이 나옵니다.

국물은 얼큰하면서 뒷맛이 고소해요.
들깨를 푼 듯한 걸쭉함이 있어서 추어탕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생선찌개 특유의 비린 향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이 국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타일이 바뀝니다.
처음 나올 때는 국물이 넉넉해 매운탕에 가깝고요.
끓이면서 먹다 보면 자박하게 졸아들어 나중엔 밥을 비벼 먹기 좋은 농도가 됩니다.
그래서 끝까지 두고 먹는 편이 이득이에요.
(테이블에서 1-2분쯤 더 끓인 뒤 잘 익은 멸치를 건지라는 안내가 메뉴판에 적혀 있습니다.)

통멸치와 뼈 이야기
이 집의 호불호는 여기서 갈립니다.
찌개 속 멸치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들어갑니다.
크기가 손가락 하나쯤 되니, 마른 멸치만 생각하고 온 분들은 비주얼에 한 번 놀랍니다.

푹 끓여서 살은 부드럽지만 크기가 있는 만큼 뼈도 굵습니다.
씹어서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에요.
뼈째 먹으면 오히려 고소하다는 쪽도 많습니다.
다만 계속 통째로 씹다 보면 중간부터 부담스러워지는 게 솔직한 얘기입니다.
그럴 땐 살만 발라내면 됩니다.
멸치가 크니 젓가락으로 발라도 살이 충분히 남아요.
발라낸 살만 놓고 보면 꽁치 구이에 가까운 맛입니다.
처음이라면 뼈째 몇 마리 먹어보고, 그다음부터 살만 발라내는 식이 편합니다.
생선 발라 먹는 데 익숙하지 않다면 이 지점에서 지칠 수 있습니다.
이 집이 호불호가 있는 이유도 결국 이 뼈 때문이에요.
멸치회무침, A코스의 이유
A코스에만 나오는 멸치회무침은 찌개와 완전히 다른 음식입니다.
데친 생멸치에 채 썬 무를 넣고 새콤달콤 매콤한 양념에 무쳐 냅니다.

식감이 재미있어요.
멸치는 말캉하게 씹히고 무는 아삭하게 부서집니다.
이 식감이 양념 맛과 함께 특별한 묘미가 있습니다.
같이 든 무를 콜라비로 착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단맛이 도드라져서 그렇게 느끼기 쉬워요.
양념이 센 편이라 회 자체의 비린 맛은 대체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비린 느낌이 완전히 없다고 하기는 어려워요.
비린 것에 예민한 편이라면 깻잎에 싸서 드시는 쪽이 좋아요.
찌개에 넣고 함께 끓여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두 메뉴 중 하나만 고르라면 회무침을 선택하세요.
찌개는 비슷한 걸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지만, 이 회무침은 거제 아니면 만나기 어렵거든요.
3,000원 차이로 A코스를 택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밑반찬과 멸치젓갈
밑반찬은 예닐곱 가지가 깔립니다.
나물과 고사리, 버섯무침, 갈치속젓, 멸치볶음이 나오고요.
자극적이지 않고 간이 순한 편이라 찌개와 같이 먹기 좋습니다.
해조류 반찬이 섞여 나오는 것도 이 동네다운 부분이에요.
쌈 채소도 넉넉합니다.
상추, 깻잎, 배추에 다시마와 양배추까지 나오고, 모자라면 더 요청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게 하나 있습니다.
양념에 푹 담긴 통멸치 젓갈이 나오는데 이건 정말 짭니다.
한 입에 넣으면 크게 당황해요.
가위로 잘라 조금씩 쌈에 넣으라고 안내해주시니 그 말씀대로 하는 게 좋습니다.
밑반찬 중 인기는 멸치볶음입니다.
빨간 양념 없이 담담하게 볶아내는데, 리필해 가는 테이블이 많아요.

아이와 함께라면
멸치찌개도 회무침도 아이 입맛에 쉬운 음식은 아닙니다.
그래서 어린이 뚝불고기가 있어요.
10,000원이고 고기와 당면이 넉넉히 들어갑니다.
간이 세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 무난합니다.
다만 이 메뉴는 성인 주문이 안 됩니다.
어른이 멸치가 싫어서 대신 시키는 건 불가능해요.
지도 앱 메뉴판에 어린이 메뉴가 안 뜨는 경우가 있어 없는 줄 알고 포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있습니다.
아기의자도 갖춰져 있고요.
공간, 주차, 결제
건물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넓은 가정집 같은 외관이고 입구 쪽에 화분이 잔뜩 놓여 있어요.
홀이 꽤 넓고 테이블 간격도 넉넉해서 일행끼리 이야기하며 먹기 편합니다.
안쪽에 룸이 몇 개 나뉘어 있어 가족 모임 자리로 쓰기 좋은데, 평일에도 단체 예약이 차는 날이 있으니 룸을 쓰려면 미리 전화로 확인해주세요.
화장실은 매장 안에 있고 남녀 구분돼 있습니다.
무선인터넷도 됩니다.
주차장은 매장 앞에 있고 열세 대 정도 크기예요.
피크 시간에는 세로 주차까지 받아서 차를 빼고 넣을 때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도로변에 대는 편이 낫습니다.
결제는 카드가 되고 제로페이도 받습니다.
가격은 어떻게 변해왔나
한동안 가격이 오랫동안 그대로이던 집입니다.
2018년 무렵부터 2022년까지 A코스가 15,000원, B코스가 12,000원이었어요.

지금은 각각 17,000원과 14,000원입니다.
4년 넘게 같은 가격을 유지하다 최근에 겨우 2,000원씩 올린 셈이에요.
관광지 물가를 생각하면 여전히 괜찮은 금액이에요.
1인 17,000원에 찌개와 회무침, 밑반찬 예닐곱 가지에 쌈 채소까지 나오니까요.
다른 지역의 멸치 전문점 중에는 무한리필 방식으로 더 비싸게 받는 곳도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많이 먹게 되는 메뉴는 아니라서 1인분씩 딱 떨어지는 이 방식이 더 나아요.
위치와 찾아가는 길
거제씨월드와 거제조선해양문화관 바로 맞은편입니다.
씨월드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요.
소노캄 거제에서는 1km가 채 안 되고, 걸어서도 15분쯤 거리입니다.
근처 리조트에 묵는다면 차로 2-3분이고요.
외도 보타니아로 들어가는 와현 유람선 선착장까지 차로 6분입니다.
파노라마 케이블카나 학동 쪽으로 넘어가려면 30분쯤 잡으면 됩니다.
거제 동쪽을 도는 하루 코스라면 점심 자리로 끼워 넣기 좋은 위치예요.
마무리

정리하면 입맛에 잘 맞는 사람에게 좋은 집입니다.
추어탕이나 생선찌개를 즐기는 입맛이라면 만족도가 높아요.
어른들 모시고 가기 좋고, 아이 메뉴가 따로 있어 가족 단위로도 무리가 없습니다.
2인이면 A코스 하나에 B코스 하나로 34,000원 안팎, 식사는 40분에서 한 시간이면 끝납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죠.
멸치가 커서 뼈가 계속 씹히는 게 부담일 수 있고,
회무침도 비린 것에 예민한 분에게는 애매할 수 있어요.
피크 시간에는 밑반찬 세팅부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회전이 빠른 집도 아닙니다.
가족 중에 생선을 아예 못 먹는 사람이 있다면 대안이 마땅치 않고요.
그 경우만 아니라면 거제까지 와서 어디서나 먹는 메뉴 대신
이 지역 음식을 한 끼 넣고 싶을 때 가장 부담이 적은 선택입니다.
멸치회무침 때문에 거제에 올 때마다 다시 찾게 되는 집이기도 하고요.
브레이크타임과 둘째·넷째 수요일만 피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