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일광에 가면 늘 들르는 찐빵골목이 있어요.
한 골목에 만두·찐빵집이 나란히 붙어 있는데,
그중 사람들이 제일 많이 줄 서는 두 집이 일광당호찐빵이에요.

저는 이 동네를 한 15년쯤 들락거렸어요.
두 집을 번갈아, 또 같은 날 둘 다 사서 비교도 수없이 해봤어요.
그러다 보니 가격이며 자리며 맛이 조금씩 변해온 것도 다 지켜봤네요.
오늘은 한 집씩 따로 소개하기보다,
찐빵이며 만두를 두 집 걸 나란히 놓고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풀어볼게요.

일광당에서 사 온 갓 쪄낸 만두와 찐빵 한 상

가게 기본 정보

일광당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읍 일광로 125-1
영업시간: 매일 08:10 ~ 23:00
전화: 051-724-0039
주차: 전용 주차장 없음. 가게 앞 잠깐 정차나 맞은편 상가 주차장, 근처 공영주차장 이용
📍 카카오맵에서 일광당 위치 보기 →

호찐빵
주소: 부산광역시 기장군 일광읍 일광로 121
영업시간: 매일 10:00 ~ 22:00
전화: 051-722-7025
주차: 가게 주차 불가. 근처 공영주차장 이용
📍 카카오맵에서 호찐빵 위치 보기 →

두 집 다 포장 전문이에요.
매장에서 앉아 먹는 자리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대신 골목 바로 앞이 일광 바다라
포장해서 해변 쪽으로 걸어가 먹는 분들이 많아요.

일광역에서 걸어서 5분, 30초 거리에 나란히

두 집은 일광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5분쯤이에요.
호찐빵 - 바로손만두 - 일광당 순으로 붙어 있어서,
호찐빵에서 일광당까지 30초면 걸어가요.
그래서 고민될 땐 그냥 두 집 다 사도 돼요.
실제로 저도 자주 그렇게 합니다.

재밌는 건 두 집의 인기가 시간이 지나며 바뀌었다는 거예요.
한 10년 전쯤만 해도 외지에서 오는 분들은 거의 호찐빵에 줄을 섰고,
일광당은 상대적으로 한산할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올해 봄, 일광당이 ‘생활의 달인’에 나오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방송 타고 전국에서 찾아오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평일에도 일광당 앞에 줄이 길어요.

일광당 가게 앞 메뉴판과 손님들

웨이팅은 솔직히 그날그날 달라요.
저는 평일 낮에 가서 거의 안 기다리고 산 적도 있고,
주말 오후엔 일광당에서 40분 정도 줄 선 적도 있어요.
호찐빵도 주말엔 줄이 가게를 한 바퀴 두를 만큼 길어지고요.
다만 두 집 다 포장이라 회전은 빠른 편이라,
줄 길이에 비하면 생각보다 금방 빠져요.

호찐빵 외관, 깔끔하게 새로 올린 건물

분위기는 두 집이 정반대예요.
호찐빵은 원래 골목 안쪽의 작고 오래된 자리에 있었어요.
그런데 장사가 워낙 잘되면서 몇 년 전에 큰길 건너편으로 새 건물을 올려 옮겼어요.
주소도 일광로 123에서 지금의 121로 바뀌었고요.
이제는 길 건너자마자 바로 보이는 제일 좋은 자리라
처음 오는 분들도 찾기가 쉬워요.
안은 흰 타일에 환하고, 공장처럼 반듯한 느낌이에요.
다만 예전 그 작고 정겨운 가게를 기억하는 단골들은
그때가 그립다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저도 조금은 그래요.

호찐빵 내부, 흰 타일의 깔끔한 매장

일광당은 그에 비하면 옛날 가게 그대로예요.
재래시장 안 노포 같은 분위기인데,
저는 이쪽 정겨운 느낌도 좋더라고요.
가게 안쪽에서 직원분들이 만두를 손으로 직접 빚는 게 다 보여요.

일광당 매장 안에서 직원이 손으로 만두를 빚는 모습

메뉴와 가격 — 일광당 6,000원, 호찐빵 5,500원

예전엔 두 집 가격이 거의 똑같았는데, 지금은 갈렸어요.
호찐빵은 찐빵이든 만두든 한 팩에 5,500원이에요.
반면 일광당은 올해 들어 전 품목을 6,000원으로 올렸어요.
찐빵·쑥찐빵·교자·왕만두 할 것 없이 다 6,000원이고, 단무지 추가는 300원이에요.

15년 다니면서 가격이 오르는 걸 쭉 지켜봤어요.
한참 전엔 호찐빵이 4,500원, 일광당이 5,000원이었고,
그러다 둘 다 5,000원, 또 5,500원으로 나란히 올랐어요.
그런데 올해 일광당이 6,000원으로 한 발 더 올리면서,
이제는 같은 한 팩이라도 일광당이 500원 더 비싸졌네요.
제가 제일 자주 사는 게 일광당 왕만두라 솔직히 좀 체감돼요.
그래도 손으로 빚어 갓 쪄낸 양을 생각하면 아직 납득되는 선이에요.

일광당 메뉴판

메뉴 종류는 일광당이 더 많아요.
일광당은 찐빵·쑥찐빵·옥수수찐빵에,
고기교자·김치교자·땡초교자, 고기야채왕만두·김치왕만두까지 있어요.
거기다 찹쌀떡, 상투과자, 황남빵 같은 간식도 같이 팔아요.

호찐빵 메뉴판

호찐빵은 찐빵에, 고기만두·김치만두·왕만두·야채만두 정도로 좀 더 단출해요.
대신 “찐빵 전문"이라는 색이 확실한 집이에요.

찐빵 — 단맛에서 갈려요

두 집 찐빵을 같이 사서 나란히 먹어보면 차이가 확 와요.
피는 솔직히 둘 다 비슷하게 쫀득하고 폭신해요.
승부는 팥소에서 갈려요.

일광당 쑥찐빵을 반으로 가른 단면

일광당 찐빵은 팥이 곱고 부드럽고, 단맛이 분명해요.
마트에서 파는 삼립호빵을 떠올리면 비슷한 당도예요.
달달한 걸 좋아하면 일광당 손을 들 거예요.
다만 단걸 잘 못 드시는 분은 두 개쯤 먹으면 살짝 물릴 수도 있어요.

일광당 찐빵 단면, 부드러운 팥소

호찐빵 찐빵은 팥 알갱이가 살아 있고 덜 달아요.
직접 삶은 팥 느낌이 나고, 담백해서 두세 개 먹어도 안 물려요.
단걸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보통 호찐빵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호찐빵 찐빵 단면, 팥 알갱이가 살아있는 팥소

저희 식구도 여기서 갈렸어요.
단맛 좋아하는 사람은 일광당,
담백한 거 좋아하는 사람은 호찐빵을 집더라고요.

호찐빵 찐빵을 반으로 쪼갠 모습

참고로 일광당은 찐빵을 사면
기본에 쑥찐빵을 하나씩 끼워주실 때가 많아요.
쑥향이 강하지 않아서 쑥을 안 좋아하는 저도 잘 먹었어요.
초록색이라 보기에도 예쁘고요.
혹시 쑥을 정말 싫어하시면 처음에 “기본으로만 주세요” 하시면 돼요.

만두 — 손으로 빚는 일광당, 얇은 피의 호찐빵

만두는 두 집의 개성이 더 뚜렷해요.

일광당 왕만두 한 접시

일광당은 안에서 직접 손으로 빚어요.
왕만두는 찐빵 같은 도톰한 피라 쫀득하고,
속은 야채가 큼직하게 씹혀서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요.
고기와 야채 밸런스가 좋고 간이 잘 맞아서,
간장 안 찍어도 그냥 맛있어요.

일광당 왕만두를 반으로 갈라 속이 꽉 찬 단면

저는 일광당 가면 거의 왕만두예요.
고기야채랑 김치 각각 한 팩씩 사 오는 게 국룰이 됐어요.
김치왕만두는 매콤하게 숙성된 김치가 꽉 차 있어서
씹을 때 속이 빵빵하게 터지는 느낌이 좋아요.

일광당 왕만두 포장 박스

일광당 찜기 안에서 동글동글하게 쪄지는 만두들

호찐빵 만두는 피가 얇고 쫄깃해요.
물만두나 딤섬에 가까운 식감이라,
얇은 피 좋아하는 분들이 특히 반해요.
고기 베이스가 진해서 한 입에 육즙이 팡 터지는 맛이에요.
김치만두도 맵지 않으면서 김치 맛이 진해서 인기가 많고요.

호찐빵 주방의 대형 찜기들

호찐빵은 큰 숙성기와 대형 찜기를 돌리는 방식이라
한 번에 나오는 양이 어마어마해요.
주문하면 찜기에서 바로 담아주시는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거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호찐빵 찜기에 가득 찐 찐빵

호찐빵 찜기에서 쪄지는 만두

정리하면, 손으로 빚어 속이 꽉 찬 묵직한 만두가 좋으면 일광당,
얇은 피에 육즙 터지는 만두가 좋으면 호찐빵이에요.

일광당 숨은 메뉴 — 찹쌀떡

일광당에서 의외로 강추하고 싶은 게 찹쌀떡이에요.
바로 먹을 수 있게 창가 쪽에 따로 있어요.
떡이 말랑말랑하고 촉촉한데,
실온에 며칠 둬도 잘 안 굳더라고요.
찐빵 사러 갔다가 하나씩 집어 오게 되는 맛이에요.

주차·결제·소소한 팁

주차는 두 집 다 만만치 않아요.
전용 주차장이 없어서 골목 입구나 가게 앞에 잠깐 대거나,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셔야 해요.
주말엔 골목이 복작복작하니 차보다 일광역에서 걸어오는 게 편할 때도 많아요.

일광당 만두와 함께 주는 간장·단무지

결제는 두 집 다 카드가 되고, 동백전(부산 지역화폐)도 돼요.
포장할 때 간장이랑 단무지, 나무젓가락을 챙겨주세요.
일광당은 고춧가루에 식초까지 살짝 넣은 초간장을 주시는데,
만두엔 이 초간장이 진짜 잘 어울려요.

일광당 외관, 찜기가 쌓인 가게 전경

찐빵이든 만두든 갓 받았을 때 제일 맛있어요.
사자마자 한 입 베어 무는 게 제일 맛있는데,
정말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남으면 냉장(또는 냉동) 보관했다가
찜기나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다시 말랑해져요.

호찐빵 캐릭터가 그려진 포장 비닐

호찐빵 찐빵 포장 박스

그래서 어디로?

여러 해 다녀보고 나름 정리해보면 이래요.

  • 달달하고 부드러운 찐빵이 좋다 → 일광당
  • 덜 달고 담백한, 팥 알갱이 씹히는 찐빵이 좋다 → 호찐빵
  • 손으로 빚은, 속 꽉 찬 묵직한 만두가 좋다 → 일광당
  • 얇은 피에 육즙 터지는 만두가 좋다 → 호찐빵
  • 메뉴 다양하게 고르고 싶다 / 찹쌀떡·쑥찐빵까지일광당
  • 한 팩이라도 더 저렴하게호찐빵(5,500원, 일광당보다 500원 싸요)
  • 줄이 더 짧은 쪽으로 빨리 → 그날 줄 보고 가까운 쪽

사람마다 입맛이 조금씩 다르니
누구는 일광당, 누구는 호찐빵을 더 쳐줘요.
그런데 15년을 드나든 제 솔직한 마음은,
두 집 다 만족스러웠다는 거예요.
어느 집을 가도 후회할 맛은 아니에요.
고민되면 30초 거리니까 두 집 다 사서
바다 보면서 비교해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기장 일광 쪽 드라이브하거나 카페 가실 일 있으면
찐빵골목 꼭 들러보세요.
따끈한 만두랑 찐빵 한 봉지면 그날 기분이 좋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