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해안도로에서 줄이 제일 길게 서는 집을 꼽으라면
구좌읍 종달리의 소금바치순이네가 빠지지 않습니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불향을 입힌 돌문어볶음 하나로
블루리본을 4년 연속 받은 곳이에요.
단맛이 확실한 양념이라 취향을 타는 집이기도 한데,
그 부분까지 포함해서 아래에 정리해봤습니다.
가게 기본 정보
주소는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196입니다.
전화는 064-784-1230이고요.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브레이크타임이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있습니다.
라스트오더는 저녁 7시예요.
매주 목요일은 정기휴무입니다.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닫는 날도 있어서
저녁 방문은 여유 있게 잡는 편이 안전해요.

웨이팅은 현장 번호표 하나로 돌아갑니다
예약은 받지 않는 집입니다.
캐치테이블이나 테이블링 같은 원격 줄서기 앱도 안 써요.
가게에 도착해서 순번 대기표를 뽑고
번호를 부를 때 들어가는 방식이 전부입니다.
번호는 직원분이 육성으로 부르는데
가게 안이 시끄러워서 멀리 있으면 놓치기 쉬우니
입구 근처에서 기다리는 게 좋더라고요.
대기가 제일 긴 건 주말 정오 무렵입니다.
이때는 한 시간 안팎을 보는 게 현실적이에요.
평일 오픈 직후는 대체로 바로 앉는데,
11시 반을 넘기면 슬슬 자리가 찹니다.
점심 손님이 빠지는 오후 2시대,
그리고 마감 한 시간 전쯤이 한산한 틈새예요.
음식이 빨리 나오고 회전이 빠른 집이라
줄이 길어 보여도 생각보다는 잘 줄어듭니다.
기다리는 자리에서 길만 건너면 바다입니다.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라
대기 시간이 아주 지루하지는 않아요.
돌문어볶음, 순서가 있는 접시
대표 메뉴는 돌문어볶음입니다.
소가 30,000원, 대가 40,000원이고
소는 2-3인, 대는 3-4인이 먹는 양이에요.
공기밥은 전 메뉴 별도입니다.
접시가 나오면 문어보다 생깻잎이 먼저 보입니다.

깻잎 아래에 돌문어와 홍합, 양파가 있고
맨 밑에 소면이 깔려 있는 형태예요.
이 접시엔 벽에 안내까지 붙어 있는 먹는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홍합살을 빈 그릇에 다 발라냅니다.
(껍데기 담을 그릇을 따로 챙겨주십니다.)
다음으로 깻잎과 소면을 양념에 비벼서
소면부터 먹어야 해요.
소면을 오래 두면 양념을 전부 빨아들여서
마지막에 밥 비빌 양념이 모자라거든요.
문어를 다 먹은 뒤 남은 양념에 밥을 비비면
접시 하나가 면, 문어, 볶음밥 순서로 이어집니다.
소면은 중간에 추가 주문도 됩니다.

문어 자체는 탱글하면서 부드럽습니다.
문어는 조금만 오래 삶아도 질겨지는 재료인데
여기는 딱 알맞게 삶아내는 집이에요.
포장해서 식은 뒤에 먹어도 크게 질겨지지 않더라고요.
양념 맛은 미리 알고 가는 게 좋습니다.
매콤함은 신라면 정도인데 맵기 조절은 어렵고,
매운맛보다 단맛이 먼저 오는 양념입니다.
낙지볶음이나 쭈꾸미볶음의 달큰한 빨간 양념을
좋아하는 입맛이라면 만족스러울 확률이 높지만,
달게 볶은 양념을 싫어한다면 과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간이 센 편이라 밥 없이 볶음만 먹으면 부담스럽습니다.
곁들일 국과 다른 메뉴들
볶음에는 국물이 딸려 나오지 않습니다.
매콤한 양념이 이어지다 보면 국이 아쉬워지니
보말국(12,000원)이나 성게국(13,000원) 중
하나를 곁들이는 조합을 추천해요.
보말국은 미역을 눅진하게 끓여내서
매운 기를 확실하게 씻어줍니다.

갈치조림은 소 35,000원, 대 45,000원입니다.
돌문어볶음에 가려져 있지만 갈치 크기가 준수해요.
고등어구이는 껍질이 바삭하게 구워져 나오고요.
인원이 많다면 돌문어볶음과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보말국이 함께 나오는
9만 원짜리 한 상도 있습니다.
메뉴판에는 없고 벽에 붙어 있으니
주문 전에 벽면을 한 번 둘러보세요.
반찬은 여섯 가지 안팎으로 깔립니다.
해변 모래땅에서 자라는 번행초나물처럼
제주다운 반찬이 나오는 날도 있어요.
(반찬은 계절 따라 바뀝니다.)

아이 동반과 좌석
내부는 좌식과 입식 테이블이 섞여 있고
아기의자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유모차는 입식 테이블 쪽이 두기 편해요.
돌문어볶음은 아이가 먹기엔 매운 맛이라
아이 동반 테이블은 대부분 전복죽(12,000원)을 곁들입니다.
전복죽이 순하고 부드러워서 아이 식사로 무난하더라고요.
매장이 넓어서 단체 손님도 소화하는 규모입니다.
분위기, 서비스, 그리고 아쉬운 점
건물은 오래된 제주 노포 그대로입니다.
세련된 인테리어를 기대할 집은 아니고,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활기가 이 집의 분위기예요.
마당의 순한 강아지와 입구 위 제비 둥지가
기다리는 손님들의 소소한 볼거리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시설이 낡아서 위생에 예민한 분들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피크 시간에는 응대가 투박해지는 날도 있고요.
몇 년 사이 유명세가 커지면서
예전보다 차분히 먹기 어려운 집이 된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음식이 나오는 속도와 맛을 보면
줄이 유지되는 이유는 납득이 됩니다.
주차, 결제, 포장 팁
주차는 매장 앞 전용 주차장이 기본입니다.
피크 시간엔 만차가 잦은데
길 건너편에도 작은 주차 공간이 있어요.
결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모두 가능합니다.
줄이 너무 길다면 포장으로 피해 가면 됩니다.
전화로 미리 주문하고 시간 맞춰 찾아가면 되고,
먹다 남은 볶음도 포장해 주십니다.
돌문어볶음은 택배가 안 되지만
톳죽과 전복죽은 택배 주문이 가능해요.

위치와 찾아가는 길
종달리 해안도로변이라 초행이어도 찾기 쉽습니다.
빨간 간판이 도로에서 바로 보여요.
우도 배를 타는 성산항이 가깝고
세화 해변, 비자림과도 동선이 이어져서
제주 동쪽 코스의 끼니 자리로 넣기 좋은 위치입니다.
식사 후에는 길 건너 데크 산책로를 따라
바다를 보며 걷기 좋아요.
총평

돌문어볶음이라는 한 접시의 완성도로
줄을 세우는 집입니다.
매콤달콤하고 간이 센 양념이라 취향은 타지만,
그 방향을 좋아하는 입맛에는 확실하게 맞아요.
주말 정오만 피하면 대기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제주 동쪽을 도는 날이라면
일정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을 만한 집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