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흑돼지를 한 번만 제대로 먹는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이 질문에 의외로 자주 오르내리는 이름이 해오름식당이에요.
공항에서 차로 10분, 제주민속오일장 바로 앞이라
도착하는 날이나 떠나는 날 동선에 딱 걸리는 자리예요.
관광객보다 도민들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이 난 집이라는 점도
이 집을 다르게 보게 만드는 부분이에요.
가게 기본 정보부터 정리할게요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일장서길 21 (도두일동, 민속오일장 앞)
- 영업시간: 월-금 11:00-23:00 / 토-일 17:00-23:00
- 브레이크타임: 평일 15:00-17:00, 라스트오더 21:00 안팎
- 주차: 가게 앞 넓은 전용 주차장, 단체버스 가능, 옆 오일장 공영주차장(장날 제외)
- 인스타그램: jeju_happy_drinker
저녁은 흑돼지 구이, 점심은 식사류로 성격이 꽤 나뉘는 집이에요.
같은 가게인데 낮과 밤에 시키는 메뉴가 다르다고 보면 편해요.
1995년부터 한 자리, 농장을 직접 가진 집

해오름식당은 1995년에 문을 열어 30년을 넘긴 노포예요.
원래는 노형동에 있다가 십여 년 전 지금의 오일장 앞으로 건물을 새로 지어 옮겨 왔어요.
그러면서 넓은 주차장이 생겼고, 최근에는 2층 홀까지 손봐서 단체 수용 폭이 더 넓어졌어요.
이 집의 핵심은 고기를 사 오는 게 아니라 직접 키운다는 점이에요.
흑돼지 농장 두 곳과 육가공 공장을 직영으로 운영해서
유통 단계를 줄이고 그만큼 신선한 고기를 낸다고 해요.
‘라산’이라는 프리미엄 흑돼지 브랜드도 이 집에서 나온 거라,
매장 한쪽엔 흑돼지 육포와 샤퀴테리, 하몽이 전시되어 있고 택배 주문도 받아요.
벽면을 보면 이 집의 이력이 한눈에 들어와요.
방시혁, 이대호, 강호동, 장도연 같은 유명인 사인이 빼곡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다녀간 사진까지 걸려 있어요.
방송도 적지 않게 탔는데, 2023년 8월 KBS2 2TV생생정보 ‘전설의 맛’ 편에 통갈비와 왕꼬치가 나왔고,
2026년 4월에는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344회에서
골프 레슨으로 유명한 임진한 프로와 함께 통갈비구이와 모듬꼬치가 소개됐어요.
방송 이후로 손님이 부쩍 늘어난 편이라, 저녁엔 자리가 빠르게 차요.
시그니처는 옛날 통갈비예요
이 집에서 딱 하나만 고르라면 옛날 통갈비를 권하는 사람이 많아요.
제주 방언으로 접짝뼈, 접뼈라 부르는 부위를 통으로 구워 먹는 메뉴인데,
돼지 한 마리에서 얼마 안 나오는 부위라 한정수량으로만 팔아요.

숯불에 초벌해서 불향을 입힌 채로 나오기 때문에
테이블에서는 마무리만 하면 되는데, 두께가 상당해서 굽는 데 요령이 필요해요.
그래서 직원분이나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는 경우가 많고,
뼈에 붙은 살을 손으로 잡고 뜯어 먹는 맛이 이 메뉴의 정점이에요.
기름진 맛보다 담백한 육즙과 뼈 주변 살의 감칠맛이 살아 있어서,
삼겹살이나 오겹살과는 결이 다른 고기예요.
갈빗대는 보통 2-3대 정도 들어가고, 2-3인이 먹기 좋은 양이에요.

가격은 통갈비 29,000원, 오겹살과 꽃목살이 각각 21,000원선이에요.


비주얼로 압도하는 꼬치 라인
인원이 많다면 꼬치 쪽이 어울려요.
특수부위 커플꼬치는 2인 이상, 모듬꼬치는 4인 이상,
그리고 길이 160cm에 이르는 왕꼬치는 8인 이상 단체용이에요.
꼬치 하나에 항정살, 갈매기살, 가브리살, 목살, 오겹살 같은
여러 특수부위가 단호박, 버섯, 양파 같은 구운 채소와 함께 꿰어져 나와요.
사장님이 한 명씩 꼬치를 잠깐 들고 있게 해주시는데,
그 비주얼 때문에 다들 휴대폰부터 꺼내게 되는 메뉴예요.
부위별로 식감이 달라서 먹는 재미가 있고, 채소가 같이 들어가 느끼함이 덜해요.

다만 왕꼬치나 모듬꼬치는 초벌에 시간이 걸려서 예약이 사실상 필수예요.
방문 최소 1-2시간 전에 전화로 미리 잡아두는 게 안전해요.
커플꼬치는 55,000원, 모듬꼬치는 100,000원선이에요.
점심엔 접짝뼈국과 두루치기가 주인공
낮에 가면 구이보다 식사류가 더 빛나요.
접짝뼈국은 갈비뼈를 오래 고아 메밀가루로 걸쭉하게 끓여낸 제주 향토음식인데,
하얀 감자탕 같은 비주얼에 국물이 진하고 되직해요.
한 숟갈 떠보면 구수하고 눅진한 감칠맛 사이로 후추향이 훅 들어오는데,
이 후추향이 진한 육수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해장으로도 잘 맞아요.
뼈에 붙은 살이 부드러워 발라 먹는 재미도 있어요.
흑돼지 두루치기는 앞다리살과 갈비살만 써서 부드럽고 촉촉해요.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아 흰밥과 먹기 좋고, 양도 푸짐한 편이에요.
얼큰한 걸 원하면 고사리가 듬뿍 들어간 고사리닭계장도 좋은 선택이에요.
식사류는 대체로 10,000원선, 두루치기는 11,000원이에요.

밑반찬은 매일 직접 버무리는 겉절이를 중심으로
파김치, 멸치볶음, 잡채, 콩나물무침, 계절 나물이 정갈하게 나와요.
셀프바에서 리필이 되는데, 김치는 따로 요청해야 나오는 점만 기억하면 돼요.
점심엔 밥과 반찬을 셀프로 가져다 먹고 퇴식대에 반납하면
1,000원씩 할인해 주는 시스템도 운영해요.
분위기와 응대, 그리고 아쉬운 점

매장이 넓고 입식 테이블이라 단체나 가족 모임에 편해요.
테이블마다 환풍이 잘 되어 있어 아이를 데려가도 연기 걱정이 덜하고,
아기의자도 닦아서 챙겨주시는 편이에요.
사장님과 직원들이 중간중간 필요한 걸 살펴주는 응대가 이 집의 인상을 좋게 만들어요.
아쉬운 점도 솔직히 적자면, 고기가 두툼해서 직접 구우면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배가 너무 고픈 상태로 가면 초벌된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어요.
또 방송 이후 저녁 시간대와 장날엔 사람이 몰려서, 바로 앉기 어려운 날도 있어요.
점심 두루치기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리는 평도 있으니,
처음이라면 통갈비나 접짝뼈국 쪽이 실패 확률이 낮아요.
위치와 찾아가는 길
제주공항에서 차로 10분 안팎, 제주민속오일장 바로 앞이에요.
렌터카 대여·반납 동선과도 가까워서 여행 첫 끼나 마지막 끼로 잡기 좋아요.
오일장은 매월 끝자리 2일과 7일에 열리는데, 장날엔 주변이 붐비니
가게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편해요.
화려한 관광지 맛집은 아니지만, 제주에서 키운 흑돼지를
30년째 한결같이 다루는 집이라는 점에서 다시 찾게 되는 곳이에요.
구이로 제대로 뜯고 싶다면 통갈비, 가볍게 한 끼라면 접짝뼈국.
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해오름식당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