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주 동쪽 갈 때마다 꼭 들르는 흑돼지집이 한 곳 있어요.
성산일출봉 근처 해안도로에 있는 제주길흑돼지참숯구이예요.
사실 저는 이 집을 십 년도 더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요즘 갑자기 검색이 폭발하더라고요.
이유가 뭔가 했더니 꽃보다청춘 때문이었어요.

꽃보다청춘에 나온 그 흑돼지집 맞아요
tvN 꽃보다청춘 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이 제주 마지막 밤에 흑돼지집을 찾아 헤매는 장면이 나왔잖아요.
박서준이 가게 이름을 잘 못 찾아서 한참 헤매던 그 집이 바로 여기예요.
원래 이 집은 BTS 뷔(김태형)랑 박서준이 예전에 다녀간 곳으로 알음알음 유명했어요.
그래서 멤버들이 “태형이가 갔다던 그 흑돼지집"을 찾아간 거였죠.

재밌는 건, 가게에 가보면 연예인 사인이나 인증샷이 한 장도 안 걸려 있어요.
보통 유명인 다녀가면 사진 크게 붙여두잖아요.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유명한 사람이어도 손님은 다 똑같은 손님"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가게 정보
- 상호: 제주길흑돼지참숯구이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환해장성로 629
- 전화: 064-782-8898
- 영업시간: 오후 3시쯤 오픈 ~ 밤 10시경 (네이버 기준)
- 가격: 부위별 100g 10,900원 / 된장찌개 4,000원
- 주차: 매장 전용 주차장 (넓음)
- 결제: 카드 가능
영업시간은 지도 앱마다 조금씩 다르게 떠요.
네이버에는 오후 3시 오픈으로 나오고, 카카오에는 정오부터로 나오더라고요.
예전엔 낮에도 문을 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오후에 여는 날이 많은 느낌이에요.
괜히 헛걸음하기 싫으시면 가시기 전에 전화 한 통 넣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가는 길이랑 주차
성산일출봉에서 차로 10분 정도, 섭지코지나 광치기해변에서도 금방이에요.
제주 동부 일정 짤 때 점심이든 저녁이든 한 끼 끼워넣기 딱 좋은 위치예요.
주차 얘기를 좀 자세히 할게요.
이 집은 단독 건물이라 매장 앞이랑 부지 안에 전용 주차 공간이 꽤 넓게 있어요.
렌터카로 다니는 제주 여행에서 주차 스트레스 없는 게 생각보다 큰 장점이더라고요.
초보 운전이어도 부담 없이 댈 수 있어요.
다만 주말 저녁 피크 타임엔 전용 주차장이 꽉 찰 때가 있는데, 그럴 땐 바로 옆 해안도로변 안전한 곳에 잠깐 대는 분들도 있어요.
가게 앞 도로가 성산 시내처럼 복잡하진 않아서 그건 좀 마음이 놓여요.


자리 잡고 앉으면 창밖으로 제주 동쪽 바다가 보여요.
날 좋을 땐 이 뷰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져요.
아침엔 가게 앞에서 일출 사진 찍는 분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정육식당이라 주문 방식이 좀 달라요
여기는 일반 고깃집처럼 “오겹살 2인분요” 하는 데가 아니에요.
정육식당 방식이라 부위를 고르면 그날 시세대로 저울에 달아서 가격표 붙인 고기를 가져다주세요.
100g 단위로 계산하고, 보통 1인분이 200g 정도예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이 방식이 좀 낯설 수 있어요.
저도 예전에 처음 갔을 땐 “이게 뭐지?” 했거든요.
그런데 익숙해지면 오히려 좋아요.
내가 먹고 싶은 부위를, 먹고 싶은 만큼만 시킬 수 있으니까요.
혼자 가도 1인분부터 주문이 돼서 혼밥하기에도 괜찮은 집이에요.

부위는 오겹살, 목살, 갈매기살, 항정살, 가브리살이 있어요.
저는 갈 때마다 오겹살이랑 목살은 꼭 시키고, 거기에 갈매기살 하나 더 추가하는 편이에요.

참숯이랑 고기 맛
자리에 앉으면 빨갛게 달군 참숯을 넣어주시는데, 그 숯 색깔이 진짜 예뻐요.
화력이 세서 고기가 금방 익어요.

직접 키운 흑돼지라고 사장님이 늘 자부심 있게 말씀하세요.
남편분이 농장에서 키운 흑돼지를 쓴다고 하시더라고요.


화력이 좋으니까 겉은 바삭하게 익고 속은 육즙이 꽉 차요.
오겹살은 껍질 부분이 쫀득쫀득한데 살코기는 의외로 안 느끼하고 담백해요.

한가한 시간에 가면 사장님이나 직원분이 직접 구워주시기도 해요.
자주 뒤집어 줘야 맛있다고, 굽는 법까지 알려주세요.
대신 손님이 몰리는 시간엔 직접 구워야 하니까, 느긋하게 굽고 싶으면 피크 타임은 살짝 피하는 게 좋아요.

목살이 저는 제일 좋아요.
두툼한데 잔열로 천천히 익히면 속까지 부드럽게 익어서 육즙이 입에 가득 차요.

갈매기살은 신기하게 소고기 부채살 같은 식감이라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그 말에 공감해요.
쫄깃하면서 부드러워서 금방 없어져요.

멜젓이랑 반찬, 이건 꼭 알고 가세요
밑반찬은 화려하지 않아요.
멜젓, 김치, 양념파채, 양파절임, 상추랑 깻잎, 장아찌 정도예요.
대신 이게 다 사장님이 직접 만드신 수제라 하나하나 맛이 좋아요.
부족하면 셀프 코너에서 더 가져다 먹을 수 있어요.

제가 꼭 알려드리고 싶은 꿀팁이 멜젓이에요.
멜젓을 불판 위에 올려서 보글보글 끓이고, 거기에 마늘이랑 청양고추를 넣어요.
잘 익은 흑돼지를 그 멜젓에 푹 찍어 먹으면, 기름진 맛을 감칠맛이 싹 잡아줘요.
이게 제주 흑돼지 먹는 진짜 방법이에요.
참고로 멜젓이 입에 맞으면 제주 시장에서도 따로 파니까, 한 통 사 가서 집에서 고기 구울 때 써도 좋아요.

상추에 고기 올리고, 멜젓 찍은 마늘 하나 얹어서 싸 먹으면 정말 행복해요.

찌개랑 냉면은 후식처럼
고기 어느 정도 먹고 나면 식사 메뉴를 시켜요.
김치찌개랑 된장찌개가 있는데, 둘 다 집된장이랑 직접 담근 김치로 끓여서 그런지 집밥 느낌이에요.

처음엔 “응? 좀 심심한데?” 싶은데, 한소끔 끓고 살짝 식었을 때 밥 말아 먹으면 바닥까지 긁게 돼요.
열무김치가 별미라는 분들도 많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김치찌개 쪽을 더 좋아해요.

물냉면은 양이 많진 않아서 딱 후식 느낌이에요.
직접 만드신 양념장이랑 무말랭이, 투박하게 썬 오이가 들어가서 매콤달콤 시원해요.

솔직하게, 아쉬운 점도 있어요
좋은 점만 적으면 안 되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첫째, 가격이 싸진 않아요.
100g에 10,900원이고 1인분이 200g이니까, 둘이 가면 고기값만 금방 4~5만 원이 넘어요.
사실 제가 처음 다닐 때만 해도 100g에 9천 원쯤이었거든요.
몇 년 사이에 야금야금 올라서 지금은 만 원을 넘겼어요.
물가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싶으면서도, 양이 푸짐한 집은 아니라서 “양에 비해 비싸다"고 느끼는 분들은 분명히 있어요.
그래도 저는 고기 질이 워낙 좋아서 그 값은 납득하는 편이에요.

둘째, 응대가 호불호가 있어요.
사장님이랑 서빙해주시는 분들이 좀 무뚝뚝하실 때가 있어요.
제주 사투리에 말투가 툭툭한 편이라, 처음 오신 분들은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몇 번 가보면 그게 그냥 정 많은 시골 어르신 특유의 츤데레라는 걸 알게 돼요.
저는 갈 때마다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기분 좋게 나왔어요.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에요.
셋째, 예전 여름에 갔을 때 매장이 좀 더웠던 기억이 있어요.
홀이 넓은데 냉방이 약하게 느껴졌거든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여름엔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총평이랑 재방문 의사
제주 흑돼지집 정말 많지만, 저는 동쪽에 가면 결국 여기로 와요.
화려한 반찬도, 친절한 서비스도 아니지만 고기 하나로 승부 보는 집이에요.
참숯 향 밴 흑돼지에 멜젓 찍어서 바다 보면서 먹는 그 맛이, 다른 데서 잘 안 나거든요.
꽃보다청춘 나오면서 당분간은 웨이팅이 좀 있을 것 같아요.
피크 타임(점심 12-1시, 저녁 6-7시)을 피해서 오픈 시간에 맞춰 가거나, 오후 3~4시쯤 애매한 시간을 노리시는 걸 추천드려요.
일행 중 한 분이 먼저 가서 대기 걸어두면 시간을 아낄 수 있어요.
가격이랑 응대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집인 건 맞아요.
그래도 저는 다음 제주 동부 여행 때도 또 갈 거예요.
오래오래 그 자리에 있어 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