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에서 북촌 계동길로 들어서면 골목 분위기에 슬쩍 녹아든 한식집이 하나 있어요.
애호박찌개 하나로 이름을 알린 애호락 안국본점이에요.

애호박이 메인인 찌개라니 조금 생소하죠.
그런데 한 숟갈 떠보면 왜 이 집 간판 메뉴가 됐는지 금방 납득이 가는 곳이에요.

애호락 한글·한자(愛好樂) 간판 클로즈업

어떤 자리에 어울리나

낮에는 밥집, 저녁에는 술상으로 성격이 바뀌는 집이에요.
점심엔 가성비 좋은 점심특선을 찾는 직장인들이 많고, 저녁엔 전통주 한잔 곁들이는 모임 손님이 자리를 채워요.

데이트나 소규모 모임, 가족 외식까지 두루 잘 맞아요.
북촌 한옥마을이 바로 곁이라, 나들이 끝에 한 끼 챙기기에도 동선이 좋은 편이에요.

위치는 안국역 2번 출구에서 계동길 방향으로 직진하다가, 현대빌딩 공영주차장 맞은편 건물 2층이에요.
3번 출구 기준으로는 걸어서 4분 정도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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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메뉴 하나씩

빨간 애호박찌개 뚝배기가 놓인 애호락 점심특선 한상

먼저 애호박찌개예요.
가늘게 채 썬 애호박이 가득 들어가고, 돼지고기도 듬뿍이라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요.
칼칼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짬뽕보다는 담백하고 순두부찌개보다는 진한 맛이라고 보면 돼요.

광주식 애호박찌개를 떠올리는 분도 많아요.
호박이 너무 물컹하지 않고 아삭하게 살아있어서 식감도 좋은 편이에요.
다만 간은 날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나기도 해요.
짭짤하게 느껴진다는 평도, 살짝 싱겁다는 평도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수육과 명태회무침, 다양한 쌈이 함께 나오는 애호락 5합보쌈 상차림

대표 메뉴인 애호락 5합보쌈은 비주얼부터 눈길을 끌어요.
시골된장에 푹 삶아 숙성한 수육이라 잡내가 없고, 껍질 쪽은 쫀득, 살코기는 부드러워요.

보쌈만 먹어도 맛있지만 이 집은 곁들임이 진짜예요.
미역, 양배추찜, 백김치, 알배추에 묵은지까지 쌈 종류가 다양하고, 제철 해산물 두 가지가 함께 올라와요.
꼬막무침이나 명태회무침이 곁들여지는 식인데, 계절에 따라 구성이 바뀌어요.
고수를 따로 챙겨주는 점도 반가워요.

쌈채소에 수육과 김치를 올려 싼 애호락 보쌈 한 점

생새우전도 빠지면 섭섭한 메뉴예요.
한 점에 새우가 두 마리씩 붙어 나오는데, 생새우라 그런지 탱글탱글하고 씹을 때 육즙이 터져요.
타르타르소스와 간장소스가 같이 나와요.
찌개랑 곁들일 땐 간장소스가 더 잘 어울려요.
다만 아주 특별한 맛이라기보다 무난하게 맛있다는 평도 있어요.

가마솥 생두부와 애호박찌개, 보쌈이 함께 차려진 한 상

가마솥 생두부는 두부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시켜보세요.
국내산 콩으로 바로 썰어 내와서, 김이 모락모락 오를 때 한 입 먹으면 고소하고 보들보들해요.
명란, 낙지, 창난 젓갈 중 하나를 올려 먹으면 술안주로도 잘 맞아요.

이 외에 속초에서 주 3회 직송한다는 반건조생선구이, 제육볶음, 소불고기, 아바이순대 같은 메뉴도 있어요.

점심특선과 주말 스페셜

애호락 점심특선 한상차림과 술상 메뉴가 적힌 입간판

평일 점심엔 점심특선이 알짜예요.
애호박찌개 11,000원, 보쌈정식 12,000원, 제육정식·젓갈3종 11,000원대, 소불고기 13,000원 식으로 구성돼 있어요.
오늘의 국과 찌개가 같이 나오고, 밥과 반찬은 무료로 리필돼요.
점심특선은 오후 2시 반까지 주문할 수 있어요.

밥이 또 괜찮아요.
압력밥솥에 그때그때 지어 고슬고슬한데, 진한 애호박찌개랑 정말 잘 맞아요.

공기밥 위에 수육과 무침을 올린 모습

주말과 휴일엔 점심특선 대신 점심 스페셜 세트로 운영돼요.
보쌈수육·애호박찌개·손두부 등을 묶은 구성이 1만원대 초중반이고 공기밥은 무한이에요.
주말은 2인 이상 주문이 기본이에요.

저녁이나 모임이라면 밥&술 잔치상 코스(4인 이상)나 커플·우정세트로 골고루 맛보기 좋아요.

분위기와 술 한잔

흰 타일 벽과 전통주가 진열된 애호락 내부

내부는 한옥과 주택을 개조한 공간에 모던한 감성을 더한 분위기예요.
잔잔한 재즈가 흐르고, 창가 커튼과 조명이 아기자기해서 카페 같은 편안함이 있어요.

다만 테이블이 6-7개 정도로 넉넉한 편은 아니에요.
간격이 좁아서 옆 테이블 대화가 들리는 건 어쩔 수 없고, 음악 소리도 좀 큰 편이에요.
조용한 대화가 필요하면 미리 예약하고 자리를 챙기는 게 나아요.
여름엔 에어컨을 틀어도 살짝 더울 수 있어요.

초고추장에 김과 채소를 올린 애호락 비빔국수

술상으로도 잘 맞는 집이에요.
잔막걸리가 1,800원이라 낮술로 한 잔 곁들이기 좋고, 직접 만든 하우스막걸리는 1리터에 탄산감이 살아있어 깔끔해요.
전통주와 지역 막걸리도 종류가 다양해서 페어링하는 재미가 있어요.

주차와 웨이팅, 예약 팁

차로 온다면 주차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세요.
매장 자체 주차장은 없어요.
가장 가까운 곳은 맞은편 현대빌딩 공영주차장이고, 도보 1분 거리예요.
요금은 30분당 3,000원 정도라 길게 머물면 부담이 될 수 있어요.
현대 계동사옥 주차장이나 정독도서관 주차장을 이용하는 분도 있어요.

웨이팅은 이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평일이든 주말이든 점심·저녁 피크 시간엔 대기가 자주 생겨요.
특히 직장인 점심시간인 11시에서 1시 사이가 붐비고, 공휴일 점심엔 30-40분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있어요.

대기는 2층 문 앞에 놓인 명단에 수기로 이름을 적는 방식이에요.
한동안은 1층과 2층 대기 순서가 섞여 안내에 혼선이 있다는 아쉬움도 있었어요.
그래서 예약을 적극 추천해요.

작은 그릇에 담긴 비빔국수

예약은 오전 11시부터 받아요.
저녁은 오후 5시부터(주말 디너는 오후 4시부터) 2인 이상 네이버 예약이 가능하고, 점심은 잔치상 코스 한정으로 4인부터 예약돼요.
일반 점심특선은 예약 대상이 아니라 현장 대기로 가야 해요.
캐치테이블로는 평일 오후 1시 이후 웹 예약을 받아요.

웨이팅을 피하고 싶다면 점심도 저녁도 아닌 오후 2-3시쯤이 한산한 편이에요.
이 시간대엔 대기 없이 바로 앉는 경우가 많아요.

📍 카카오맵에서 애호락 안국본점 위치 보기 →

정리하면

애호락은 화려하게 한 방 먹이는 집이라기보다, 기본에 충실한 한식을 깔끔하게 차려내는 곳이에요.
2020년 방송에 나온 뒤로 부침도 있었고 한때 서비스가 아쉽다는 말도 있었는데, 강민경 유튜브로 다시 화제가 되면서 요즘은 외국인 손님과 젊은 손님으로 늘 붐벼요.

김을 올린 비빔메밀국수

집밥 같은 편안함을 한 끼 든든하게 즐기고 싶을 때 자꾸 떠오르는 집이에요.
다만 좁은 좌석과 웨이팅은 감안해야 하니, 예약과 한산한 시간대만 잘 챙기면 훨씬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