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역에서 이북식 찜닭 이야기가 나오면
거의 빠지지 않고 이름이 오르는 집이에요.
간장에 졸인 안동찜닭을 떠올리고 가면
열에 아홉은 “이게 찜닭이라고?” 하고 한 번 놀라요.
하얗게 쪄낸 닭에 부추가 수북이 올라가고,
바닥엔 맑은 국물이 자작하게 깔려 나오거든요.
화려한 맛으로 승부하는 집은 아니에요.
담백하고 슴슴한 쪽이라 호불호가 갈리는데,
그 슴슴함을 좋아하면 계속 생각나는 그런 곳이에요.
가게 기본 정보
주소는 서울 중구 다산로 108,
약수역 7번 출구에서 도보 1분이 안 걸려요.
청라빌딩 2층이고, 엘리베이터도 계단도 있어요.
영업시간은 매일 11시 30분부터 22시까지.
라스트오더는 21시이고 브레이크타임이 따로 없어요.
점심과 저녁 사이에 와도 문이 열려 있는 게 장점이에요.
다만 구정, 추석 같은 명절 연휴엔 쉬는 편이라
연휴에 가신다면 전화로 확인하고 가시는 게 안전해요.
전화는 02-2252-2457,
예약이나 단체석은 전화로 받아요.

약수역에 이북식 찜닭집이 많은 이유
약수, 청구 일대는 예전부터
이북에서 내려온 분들이 자리를 잡았던 동네예요.
그래서 평양냉면, 이북식 만두, 이북식 찜닭을
이 근방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어요.
진남포면옥은 그중에서도 오래된 축에 속해요.
상호도 사장님 고향인 이북 ‘진남포’에서 따왔고,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조리법을 50년 넘게 지켜온 집이에요.
주문이 들어와야 조리를 시작하고, 배달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오래 고수해 온 곳이기도 해요.
오래 한자리를 지킨 만큼 가게 안엔
수요미식회, 놀라운토요일을 비롯한 방송 출연 흔적과
블루리본 스티커가 입구부터 빼곡하게 붙어 있어요.

시그니처, 이북식 찜닭
이 집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이북식 찜닭이에요.
찜닭은 사이즈가 하나뿐이고, 가격은 35,000원.
넉넉히 2인분 정도 양이라 혼자보다는
둘 이상이 와서 나눠 먹기 좋은 메뉴예요.

비주얼부터 우리가 아는 찜닭과 완전히 달라요.
간장 양념이 전혀 없이 하얗게 쪄낸 닭 위로
파릇한 부추가 한 무더기 올라가요.
부추는 더 달라고 하면 채워 주시는 편이라
넉넉하게 곁들여 먹을 수 있어요.

살은 오래 쪄낸 덕에 젓가락만 대도 결대로 발라져요.
가슴살도 퍽퍽하지 않고 촉촉한 편이라
백숙은 좀 팍팍해서 손이 안 가던 분들도
여기 닭은 의외로 잘 먹는 경우가 많아요.

바닥에 깔린 맑은 국물은 삼계탕 국물과 비슷한 결이에요.
테이블 가운데 인덕션이 있어서
국물이 식지 않게 데워 가며 먹을 수 있고,
이 육수는 리필도 되니 졸여서 진해진 맛을 즐겨도 좋아요.

찜닭의 진짜 킥, 양념장
처음 오면 직원분이 양념장 만드는 법을 알려주세요.
다진 파에 고춧가루를 버무린 다대기를 접시에 덜고,
거기에 식초와 겨자를 취향껏 섞으면 끝이에요.

이 양념장이 사실상 찜닭 맛의 절반이에요.
슴슴한 닭에 이 소스를 묻혀 부추랑 같이 싸 먹으면
감칠맛이 확 살아나면서 소주가 절로 생각나요.
겨자를 조금 넉넉히 넣으면 톡 쏘는 맛이 더해져서
느끼함 없이 끝까지 먹게 돼요.

밍밍하다 싶을 때 비율을 바꿔 가며 먹는 재미가 있어서,
같은 닭인데도 먹는 사람마다 다른 맛으로 즐겨요.

직접 빚는 손만두
찜닭 다음으로 사랑받는 게 만두예요.
매장 한쪽에서 직접 빚는 손만두라
공장 만두와는 결이 확실히 달라요.

접시만두는 6알에 12,000원.
숟가락 두 개를 합친 듯 큼직하고 속이 꽉 차서,
두 알만 먹어도 든든해요.
피가 너무 두껍지 않고 속이 알차서
만두 안 좋아하던 분도 의외로 잘 먹는 메뉴예요.

이 손만두는 만두국, 만두전골로도 이어져요.
만두국은 사골 베이스의 슴슴한 국물에
이북식 만두가 잘 어울려서 속이 편안하고,
만두전골은 버섯과 부추를 넣고 끓이면
끓을수록 양념이 우러나 칼칼해지는 쪽이에요.



호불호가 있는 막국수
막국수는 솔직히 사람마다 평이 갈려요.
물막국수(11,000원)는 평양냉면에 가까운 슴슴한 쪽이에요.
동치미 같은 시원한 국물에 소고기 육수를 섞고
직접 뽑은 메밀 면을 말아내는데,
여름엔 이 시원함 때문에 찾는 분들이 많아요.

다만 이 국물이 단맛이 도는 편이라
새콤한 물냉면을 기대하고 가면 낯설 수 있어요.
“이게 무슨 맛이지?” 하다가 중독되는 분도 있고,
끝까지 입에 안 맞는다는 분도 있는 갈림길 메뉴예요.

쟁반막국수(26,000원)는 큰 쟁반에 채소가 푸짐하게 나오고
양념장을 부어 비벼 먹는 방식이에요.
다만 양념이 매콤보다 단맛 쪽이라
강렬한 비빔 맛을 기대하면 무난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찜닭이 워낙 메인이라, 막국수는 곁들임으로 가볍게
가는 정도로 생각하시는 게 마음이 편해요.

개성보쌈과 녹두빈대떡
여럿이 가면 개성보쌈도 자주 나가요.
중 43,000원, 대 48,000원이고
보쌈김치가 따로 나오는데 이 김치가 시원하고 아삭해요.

보쌈 자체는 요즘 흔한 야들야들한 스타일보다
조금 옛스럽고 투박한 식감에 가까워요.
그래서 무르게 삶은 보쌈을 좋아하면 살짝 아쉬울 수 있고,
반대로 쫄깃한 옛날 보쌈을 좋아하면 더 반가운 맛이에요.

녹두빈대떡(13,000원)은 도톰하게 부쳐 나와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전 좋아하는 분들에게 인기인데,
평범하다는 평도 있어서 인원이 넉넉할 때
하나 추가하는 정도가 적당해요.

기본 반찬은 소박해요.
깍두기와 석박지, 양파·당근에 쌈장 정도인데
이 석박지와 깍두기가 새콤하고 아삭해서
밥반찬으로도, 닭이랑 곁들여도 잘 어울려요.

웨이팅·주차·방문 팁
가게가 넓은 편이라 평소엔 웨이팅이 길지 않아요.
다만 평일 저녁 6시 30분이 지나면 손님이 몰리고,
주말 점심도 정오를 넘기면 자리가 빠르게 차요.
한산하게 먹고 싶다면 평일 저녁 6시 이전,
혹은 주말은 점심 오픈 직후가 편해요.
일행이 많다면 일주일 전쯤 전화 예약을 추천해요.
주차는 건물 1층 필로티에 3~6대 정도 댈 수 있어요.
공간이 협소하고 직렬 주차라 자리가 금방 차니,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약수역 바로 앞이라 대중교통으로 오는 게 마음이 편해요.
아쉬운 점도 솔직히 적어 둘게요.
응대가 다정한 편은 아니라는 평이 종종 보여요.
바쁜 시간엔 다소 무뚝뚝하거나
라스트오더 가까운 시간엔 마무리를 서두르는 분위기가 있어요.
또 첫 막국수 주문이 늦게 나온 경우도 있으니,
시간이 급할 땐 막국수보다 찜닭·만두를 먼저 시키는 게 나아요.
정리하면
자극적인 양념 없이 담백하게 몸보신하고 싶을 때,
어르신이나 아이와 함께 부담 없이 한 끼 하고 싶을 때
어울리는 집이에요.
찜닭에 접시만두, 또는 찜닭에 막국수 조합이 기본이고
거기에 양념장만 잘 만들어 먹으면 실패가 적어요.
슴슴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계절 바뀔 때마다 다시 떠오르는 집이고,
강한 양념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한 번 경험으로 충분할 수도 있어요.
약수역 근처에서 이북식 찜닭이 궁금하다면
입문용으로 무난한 선택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