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여행 코스에 꼭 넣고 싶은 한 그릇이 있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돼지국밥을 골라요.
부산식 뽀얀 국물도 좋지만, 밀양식 맑은 돼지국밥의 깔끔한 매력은 정말 다르거든요.
이번에 다녀온 곳은 하남읍 수산중앙로에 자리한 제일식당이에요.

식객 허영만 선생님의 백반기행에 소개된 이후로 이미 유명한 집이긴 한데, 직접 가보니 방송 한 번 탔다고 변하지 않는, 30년 한자리를 지켜온 진짜 노포의 결이 살아 있어서 좋았어요.

밀양 제일식당 정면 외관과 돼지 캐릭터 간판

제일식당 기본 정보

  • 주소: 경상남도 밀양시 하남읍 수산중앙로 41
  • 전화: 055-391-2724
  • 영업시간: 매일 11:00~20:00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
  • 휴무: 매월 첫째·셋째 화요일
  • 주차: 전용 주차장 없음, 골목·뒤편 농협 주차장 이용

📍 카카오맵에서 제일식당 위치 보기 →

저녁 시간에는 손님이 적어 19시쯤 일찍 마감하실 때도 있다고 하시니, 늦은 시간 방문 예정이라면 미리 전화 한 통 드리는 게 안전해요.

제일식당과 제일이용원이 나란히 있는 건물 전경

재미있는 건 바로 옆 제일이용원 사장님과 제일식당 사장님이 부부 사이라는 사실이에요.
나란히 장사하시면서 서로 살펴볼 수 있도록 가게 사이 벽에 작은 봉창까지 내셨다고 해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식당 안에서 보이는 작은 창 하나하나가 다 정겹게 느껴지더라고요.

찾아가는 길과 주차

수산버스터미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요.
빨간 벽돌 외관이라 자칫 지나칠 수 있는데, 허영만 선생님 캐릭터가 그려진 간판을 기준 삼으면 헷갈리지 않아요.

제일식당으로 가는 골목과 노포 입구 분위기

주차장이 따로 없어서 처음엔 살짝 긴장했는데, 건물 뒤편 골목으로 한 블록 들어가면 무료 주차 공간이 꽤 넉넉해요.
근처 농협이 쉬는 날에는 농협 주차장을 이용해도 된다고 사장님이 알려주셨어요.

제일식당 옆 골목의 안내 간판

가게 옆에는 “전 메뉴 포장됩니다"라는 안내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어요.
포장 시 국밥 중자 2만 원, 대자 3만 원이라 동네 분들이 들고 가시는 모습도 자주 보였어요.

근처 주차장 위치는 이렇게 생겼어요. 농협 건물 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제일식당 근처 무료 주차 공간 안내

📍 카카오맵에서 제일식당 위치 보기 →

노포의 결이 살아 있는 내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세월이 그대로 묻은 공간이 맞아줘요.
입구 쪽 홀에 5개 남짓, 안쪽 홀에 6개 이상의 테이블이 있어 생각보다 넉넉한 규모예요.

제일식당 입구 쪽 좌석과 오래된 벽면

아치형 문을 지나면 안쪽 홀이 또 하나 나와요.
점심시간에는 동네 어르신과 가족 단위 손님으로 거의 만석이 되니, 조금 이른 시간이나 살짝 늦은 시간을 노리는 게 좋아요.

제일식당 안쪽 홀의 정갈한 테이블 세팅

홀 한가운데에는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큰 난로가 자리 잡고 있어요.
겨울에는 이 난로 옆이 명당이라고 하더라고요.

제일식당 홀 가운데에 자리한 옛 난로

주방은 문 너머로 살짝 보이는데, 30년 넘게 손때 묻은 도구들이 반들반들 광이 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제일식당 주방 입구와 허영만 친필 액자

벽면에는 허영만 선생님이 직접 쓰신 친필 글귀가 액자에 담겨 있어요.

부산 돼지국밥이 먼저냐
밀양 돼지국밥이 먼저냐
따지지 마소
국밥은 따땃할 때가 맛있으니까

제일식당 벽에 걸린 허영만 친필 글귀 액자

이 한 줄 덕에 가게 분위기가 훨씬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바로 위에는 백반기행 촬영 당시의 방송 사진도 함께 걸려 있어 한 번 더 시선이 머물게 돼요.

백반기행 출연 당시 방송 화면과 친필 사인

주방 입구 옆에는 국밥 포장 가격과 맛보기 수육 안내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제일식당 주방 입구와 포장 안내 게시판

메뉴와 가격

밀양식 돼지국밥 전문점답게 메뉴가 단출하면서도 선택지가 다양해요.

제일식당 메뉴판과 가격 안내

  • 돼지국밥 9,000원
  • 내장국밥 9,000원
  • 섞어국밥 9,000원
  • 따로국밥 10,000원
  • 돼지국수 8,000원 (점심에만 가능)
  • 비빔밥 6,000원
  • 맛보기 수육 10,000원
  • 돼지수육 (소) 20,000원 / (대) 30,000원
  • 내장수육 20,000원

가격이 살짝 오른 편이지만, 한 그릇 안에 담긴 고기 양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요.

푸짐한 한상차림

자리에 앉으면 큰 쟁반에 반찬이 한가득 담겨 나와요.
김치, 양파, 청양고추, 마늘, 새우젓, 다대기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제일식당 반찬 한상차림

직접 담그신 배추김치는 두말할 것 없이 이 집의 시그니처예요.
인공적인 단맛이 없고 푹 익은 깊은 맛이 진한 돼지국밥과 정말 잘 어울려요.
김치만 따로 한 접시 더 부탁드리고 싶을 정도였어요.

푹 익은 배추김치와 신선한 반찬 클로즈업

돼지국밥 한 그릇

드디어 등장한 돼지국밥.
뚝배기 위로 부추가 수북하게 올라가 있고, 그 위로 후추가 솔솔 뿌려져 나와요.

제일식당 돼지국밥 한상차림

밀양식답게 국물은 부산식처럼 뽀얀 색이 아니라 맑고 투명한 느낌이 살아 있어요.
그렇다고 싱겁지 않고, 돼지기름에서 우러난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퍼져요.

부추가 가득 올라간 밀양식 돼지국밥

밥은 토렴 방식으로 미리 말아져 나와요.
처음엔 따로국밥파라 살짝 망설였는데, 한 숟갈 떠보니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 향이 배어 있어서 토렴의 매력을 새삼 느꼈어요.

토렴된 밥과 맑은 국물의 돼지국밥

부추를 휘휘 저어 함께 떠먹으면 향긋함이 한층 살아나요.

맑은 국물과 부추가 어우러진 돼지국밥 클로즈업

후추와 다진 양념까지 잘 풀어주면 매콤한 깊이가 더해져요.

다진 양념과 부추를 풀어낸 밀양식 돼지국밥

정말 두툼한 고기

여기 돼지국밥의 진가는 고기예요.
숟가락으로 한 번 떠보면 거의 수육 한 점 수준의 두께가 올라와요.

돼지국밥 위로 떠올린 두툼한 돼지고기

살코기와 비계, 그리고 살짝 붙어 있는 껍질까지 절묘하게 균형이 맞아요.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럽게 익었고, 두툼한 데도 식감이 흐물거리지 않고 살아 있어요.

두툼하게 썰어 넣은 부드러운 수육 같은 고기

평소 비계를 잘 못 먹는 분도 여기 비계는 쫀득해서 잘 드시더라고요.
사장님께서 손님 취향을 미리 물어봐 주시는 점도 정말 다정해요.

김이 모락 나는 밀양 제일식당 돼지국밥

내장국밥과 따로국밥, 섞어국밥

다음 방문에는 다른 국밥도 꼭 시켜보세요.
내장국밥은 오소리감투 위주로 들어가는데 양이 정말 푸짐해서 “다 못 먹겠다” 싶을 정도예요.

내장이 가득 올라간 밀양 제일식당 내장국밥

다대기를 풀면 국물 색이 살짝 진해지면서 칼칼한 감칠맛이 살아나요.

다대기를 풀어 섞은 내장국밥

따로국밥은 밥과 국이 분리되어 나와서 밥을 적셔 먹는 분께 잘 맞아요.
국그릇 안에 두툼한 살코기가 가득해서 든든하게 먹기 좋아요.

밥과 국이 따로 나오는 따로국밥

섞어국밥은 돼지고기와 내장을 함께 즐길 수 있어요.
내장 식감이 쫄깃해서 한 그릇에 두 가지를 다 만나고 싶다면 이 메뉴를 추천드려요.

돼지고기와 내장이 함께 들어간 섞어국밥

다정한 사장님 인심

사장님은 어머니 연배쯤 되시는 분이세요.
주방에서 직접 국밥을 토렴해 나오시면서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맛있어요? 더 드릴까요?“라고 물어봐 주세요.

아이를 데리고 오면 작은 뚝배기에 양념과 부추 빼고 따로 담아주시기도 하고, 옆자리 손님이 시끄러우면 신경 써서 살펴주시기도 해요.
손녀가 가끔 거들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시골집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을 더해줘요.

솔직한 한 줄 평

화려한 인테리어, 트렌디한 플레이팅은 없어요.
하지만 30년 한자리 노포의 깊은 손맛과 두툼한 고기, 그리고 따뜻한 한마디까지 다 받고 싶은 분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거예요.

밀양 하남읍 일정이 있으시면, 점심 한 그릇 꼭 챙겨 드시고 가세요.
저는 다음에 만어사 다녀오는 길에 또 들를 생각이에요.

다정한 한 그릇이 그리울 때, 제일식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