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저녁에 생생정보를 보다가
화면에 콩국수가 큼지막하게 나오는데
“어? 저기 우리 동네 콩면당이잖아?” 하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냈어요.

2026년 5월 27일 KBS2 생생정보에 상암동 콩면당 콩국수가 소개됐거든요.

KBS2 생생정보에 소개된 상암 콩면당 콩국수 방송 장면

그날 이후로 인터넷에 콩면당 글이 우르르 쏟아지더라고요.
저는 그걸 보면서 좀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지금 콩면당이 있는 그 자리,
원래는 제가 몇 년을 드나들던 상암회관 자리였으니까요.

오늘은 상암 콩국수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 두 집 이야기를 한 번에 풀어보려고 해요.
같은 자리에서 시작된 두 집이라
따로 떼어놓고 말하기가 좀 어렵거든요.

상암 콩면당 진한 콩물 콩국수 클로즈업

그 전에, 오래전 상암회관 이야기부터

상암에서 콩국수 하면 한참 전부터 상암회관이었어요.
제가 처음 간 게 2019년쯤이었으니
벌써 꽤 됐네요.

그때는 사보이시티 1층,
지금 콩면당이 들어선 바로 그 자리에 있었어요.
여름이면 점심시간에 줄이 건물 밖까지 늘어져서
“오늘은 글렀다” 하고 돌아선 날도 많았고요.

상암동에 옥합이라는 콩국수집이 사라진 뒤로는
사실상 동네에서 제대로 된 콩국수 먹을 데가 여기뿐이었어요.

서울에서 콩국수 좀 먹는다는 분들은
시청역 진주회관이랑 여의도 진주집을 꼽잖아요.
둘 다 여름이면 줄이 어마어마한 노포 콩국수집인데
상암회관 콩국수가 그 두 집 부럽지 않다는 말을
저도 동네에서 참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진주회관이랑 비교해도 크게 안 밀린다는 후기가 많았고요.
나중엔 김사원세끼라는 유튜브 먹방 채널에도 소개되면서
동네 밖에서도 찾아오는 분들이 늘었어요.

예전 사보이 시절 상암회관 콩국수와 두부 한 상

이 집 콩국수는 한마디로 꾸덕꾸덕해요.
콩"물"이 아니라 거의 크림 같은 느낌이라
숟가락으로 떠도 주르륵 흐르지 않을 정도예요.
처음 먹는 분들이 “콩국수 먹다가 목 멘 건 처음"이라고 할 만큼 진하고요.

기본 간이 짭짤하게 되어 있어서
저는 따로 소금을 안 넣고 먹는 편이에요.
곱빼기를 시켜도 추가 요금이 없고
면 리필도 되니까 양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상암회관 김치전 오징어 김치전

콩국수만 먹으면 좀 허전한데
여기는 김치전을 꼭 같이 시켜야 해요.
오징어 들어간 김치전이 바삭하게 부쳐져 나오는데
콩국수랑 번갈아 먹으면 그렇게 잘 맞아요.
예전엔 식전에 작은 두부 한 점도 내주셨었는데
그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네요.

상암회관 식전 두부 반찬

어느 날 간판이 사라졌어요

그러다 2025년 봄,
사보이 1층 상암회관 간판이 떼어졌어요.
저도 그때 동네 카페 글 보고 알았는데
“폐업인가요?” 하는 글에 댓글이 한참 달렸더라고요.
짐 빼는 걸 봤다는 분, 안내문이 없었다는 분,
다들 아쉬워하면서 콩국수 어디서 먹냐고요.

알고 보니 폐업이 아니라 확장이전이었어요.
멀지 않은 상암 IT타워(SAIT) 지하 1층 푸드코트로 옮긴 거예요.
그러니 혹시 옛날 사보이 자리로 가시면 안 돼요.
“사보이 아니라 IT타워 지하"를 꼭 기억하셔야 해요.
저도 처음엔 한참 헤맸거든요.

상암 IT타워 SAIT 건물 외관

그리고 얼마 뒤,
원래 상암회관이 있던 자리에 새 콩국수집이 들어왔어요.
이름이 콩면당이었고요.
하필 콩국수에 김치전 구성까지 비슷하다 보니
자주 안 오던 분들은 가게가 바뀐 줄도 모르겠더라고요.

동네에서는 이런저런 추측이 돌았어요.
“장사 잘 되니까 건물주가 가게를 밀어내고
자기가 직접 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고요.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동네 사람들 추측일 뿐이에요.
진짜 속사정은 저도 모르니까
괜한 소리는 안 보태려고요.

지금의 상암회관 (IT타워 지하 푸드코트)

상암회관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434 상암IT타워 지하1층 푸드코트
영업시간 10:00-20: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주차: 사보이시티 건물 지하주차장, 계산할 때 주차권 받기
📍 카카오맵에서 상암회관 위치 보기 →

이전한 뒤로 제일 좋아진 건 웨이팅이에요.
예전엔 여름마다 줄 서느라 점심시간 다 까먹었는데
푸드코트로 옮긴 뒤로는 자리가 워낙 많아서
웨이팅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어요.
주문하면 음식도 거의 바로바로 나오고요.

푸드코트 안 상암회관 매장 입구

다만 솔직히 분위기는 좀 아쉬워요.
번듯한 단독 매장이 아니라 푸드코트 한 칸이다 보니
예전의 그 줄 서서 먹던 맛집 느낌은 확실히 덜해요.
조용히 한 끼 후딱 먹기엔 좋지만
누구 데리고 가서 “여기가 그 맛집이야” 하기엔
공간이 좀 휑하긴 하더라고요.

상암회관 푸드코트 내부 좌석

콩국수 맛은 여전히 진해요.
다만 이전하고 나서
“예전 그 크리미함이 살짝 줄어든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긴 했어요.
저도 아주 미세하게는 느껴졌는데
그래도 동네에서 이만한 콩국수는 또 없어서 계속 가요.

상암회관 꾸덕한 콩국수 콩물

여기 콩국수는 소금, 설탕이 셀프로 준비돼 있어요.
기본 간이 되어 있으니 소금파는 그냥 드셔도 되고
설탕파는 옆에서 떠다 넣으면 돼요.

상암회관 셀프 소금 설탕 코너

주문은 매장 앞 키오스크에서 직접 해요.
화면에서 메뉴 고르고 그 자리에서 선불로 결제하는 방식이라
앉기 전에 카드부터 챙기시면 편해요.
계산할 때 차 가져왔다고 말씀하시면
주차권을 주시니까 그것도 잊지 마시고요.

상암회관 콩국수 한 상 김치

김치도 콩국수랑 같이 먹으면 정말 잘 맞아요.
새콤하게 익은 겉절이라
진한 콩물 한 입, 김치 한 입 번갈아 먹으면
계속 손이 가요.

상암회관 곁들임 김치

참, 콩국수는 사계절 메뉴가 아니에요.
겨울엔 콩국수를 안 하시고
대신 콩나물밥이 단돈 5천 원인데
이게 또 가성비가 좋아서
저는 추운 날에도 콩나물밥 먹으러 종종 가요.
콩국수는 보통 3월쯤 다시 시작하니까
겨울에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상암회관 콩국수 곱빼기 세트

그 자리에 새로 생긴 콩면당 상암본점

콩면당 상암본점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 1층 109호
영업시간 평일 11:00-21:00 / 주말 10:00-21: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주차: 사보이시티 지하 3-5층, 평일 1시간·주말 2시간 무료
📍 카카오맵에서 콩면당 상암본점 위치 보기 →

콩면당은 2025년 봄에 문을 열었어요.
상암회관이 있던 그 자리, 스타벅스 오른편이에요.
여기는 콩국수랑 돼지곰탕을 같이 하는 집이라
여름엔 콩국수, 겨울엔 곰탕으로
사계절 장사를 하는 게 상암회관이랑은 좀 달라요.

주문은 자리마다 놓인 태블릿으로 직접 해요.
앉아서 화면 보고 고르면 되니까 편하더라고요.

콩면당 상암본점 콩국수 한 상

콩국수는 국산 콩 100%에
면도 우리밀 100% 자가제면이라고 적혀 있어요.
실제로 콩물이 부드럽고 고소한데
상암회관처럼 꾸덕한 스타일은 아니에요.
좀 더 목 넘김이 부드러운 쪽이에요.
진~한 거 좋아하는 분은 상암회관,
부드러운 게 좋은 분은 콩면당이 더 맞을 거예요.

콩면당 콩국수 한 그릇

여기 좋은 점은 식전에 순두부를 무료로 내주는 거예요.
국산 콩으로 매일 아침 만든다고 하는데
콩국수 나오기 전에 먹으면 속이 편하게 풀려요.
면도 부족하면 리필이 되고요.

콩면당 식전 순두부와 김치전 세트

콩국수만 시켜도 되지만
천 원 더 내고 콩국수+바싹김치전 세트로 가는 걸 추천해요.
미니 김치전 두 장이 같이 나오는데
바삭하게 부쳐져서 콩국수랑 잘 어울려요.
이 세트 구성이 가성비가 좋아서
처음 가시는 분들은 세트로 드셔보세요.

콩면당 콩국수 김치전 세트

콩면당 바싹하게 부친 미니 김치전

겨울에 갔을 때 먹은 돼지곰탕도 괜찮았어요.
버크샤 흑돼지로 우려 맑고 깔끔한 곰탕인데
콩국수집인데 곰탕도 한다는 게 신기했어요.
다만 솔직히 말하면
남자분들 드시기엔 양이 살짝 부족할 수 있고
반찬이 김치겉절이 한 가지뿐이라
조금 단출한 느낌은 있어요.

콩면당은 이 점 알고 가세요

맛은 대체로 좋은데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점이 몇 개 있어요.

하나, 점심시간엔 캐치테이블로 대기를 받아요.
근데 순서가 되면 문자가 오는데
1분 안에 입장 안 하면 자동 취소되는 시스템이라
대기 거실 땐 가게 근처에서 핸드폰을 잘 보고 계셔야 해요.
멀리 갔다가 취소된 분들 후기가 종종 보이더라고요.

둘, 사장님 응대를 두고는 평이 갈려요.
친절하셨다는 분도 많은데
손님이나 직원에게 큰소리를 내셔서 불편했다는 후기도 있었어요.
저는 그 정도까진 못 느꼈지만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건 솔직히 적어둘게요.

셋, 콩물 농도가 날마다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어떤 날은 진하고 어떤 날은 묽었다는 평이 있어서
방송 타고 손님이 확 늘면서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은 듯해요.

그래도 주차가 되는 게 큰 장점이에요.
서울에서 주차되는 식당 찾기가 어디 쉬운가요.
사보이시티 지하주차장에 대고
평일 1시간, 주말은 2시간까지 무료라
차 끌고 가도 마음이 편해요.

방문 꿀팁

직장인 점심시간엔 두 집 다 붐벼요.
여유롭게 드시려면 오후 1시 이후가 좋고
콩면당은 주말 10시 오픈이라
주변 가게들 중에 제일 빨리 여는 편이에요.
주말 아침 일찍 움직이면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어요.

정리하면

둘 다 같은 자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색깔이 꽤 달라졌어요.

진~하고 꾸덕한 콩국수가 당긴다면 → 상암회관 (IT타워 지하)
부드러운 콩국수에 김치전 세트, 곰탕까지 즐기고 싶다면 → 콩면당 (옛 상암회관 자리)

콩면당이 방송 타고 갑자기 유명해지긴 했지만
저는 여전히 상암회관도 자주 가요.
꾸덕한 콩국수가 생각나는 날엔 IT타워 지하로,
가볍게 세트로 먹고 싶은 날엔 사보이 1층 콩면당으로.
한 동네에서 콩국수 두 집을 번갈아 갈 수 있다는 게
콩국수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은근 행복한 일이더라고요.

올여름에도 저는 이 두 집을 부지런히 다닐 것 같아요.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