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요리 전문점이라고 하면
보통 강원도나 경기도 쪽을 먼저 떠올리게 되지요.
그런데 서울 성수동 골목 안쪽에도
두부 하나로만 상을 차리는 집이 하나 있어요.
푸드갤러리빈이라는 곳인데,
최근 1년 사이에 방송을 세 번이나 탄 집이랍니다.

방송 세 번 나온 두부집
이력부터 정리해드릴게요.
2025년 10월 30일 tvN 식스센스 시티투어2 1회에
AI 코스요리 식당으로 나왔고,
같은 해 11월 30일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324회에
두부 오마카세로 다시 등장했어요.
그리고 2026년 8월 1일 KBS1 동네 한 바퀴 381회
성동구 편에도 소개됐답니다.
방송에 자주 나온 집은 한 번쯤 의심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집은 방송 이전부터
성수동 직장인들 사이에서 점심으로 돌던 곳이에요.
2022년에 쓰인 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같은 메뉴 이야기가 이어져 오거든요.

온비지 손두부 31년
이 집의 뿌리는 두부 그 자체예요.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온비지 전통 방식으로
손두부를 직접 만들고,
그 두부로 모든 요리를 낸다는 게 이 집의 방침이거든요.
31년 노하우라는 말이 메뉴판과 매장 곳곳에 붙어 있어요.

실제로 두부가 탄탄하고 고소해서
일반 매장 두부와는 확실히 차이가 느껴지는 편이에요.
튀겨도 부서지지 않고,
조림에 오래 들어가도 형태를 유지하지요.
비단두부라고 부르는 부드러운 쪽은
숟가락만 대도 사르르 부서질 만큼 곱고요.
강한 양념으로 덮기보다
콩 본연의 고소함을 살리는 쪽으로 조리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자극이 크지 않아요.
이 점이 이 집의 장점이자
뒤에서 이야기할 호불호의 출발점이랍니다.
두부 오마카세 45,000원
방송에서 가장 크게 다뤄진 메뉴예요.
1인 45,000원이고,
요리 일곱 개에 후식 과일까지 이어지는 흐름이에요.
고두부스프로 가볍게 시작해서
리코타 치즈 루콜라 스틱,
크리스피 두부베이트, 가니미소,
냉제육 두부삼합, 두부야채찜(두부세이로무시),
그리고 두부조림으로 마무리되는 순서로 짜여 있어요.

같은 두부인데 굽고, 찌고, 튀기고, 조리는 방식에 따라
식감이 전혀 다르게 나오는 게 이 코스의 재미거든요.
바삭하게 튀긴 두부 위에 크리미한 소스를 얹은 접시가 있고,
조약돌 위에 세팅해서 투명 튜브에 든 소스를
직접 짜 먹게 하는 접시도 있어요.


마지막 두부조림은 간이 제법 있는 편이라
밥과 함께 내주는데,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감칠맛이 돌아
결국 밥까지 비우게 되는 자리예요.
45,000원이라는 금액이 처음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다만 요리 일곱 개에 후식까지 나오는 양을 보면
다 먹고 났을 때는 비싸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 편이랍니다.
AI 코스요리 55,000원
이 집이 방송을 타게 된 진짜 이유는 이쪽이에요.
1인 55,000원이고, 두부 오마카세와는 별개 메뉴예요.
먼저 룸으로 안내받아 인바디를 측정해요.
프린트된 결과지를 들고 벽면 화면으로 옮겨
그 내용을 그대로 터치해 입력하고,
카메라를 응시하면 피로도까지 함께 잡아냅니다.
로미라는 이름의 음성 안내 기계가
질문을 던지며 단계를 이끌어가고,
사장님이 옆에서 이용 방법을 설명해주세요.
측정이 끝나면 몸 상태에 맞춘 추천 메뉴가 두 장 출력돼요.
한 장은 손님이 갖고, 한 장은 주방으로 넘어가지요.
그래서 같이 온 사람과 서로 다른 요리를 받게 되는 구조예요.
한쪽에 들기름면과 수육, 전복솥밥이 나가면
다른 쪽에는 두부 아보카도 카프레제와
연어스테이크, 두부피 잔멸치 무 솥밥이 나가는 식이거든요.

건강 코스라고 하면 간이 하나도 안 되어 있을 것 같고
다 먹어도 배가 안 부를 것 같잖아요.
그런데 육수도 소스도 자극적이지 않은 선에서
간이 제대로 잡혀 있어서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다만 기계를 다루는 과정이라
태블릿 입력이 한 번에 안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시간을 잡아두시는 게 좋아요.
점심엔 정식, 저녁엔 요리
코스만 있는 집은 아니에요.
오히려 이 집을 오래 다니는 사람들은
점심 정식 쪽을 더 자주 이야기해요.
두부제육정식, 쌈장두부비빔밥,
짜글이찌개, 치킨두부카레가 모두 12,000원이에요.

2인 점심 세트는 30,000원인데
식사 메뉴 두 가지에 크로켓이나 깐풍치킨 중 하나,
그리고 음료가 함께 나오는 짜임이라
둘이서 여러 메뉴를 맛보기에 좋답니다.
두부제육정식은 제육이 자극적이지 않아
어르신 모시고 가기에 좋아요.
짭조름한 미역국에 무장아찌, 양배추 샐러드까지
한 상으로 차려져 나오거든요.
밥은 아이스크림 스쿱 정도로 담겨 나오는데
두부가 함께 들어가서인지 양에 비해 속이 든든해요.

밥과 반찬은 리필이 되고 소스도 추가해 주시니
부족하면 편하게 말씀하시면 돼요.
쌈장두부비빔밥은 으깬 두부에 부추, 다진 고기, 김가루를 얹어
쓱쓱 비벼 먹는 메뉴예요.
채소가 조금 아쉽다 싶긴 한데
고소하고 촉촉해서 속 편하게 넘어가는 쪽이랍니다.
저녁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달라져요.
요리와 안주 메뉴가 붙으면서
식사 겸 술집처럼 쓰이거든요.
주류 콜키지도 되는데 유료예요.
단품은 이 두 가지부터
요리 단품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오는 건
가니미소크림두부(22,000원)와 차돌두부조림(24,000원) 두 가지예요.
가니미소크림두부는 두부를 바삭하게 튀겨
게장과 생크림을 섞은 소스를 얹은 접시예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두부에
꾸덕하고 고소한 소스가 잘 붙어요.
위에 뿌린 크러시드 페퍼가 은은한 매콤함을 더해주고요.
다만 액젓 맛이 꽤 앞에 나오고
게 향은 생각보다 약한 편이라
이 지점에서 취향이 나눠지는 메뉴이기도 해요.

차돌두부조림은 비단두부와 차돌박이에
양파, 숙주나물, 파, 고추를 함께 조려낸 요리예요.

차돌이 들어가서 소스가 쩍쩍 입에 붙는 느낌이 나는데,
사르르 부서지는 두부와 육향 진한 차돌박이가 잘 맞아요.
남은 소스에 밥을 볶아 먹는 게 이 메뉴의 마지막 순서라
조림을 시키셨다면 볶음밥까지 챙기시는 걸 추천드려요.

이 밖에 치킨난반(18,000원), 해물두부나베(34,000원),
두부와 스팸을 겹쳐 튀긴 두스카츠(10,000원),
4,000원짜리 두부샐러드까지 폭이 넓어요.
두스카츠는 밥을 추가해 정식처럼 먹는 분들이 꽤 있답니다.
여름엔 콩국수
계절 메뉴도 챙겨두시면 좋아요.
여름에는 직접 만든 콩물로 내는 콩국수가 올라와요.
콩물이 꾸덕한 쪽이라 면에 착착 감기고,
면은 국수면보다 노란 쪽에 가까워
일반 콩국수를 생각하고 가면 조금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설탕이나 소금은 따로 곁들여 나오니
취향대로 조절하시면 되고요.
얼큰한 쪽을 찾으신다면 짬뽕순두부가 있어요.
불향이 도는 칼칼한 국물에
순두부와 부추가 넉넉하게 들어가는데,
전날 술이 남은 날 해장으로 찾는 분들이 많은 메뉴랍니다.
주택 개조한 골목집
공간도 이 집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이에요.
주택을 개조한 건물이라 작은 마당에 야외 테이블이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방이 여러 개 나뉘어 있어요.

2인석부터 6인, 8인이 앉는 큰 테이블까지 있고
입구 근처에는 룸도 있어서
가족 모임이나 회식 자리로 잡기 편해요.
액자며 오브제, 테이블 위 피규어까지 놓여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은근 있는 편이고요.
옥상에는 루프탑이 있는데,
날씨 좋은 날에 올라가면 분위기가 제법 좋아요.
방송에 나온 한식집이라고 해서
노포를 떠올리고 가면 오히려 놀라실 거예요.
겉에서 보면 카페 같은데
테이블에 올라오는 건 든든한 한식 상이거든요.
옆 건물이 공사 중이라 바깥 뷰는 조금 아쉽지만
건물 안쪽은 구석구석 손이 가 있어요.

예약과 웨이팅
예약은 캐치테이블과 네이버로 받고 있어요.
여기서 하나 꼭 기억해두셔야 할 게 있는데,
두부 오마카세와 AI 코스요리는 당일 예약이 안 돼요.
코스를 목적으로 가셨다가
단품으로 바꿔 드시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코스가 목적이라면 며칠 전에 미리 잡아두세요.
단품과 정식은 예약 없이도 자리가 나는 편이에요.
평일 낮이나 이른 저녁에는
웨이팅 없이 바로 앉을 수 있는 날이 많고요.
다만 지금은 방송 직후라 사정이 다를 수 있어요.
동네 한 바퀴가 나간 직후인 만큼
당분간은 주말 점심과 저녁에
줄이 생길 가능성을 염두에 두시는 게 좋겠어요.
주문한 뒤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편이에요.
직접 조리하는 집이라 그런데,
점심시간이 빠듯한 날이라면 이 부분을 감안하세요.

가는 길과 주차
2호선 뚝섬역 6번 출구에서 250m,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1번 출구에서도 도보권이에요.
두 역 사이 골목 안쪽에 있어서
처음 가는 분들은 한 번쯤 지나칠 수 있어요.
지도 앱을 켜고 가시는 게 확실하고,
골목 안 옥상에 커다란 달 조명이 보이면
그쪽으로 들어가시면 돼요.
주차는 이 집의 약점이에요.
전용 주차 공간이 없어서
자차로 오시면 근처 성수아트홀 주차장이나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셔야 해요.
성수동 골목은 길도 좁은 편이라
가능하면 지하철로 오시는 걸 추천드려요.
가게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6길 19-7 1층
전화: 02-499-9644
영업시간: 월-금 10:30-22:00 / 토 12:00-21:00 / 일 12:00-21:00
브레이크타임: 없음
혹서기 안내: 7-8월 일요일은 단체 예약만 운영
예약: 캐치테이블, 네이버 예약 (코스요리는 당일 예약 불가)
주차: 전용 주차 없음, 인근 성수아트홀 주차장 이용
결제: 신용·체크카드, 제로페이, 간편결제
기타: 포장 가능, 단체 이용 가능, 무선 인터넷, 룸 있음, 비건 메뉴 있음, 주류 콜키지 유료
아쉬운 점도 있어요
좋은 이야기만 적으면 믿기 어렵잖아요.
호불호가 나눠지는 지점도 정리해드릴게요.
첫째는 간이에요.
자극적이지 않다는 게 이 집의 성격인데,
그래서 진한 맛을 기대하고 가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반대로 치킨두부카레나 가니미소처럼
간이 앞에 나오는 메뉴도 있어서
“두부집인데 생각보다 간이 세다"는 반응도 나오고요.
메뉴마다 온도차가 있는 편이니
자극적인 걸 좋아하신다면 이 점을 알고 가세요.
둘째는 기대치예요.
방송을 여러 번 탄 집이라
아주 특별한 맛을 상상하고 가면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두부 자체가 튀는 재료는 아니니까요.
정갈하고 실패 없는 한 끼에 가깝지
강렬한 한 방이 있는 집은 아니랍니다.
셋째는 메뉴 이름이에요.
두부지짐은 이름만 들으면
들기름에 지진 두부구이를 떠올리게 되는데,
실제로는 계란물을 입혀 부드럽게 부쳐낸 쪽이에요.
바삭한 두부구이를 생각하고 시키면 어리둥절해지는 자리랍니다.
어떤 자리에 어울릴까
부모님 모시고 갈 자리라면 잘 맞는 집이에요.
자극이 적고 상차림이 정갈해서
어르신들 반응이 좋은 편이거든요.
비건 메뉴가 따로 있어서
채식하는 일행이 있어도 자리 잡기 편하고요.
건강식이나 저속노화 식단을 챙기는 분들도
꾸준히 찾는 곳이에요.
성수동에서 이 조건을 맞추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잖아요.
기념일이나 접대 자리라면 코스 쪽이 어울려요.
룸을 잡을 수 있고
두부 하나로 이렇게까지 차려낸다는 게
이야깃거리가 되어주거든요.

혼밥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예요.
정식 메뉴가 잘 갖춰져 있어서
근처 직장인들이 혼자 와서 먹고 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요.
정리하면
두부 하나로 상을 차리는 집을 성수동에서 찾는다면
지금은 사실상 이 집이 답에 가까워요.
직접 만든 손두부라는 재료의 힘이 분명하고,
정식 12,000원부터 코스 55,000원까지
폭이 넓어서 상황에 맞춰 고르기 좋답니다.
대신 강렬한 맛을 기대하고 가시면
아쉬울 수 있다는 점,
코스는 당일 예약이 안 된다는 점,
주차가 마땅치 않다는 점 세 가지는
꼭 챙겨두고 가시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그런데 맛도 챙겨서 한 끼 먹고 싶은 날이라면
성수동에서 오래 버텨온 이유가 있는 집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