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감자옹심이를 검색하면 감나무집, 신토불이, 감자바우 같은 이름이 나란히 나와요.
그중 중앙시장 골목 안쪽에 있는 감나무집은 긴 줄 때문에 포기하고 돌아서는 사람이 유독 많은 집이고요.
문 여는 시간이 짧아서 그렇습니다.
한 그릇 12,000원, 메뉴는 사실상 하나.
가격만 보면 저렴하진 않은데, 양과 재료를 보면 납득이 되는 정도예요.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을 순서대로 짚어볼게요.

하루 4시간만 여는 집
영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예요.
라스트오더는 1시 30분이고요.
정기 휴무는 매주 목요일.
여기에 재료가 떨어지면 시간과 상관없이 문을 닫습니다.
옹심이 반죽을 감자 갈아서 만드는 집이라 하루에 낼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점심 장사만 하고 끝내는 구조고요.
2시까지라고 적혀 있어도 1시 넘어가면 재료 소진으로 웨이팅을 아예 안 받는 날이 생기는 편입니다.
문 앞 안내와 지도 앱 정보가 조금씩 다르게 적혀 있기도 해서, 마감 시간에 가까울수록 전화를 한 번 넣어보는 쪽이 확실해요.
전화는 033-633-2306.
한동안은 저녁까지 열고 브레이크타임을 두던 시절도 있었어요.
휴무일도 화요일이었고요.
지금은 점심만, 목요일 휴무로 정리된 상태입니다.
오래된 후기를 보고 오후에 찾아갔다가 헛걸음하는 경우가 여기서 나와요.

오픈런 시간표
가장 확실한 건 오픈 20분 전 도착이에요.
9시 40분쯤 가면 앞에 한두 팀 있는 정도고, 10시 정각에 바로 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픈 10분 만인 10시 10분쯤이면 테이블이 다 찹니다.
그 뒤로는 줄이 생기는데, 평일은 10분에서 30분 안쪽이 보통이에요.
주말은 30분에서 1시간까지 봐야 하고요.
5월처럼 가족 단위 손님이 몰리는 시기에는 11시 반에 도착해 한 시간 기다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번호표는 없어요.
가게 앞과 맞은편에 빨간 의자를 놓아둔 대기 공간이 있고, 거기 앉은 순서대로 들어갑니다.
순서가 눈으로만 정해지는 방식이라 앞뒤 손님을 한 번씩 확인해두는 게 좋아요.
여름에는 그 자리가 그늘이 거의 없어서 꽤 덥고요.
오픈런이 어려우면 반대로 1시 언저리를 노리는 방법도 있어요.
다만 이때는 재료가 먼저 떨어질 수 있어서, 확실한 쪽은 아침입니다.

줄이 빨리 빠지는 이유
줄 길이만 보고 놀라서 돌아설 필요는 없어요.
메뉴가 하나뿐이고 술이나 음료를 아예 팔지 않아서 회전이 정말 빠릅니다.
주문하면 1분에서 5분 안에 그릇이 나오고요.
먹는 시간도 길지 않아서 열 팀 넘게 서 있어도 30분 안에 들어가는 날이 많아요.
테이블 정리 방식도 한몫합니다.
테이블마다 비닐을 여러 겹 깔아두고, 손님이 나가면 그릇 치우고 맨 위 비닐 한 장만 걷어내면 끝나요.
장사 잘되는 시장 밥집 특유의 방식이죠.

뚝배기 하나에 나오는 옹심이
감자옹심이는 1인분씩 따로 나오지 않아요.
주문한 인원수만큼 커다란 항아리 같은 뚝배기에 한 번에 담겨 나오고, 각자 앞접시에 덜어 먹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양이 적어 보이는데 실제로는 2인분을 3명이 나눠 먹어도 될 만큼 넉넉한 편이에요.

국물은 감자 전분이 풀려서 걸쭉해요.
계란이 부드럽게 풀어져 있고, 위에는 김가루와 깨가 덮여 있고요.
간은 슴슴합니다.
싱겁게 먹는 사람도 싱겁다고 느낄 정도라, 자극적인 국물을 기대하고 가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아침이나 해장으로 먹기 좋은 간인 셈.
속에는 옹심이 말고도 짧게 자른 칼국수 면이 조금 섞여 있어요.
팽이버섯과 표고버섯, 애호박, 얇게 썬 감자도 들어가고요.
봄에는 냉이가 들어가는 날이 있는데 계절에 따라 빠지기도 합니다.
버섯 향이 은근하게 올라오는 게 이 집 국물의 특징이에요.

옹심이 식감이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든 부분이죠.
떡처럼 늘어나는 쫄깃함이 아니라 씹으면 툭툭 끊어지는 쪽이에요.
감자를 갈아 녹말을 걸러 반죽하다 보니 겉은 쫀득한데 속은 살짝 서걱하게 씹힙니다.
뇨끼에 거친 가루를 섞은 것 같은 질감.
이가 좋지 않은 어르신도 편하게 드실 수 있는 정도예요.

들깨가루와 청양고추
테이블마다 들깨가루가 놓여 있어요.
반은 이걸 넣으라고 있는 자리입니다.
그냥 먹다가 들깨를 한 숟갈 넣으면 국물이 훨씬 고소하고 진해져요.

기본 반찬으로 다진 청양고추도 함께 나옵니다.
이건 꽤 매워요.
넣으면 국물이 칼칼해지면서 걸쭉한 느낌이 정리되는데, 매운 걸 못 먹으면 아예 빼는 쪽이 낫습니다.
앞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이라 조합을 바꿔가며 먹을 수 있어요.
한 번은 들깨만, 한 번은 고추만, 한 번은 김치를 올려서.
슴슴한 국물이 물릴 때쯤 바꿔주면 끝까지 먹기 편해요.

열무김치와 깍두기
밑반찬은 열무김치와 깍두기 두 가지예요.
고춧가루까지 국내산으로 쓴다고 붙여둔 집이고, 이 반찬을 옹심이보다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열무김치는 싱거워 보이는데 슴슴한 국물이랑 잘 맞고, 깍두기는 새콤하게 익은 쪽이에요.
처음 나올 때 양이 적은 편이라 리필을 부르게 됩니다.
말하면 새로 담아다 주시고요.
다만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리필이 늦게 오기도 하고, 김치가 지나치게 시어 있는 날도 가끔 있어요.

혼자 가도 되는지
메뉴판에는 2인분 이상 주문이라고 적혀 있어요.
그런데 혼자 온 손님한테는 1인분으로 안내해주는 편입니다.
2인 이상 강제로 시키게 하는 집은 아니고, 혼자 4인 테이블에 앉아 먹는 손님도 흔해요.
다만 이 부분은 그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혼밥이 목적이면 문 앞에서 한 번 물어보고 줄에 서는 편이 나아요.
2인이 갔다면 옹심이 2인분이 가장 무난한 주문이에요.
포장은 안 됩니다.
남은 것도 싸주지 않고요.
또 하나, 물과 수저는 셀프예요.
가게 중앙에 정수기와 수저통이 있어서 앉은 다음 직접 챙기면 됩니다.

오징어순대는 운이 필요해요
메뉴는 감자옹심이와 오징어순대 둘인데, 실제로는 단일 메뉴에 가까워요.
오징어순대는 28,000원에 2인 기준으로 나가고, 재료 사정으로 못 파는 날이 잦습니다.
오징어 금어기에는 아예 준비가 안 되고, 여는 날에도 1시쯤이면 소진되는 경우가 많고요.
먹어보고 싶으면 오픈 시간에 맞춰 가야 합니다.
그게 아니면 오징어순대는 중앙시장 안 튀김 골목에서 부쳐주는 쪽을 먹게 되는 셈.
주차와 결제
가게 전용 주차장은 없어요.
시장 골목 안이라 차 한 대 겨우 댈 자리뿐이고, 그마저 편하게 댈 만한 자리는 아닙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공영주차장에 대고 걸어오는 게 정답이에요.
내비게이션도 가게 이름 대신 중앙시장 주차장을 찍는 쪽이 낫습니다.
공영주차장 요금은 30분 이내 300원부터 시작해요.
하루 종일 세워둬도 6,000원 정도.
그리고 이 집에서 식사하면 30분 무료 주차권을 줍니다.
계산할 때 말하지 않으면 그냥 나오게 되니 챙기세요.
주차장에서 가게까지는 걸어서 7분에서 10분 정도예요.
어물전 골목을 지나 다음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옵니다.
큰 간판이 있는 집은 아니라서, 줄 서 있는 사람들이 사실상 표지판 역할을 해요.
결제는 카드와 현금 모두 되고 제로페이도 받습니다.
30년 넘게 한 자리
가게 벽에는 오래된 잡지 스크랩과 방송 출연 사진이 붙어 있어요.
1990년대 지면부터 있으니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장사한 집인 게 눈으로 보이고요.
MBC, SBS, KBS 프로그램에 여러 번 나왔고, 블루리본서베이 2024 스티커와 식신 추천 스티커도 입구에 붙어 있습니다.
배우 최지우가 다녀간 사진도 그 벽에 있어요.


값도 그 시간만큼 움직였습니다.
한동안 1인분 10,000원이었는데 2024년에 12,000원으로 올랐어요.
오래 다닌 손님 기준으로는 예전만큼 녹진하진 않아요.
다만 손님 절반가량이 속초 사람인 건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아쉬운 점
테이블 간격이 좁아요.
만석일 때는 옆자리와 어깨가 닿을 만큼 붙어 앉게 됩니다.
조용히 먹고 싶은 자리와는 거리가 있어요.
화장실도 넉넉한 편이 아니라 몸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불편할 수 있고요.
포장이 안 되는 것, 물과 수저를 직접 챙겨야 하는 것도 사람에 따라 아쉬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맛에 대해서도 호불호는 나눠져요.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면 밍밍하다고 느낄 수 있고, 김가루 향이 강해서 감자 맛이 가린다는 쪽도 있습니다.
줄까지 서서 먹을 맛이냐고 물으면, 30분 안쪽이면 그럴 만하고 한 시간이면 다른 옹심이집을 찾아보라는 정도가 솔직한 답이에요.

어떤 자리에 어울리는지
아침 첫 끼로 가장 잘 맞는 집이에요.
10시에 문을 여니 속초 일정 첫 순서로 넣기 좋고, 국물이 순해서 전날 술이 남아 있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술을 안 마셔도 해장하는 기분이 드는 국물이죠.
어른을 모시고 가기에도 무난해요.
맵지 않고 부드러워서 연세 있는 분들이 편하게 드십니다.
반대로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뜨거운 국물이라 조금 식혀 먹어야 하고요.
먹고 나면 중앙시장이 바로 옆이라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만석닭강정과 막걸리 술빵, 단호박식혜가 다 같은 시장 안에 있어요.
술빵은 이 집 못지않게 줄이 길고요.

정리하면
문 여는 시간이 짧고 줄이 있는 대신, 그 값은 하는 집이에요.
옹심이 식감 하나만큼은 근처 어느 집과 비교해도 확실히 다르고, 양도 넉넉한 편이라서요.
9시 40분 도착과 30분 무료 주차권.
이 두 가지만 챙기면 나머지는 어렵지 않습니다.
슴슴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속초 갈 때마다 한 번씩 들르게 되는 곳이에요.
찾아가는 길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중앙시장로 110-8.
속초관광수산시장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어물전 골목을 지나 걸어서 7분에서 10분 거리예요.
속초고속버스터미널이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면 시내버스로 관광수산시장 입구에 내려 걸어 들어가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