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다운동에 가면 동네 사람들이 십 년, 이십 년씩 다닌다는 노포 고깃집이 하나 있어요.
바로 다운목살구이식당이에요.
저도 울산에 사는 지인이 “거기 한 번 가봐라, 후회 안 한다"고 어찌나 노래를 부르던지, 결국 주말에 큰맘 먹고 다녀왔어요.
메뉴라고는 목살구이랑 목살두루치기 딱 두 개에 된장찌개가 전부인데, 이 단출한 구성이 오히려 더 믿음이 가더라고요.

다운목살구이식당 가게 정보
- 주소: 울산광역시 중구 운곡안길 9 (지번: 다운동 520-7)
- 전화: 052-224-7979
- 영업시간: 11:30 ~ 21:30
- 휴무일: 매주 월요일
- 주차: 전용 주차장 없음 / 조금 걸어 올라가면 교회 주차장 이용 가능
- 기타: 단체 이용·포장 가능, 매장 내 화장실(남녀 분리)
골목 안쪽에 있는데도 큰길에서 노란 간판이 딱 보여서 찾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세월이 묻어나는 간판인데, 저는 오히려 그게 더 정겹더라고요.

가는 길과 주차
솔직히 미리 말씀드릴게요.
이 동네 주차는 조금 각오하셔야 해요.
가게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어서 골목 갓길에 세워야 하는데, 식사 시간엔 자리가 금방 차요.
저는 일요일 점심 지나서 갔더니 교회 차들까지 더해져서 한참 뺑뺑 돌았어요.
조금 걸어 올라가면 교회 주차장을 쓸 수 있고, 그것도 여의찮으면 도보 5분 거리의 신삼호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마음이 편해요.
저처럼 주말에 가시는 분들은 처음부터 공영주차장에 대는 게 속 편할 수도 있어요.

가게 안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어요.
외관만 보고 좁은 노포를 상상했는데, 4인 입식 테이블이 쭉 있고 안쪽으로도 자리가 많더라고요.
회식하는 단체 손님도 있고, 가족 단위 손님도 많았어요.
목살구이를 굽는 집이라 테이블마다 후드가 달려 있는데 관리가 깔끔했고, 옷에 냄새 밸까 걱정될 땐 앞치마도 챙겨주셔서 좋았어요.
기본 반찬부터 남달라요
자리에 앉으니 기본 찬을 먼저 쫙 깔아주시는데, 이게 그냥 구색 맞추기가 아니에요.
쌈채소에 마늘, 고추, 양파, 동치미, 푹 익은 묵은지에 장아찌가 세 종류나 나왔어요.

장아찌는 석남사에서 직접 가공한 국내산 농산물로 만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날은 깻잎, 호박, 매실 장아찌가 나왔는데, 매실장아찌가 살짝 달큰해서 칼칼한 두루치기랑 같이 먹으니 정말 잘 어울렸어요.
장아찌만 밥에 올려 먹어도 한 그릇 뚝딱일 정도라, 장아찌 전문점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어요.

묵은지는 쿰쿰한 냄새 하나 없이 시골 장독대에서 잘 익은 그 맛이었어요.
상추도 싱싱해서 쌈 싸 먹기 딱 좋았고요.

반찬만 쭉 깔려도 이미 한 상이 푸짐해서,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기대감이 확 올라갔어요.

목살구이 - 꼬들꼬들한 식감이 진짜예요
저는 욕심내서 목살구이랑 두루치기를 둘 다 시켰어요.
센스 있게 사장님이 인분을 딱딱 나눠주셔서, 목살구이부터 먼저 굽고 두루치기는 그다음에 맛볼 수 있었어요.

이 집 목살은 흔히 생각하는 퍽퍽한 목살이랑 완전히 달라요.
‘꼬들목살’이라고 부르는데, 지방이 살짝 섞여 있어서 씹을 때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퍼져요.
구멍 뚫린 무쇠 불판에 구우니까 불향도 제대로 입혀지고요.

삼겹살처럼 기름이 줄줄 나오는 게 아니라서 계속 먹어도 느끼하지 않았어요.
굵은 소금만 살짝 뿌려서 구운 다음 특제 소스에 찍어 먹으니 고기 맛이 확 살더라고요.
이 소스가 겨자 같은 색인데 맵지 않고 은근히 달큰해서 고기랑 정말 잘 맞았어요.
옆에서 김치까지 같이 구워주시는데, 잘 익은 김치를 불판에 올려 먹으니 그것도 별미였어요.
목살두루치기 - 진짜 밥도둑이에요
목살구이가 이 집 자랑이라면, 사실 더 유명한 건 목살두루치기예요.
주방에서 거의 다 조리해서 나오기 때문에 불에 살짝만 올려서 바로 먹으면 돼요.

목살, 양배추, 양파, 대파가 아낌없이 듬뿍 들어가 있고, 국물이 자박하게 있어서 끓이면서 졸여 먹으면 맛이 더 살아나요.

양념이 진짜 포인트예요.
빨간 양념이 강렬해 보여서 엄청 매울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후추 맛이 강하면서 칼칼한 쪽이에요.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맵진 않고, 단짠단짠하게 입에 착 붙는 맛이라 자꾸 손이 가요.

아까 기본 찬으로 나온 묵은지를 가위로 잘라서 두루치기에 같이 넣고 한소끔 끓이면 간이 딱 맞아요.
이건 현지인분들이 알려주는 팁이라는데, 정말 김치까지 양념에 익으니 더 깊은 맛이 났어요.

양념이 살짝 달다고 느껴지면 사장님께 칼칼하게 해달라고 미리 부탁드려도 돼요.
저는 기본으로 먹었는데도 충분히 칼칼하고 맛있었어요.

밥에 비벼 먹어야 완성이에요
처음 공기밥을 시키면 대접 그릇에 담아서 주시는데, 이게 비벼 먹으라는 사장님의 무언의 신호예요.

두루치기 건더기랑 국물을 듬뿍 올려서 슥슥 비벼 먹으면, 정말 한 그릇으로는 부족해요.

양념이 간이 센 편이라 비빌 때 비율만 잘 맞추면 돼요.
저는 밥에 비벼서 상추쌈에 싸 먹는 조합이 제일 좋았어요.
간이 딱 맞고 감칠맛이 폭발해서 밥그릇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네요.

추가 공기밥은 일반 공깃밥 그릇에 담아주시니 참고하세요.
숨은 주인공, 된장찌개
여기 와서 된장찌개를 안 시키면 진짜 후회해요.
가격도 2,000원밖에 안 하는데, 고깃집에서 흔히 보는 그 된장찌개가 절대 아니에요.

옛날에 할머니가 장독대 된장으로 끓여주시던 딱 그 구수한 맛이에요.
고기 한 점 먹고 된장찌개 한 숟가락 떠먹는 그 조합이 어찌나 좋던지, 솔직히 목살구이보다 된장찌개가 더 생각날 정도였어요.
구수한 향이 강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데, 저는 완전 극호였어요.

총평
가격이 예전보다 조금씩 오른 건 사실이에요.
목살구이도 두루치기도 14,000원이고 밥은 따로니까, 아주 저렴한 집이라고 하긴 어려워요.
그런데도 동네 사람들이 십 년 넘게 한결같이 찾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꼬들꼬들한 목살, 밥도둑 두루치기, 구수한 된장찌개에 정성스러운 반찬까지.
울산 중구 다운동 쪽으로 가실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들러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위치 / 찾아가는 길
다운사거리 골목 안에 있고, 큰길에서 노란 간판을 보고 들어오시면 돼요.
주차가 마땅치 않을 땐 도보 5분 거리 신삼호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