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기념일이나 특별한 저녁이 있을 때마다 한 번씩 가게 되는 일식당이 있어요.
바로 삼산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해바라기예요.
이번엔 마음 먹고 1인 9만 원짜리 오마카세 코스를 먹어보고 왔는데, 직접 다녀와서 느낀 점들을 자세히 적어볼게요.

위치와 기본 정보
해바라기는 울산 시외버스터미널 뒤편, 삼산동 먹자골목 안쪽에 있어요.
큰길에서 살짝 비껴 있어서 처음 가시는 분들은 내비게이션으로 주소 찍고 가시는 게 편해요.
멀리서도 해바라기 모양 간판이 노란빛으로 켜져 있어서 가까이만 가면 금방 보이더라고요.
- 주소: 울산광역시 남구 달삼로72번길 10 1층 해바라기
- 영업시간: 월-토 17:30-24:00 (라스트 오더 23:00)
- 정기휴무: 매주 일요일
- 전화번호: 0507-1323-4813

저는 캐치테이블로 미리 예약하고 갔어요.
인기 많은 집이라 평일 저녁이라도 예약 없이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캐치테이블로 예약하면 1인당 5천 원 할인이 들어가서, 9만 원 코스가 8만 5천 원으로 내려가요.
당일 예약도 운이 좋으면 가능하긴 한데, 룸 자리를 원하시면 일주일 전쯤 미리 잡으시는 걸 추천드려요.
주차는 가게 앞에 두세 자리 정도 있어요.
저는 운 좋게 한 자리 잡았는데, 만석일 땐 골목에 잠깐 대기 어려우니 근처 공영주차장이나 백화점 주차장 이용하시는 게 마음 편해요.
매장 분위기
들어가자마자 우드톤 인테리어와 살짝 어두운 조명이 분위기를 잡아줘요.
오마카세 집 특유의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이 좋더라고요.

자리는 크게 세 가지예요.
오픈주방 앞 다찌석, 일반 홀 테이블, 그리고 프라이빗 룸까지.
혼자나 둘이 가면 다찌석이 가장 재밌고, 4인 이상이거나 조용히 대화하고 싶을 땐 룸이 좋아요.

저는 이번에 룸으로 예약했는데, 룸 안에는 해바라기 액자도 걸려 있고 자리에 식기까지 미리 세팅되어 있어서 들어가자마자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오마카세 코스 후기
자리에 앉으면 기본 세팅으로 양배추 샐러드와 락교, 무절임, 오이절임 같은 절임 종류가 깔려 나와요.
양배추 위에 새콤한 소스가 살짝 뿌려져 있어서 처음 한 입 먹으면 입맛이 확 깨더라고요.

1. 차완무시와 감자 샐러드
첫 음식은 일본식 계란찜인 차완무시와 감자 샐러드예요.
계란찜 안에는 새우와 표고버섯, 은행이 들어 있고, 가쓰오부시 베이스의 깔끔한 국물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요.
간이 세지 않아서 부담 없이 시작하기 좋아요.
감자 샐러드도 포슬포슬하게 으깨서 오이랑 당근을 살짝 섞어줬는데, 전채로 한입 크기로 딱이더라고요.

2. 훈연 밀치 트러플 세비체
해바라기에서 가장 유명한 시그니처 메뉴예요.
참나무 껍질로 훈연한 흰살생선(이날은 밀치)에 트러플 소스와 야채를 곁들여서 먹는 코스인데, 뚜껑을 열면 안에서 훈연 연기가 화아악 올라와요.
직원분이 옆에서 직접 퍼포먼스 해주시는데 보는 재미가 정말 쏠쏠해요.

트러플 소스가 향이 강한 편이라 너무 많이 찍으면 짤 수 있어요.
저는 양배추 채를 살짝 올리고 소스도 조금만 곁들여서 먹었는데, 훈연 향과 트러플 향이 어우러져서 첫 메인 음식부터 완전히 반했어요.
3. 흰살생선 사이드
연이어 흰살생선 회를 한 접시 더 내주셨어요.
이번엔 트러플 소스 대신 게우(전복 내장) 소스를 곁들여 먹는데, 짭조름하면서 진한 바다 향이 회랑 잘 어울려요.

4. 장어구이와 아귀간 김부각
장어는 김 위에 한 토막씩 올려서 나와요.
아귀간(안키모)은 김부각 위에 살짝 얹어 한입에 먹는데, 평소에 아귀간 잘 안 드셔도 여기 건 비린 맛이 거의 없고 크리미해서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해요.

장어 양념은 너무 달지 않고 적당한 단짠이에요.
김에 싸서 한입에 쏙 넣으면 살살 녹아요.

5. 모듬 사시미
코스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듬 사시미예요.
참다랑어 뱃살과 등살, 연어, 광어, 도미, 잿방어 같은 계절 생선이 큼직하게 한 상 차려져 나와요.
회 두께가 두툼해서 한 점 한 점 씹는 식감이 정말 좋아요.

직원분이 어느 생선이 어떤 부위인지, 어떤 순서로 먹으면 좋은지 친절하게 알려주세요.
간장에 라임을 살짝 짜서 회 옆에 두면 감칠맛이 확 살아나는데, 알려주신 대로 따라 해보니 진짜 차이가 있더라고요.
6. 우니, 관자, 단새우, 감태
다음은 통영산 우니와 관자, 단새우 조합이에요.
얼음 위에 정갈하게 올려서 내주는데, 감태 위에 우니를 살짝 올리고 새우랑 같이 한입에 싸 먹으면 진짜 행복해요.
우니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코스만으로도 만족하실 것 같아요.

7. 초밥 모음
뒤이어 초밥이 한 접시 나오는데, 광어 초밥, 관자 초밥, 단새우, 참치 김초밥, 그리고 보리된장과 오이 조합이 같이 올라가 있어요.
이쯤 되면 슬슬 배가 부르기 시작하는데도 한 점씩 다 입에 넣게 되더라고요.

8. 전복 게우 소스 밥
찐 전복에 게우(전복 내장) 소스를 진하게 끼얹고 그 옆에 작은 밥 한 덩이를 같이 주세요.
소스를 밥에 살살 비벼서 전복과 함께 떠먹으면 진짜 그릇 바닥까지 박박 긁게 돼요.

9. 문어조림과 팥
이건 정말 신기한 조합이었어요.
부드럽게 조린 문어 위에 단팥을 얹어서 같이 먹는 건데, 처음엔 어울리려나 싶었는데 한입 먹어보니 의외로 잘 맞아요.
문어가 전혀 질기지 않고 입에서 슥슥 풀려서 가족분들도 다들 깜짝 놀라셨어요.

10. 멘치카츠와 새우튀김
이쯤 되면 회 위주로 먹다가 살짝 입맛 바꿔주는 튀김류가 나오는데, 멘치카츠는 안에 다진 고기와 치즈가 살짝 들어 있어서 겉바속촉이에요.

왕새우튀김도 함께 나와요.
크기가 손바닥만 한 새우라 머리부터 꼬리까지 야무지게 발라 먹게 되더라고요.

11. 열기 탕슉 (서비스)
이날은 가게에 열기가 좋은 게 들어왔다며 서비스로 열기 탕슉을 한 접시 내주셨어요.
바삭하게 튀긴 열기에 매콤달콤한 소스를 끼얹어서 나오는데, 회 위주로 먹다가 만나니까 입맛이 확 살아나요.
가게마다 그때그때 좋은 재료가 들어오면 이런 서프라이즈가 있는 것 같아요.

12. 후토마키
마무리 단계에 가까워지면 후토마키(일본식 굵은 김밥)가 나와요.
계란, 참치, 우엉, 단무지, 새우튀김 같은 재료가 빵빵하게 들어 있어서 한입에 쏙 넣어서 우걱우걱 씹어 먹는 게 제일 맛있어요.

13. 항정살 무 조림과 솥밥, 미소된장국
식사로는 항정살 간장 조림과 솥밥, 미소된장국이 나와요.
항정살 조림은 부드럽고 잡내 하나 없이 진한 간장 맛이라 한국인 입맛에 정말 잘 맞아요.
이날은 솥밥이 굴튀김이 올라간 굴 솥밥이었는데, 계절에 따라 갈치 솥밥이나 금태 솥밥, 연어 솥밥 등으로 바뀐다고 해요.

회 위주로 먹다가 마지막에 따뜻한 솥밥과 된장국으로 마무리하니까 속이 든든해지더라고요.
14. 디저트
진짜 마지막은 디저트예요.
이날은 바닐라 인절미 아이스크림이 나왔는데, 부드럽고 달달한 바닐라에 고소한 인절미 가루가 살짝 뿌려져 있어서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딱 좋아요.
계절에 따라 밤양갱 아이스크림이나 다른 디저트로 바뀌기도 한대요.

솔직한 총평
오마카세를 처음 가시는 분들에게도, 이미 여러 군데 다녀보신 분들에게도 무리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곳이에요.
1인 9만 원 코스 기준으로 메뉴 구성이 14가지 정도 되니까 양도 푸짐하고, 회뿐 아니라 튀김, 조림, 식사, 디저트까지 골고루 나와서 끝까지 지루하지 않아요.
직원분들이 메뉴 하나하나 친절히 설명해 주시고, 먹는 속도에 맞춰서 다음 음식을 내주시는 센스도 좋았어요.
음식이 너무 빨리 나온다 싶을 때 살짝 천천히 부탁드리면 그때부터 속도도 맞춰 주세요.
코스에 한두 시간 정도 여유 있게 잡고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렸는데, 천천히 먹어도 시간 압박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었어요.
기념일, 부모님 모시는 자리, 데이트, 친구 모임까지 다양한 용도로 다 잘 어울리는 곳이에요.
조용히 대화하면서 천천히 즐기고 싶다면 룸 예약을 꼭 미리 잡아두세요.
다음번엔 6만 원짜리 해바라기 코스도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저녁이었어요.
위치와 찾아가는 길
해바라기는 울산 남구 삼산동 먹자골목 안쪽, 시외버스터미널 뒤편에 있어요.
주차는 가게 앞에 두세 자리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