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삼계탕 얘기가 나오면 저는 늘 이 집부터 떠올려요.
남구 달동, 한전 맞은편에 있는 고궁삼계탕이에요.
사실 저는 이 집을 꽤 오래 다녔어요.
처음 따라간 게 학생 때 어른들 손에 이끌려서였으니까요.
그때만 해도 삼계탕 한 그릇이 만 원도 안 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서 37년째 영업 중인 백년가게가 됐더라고요.
세월이 이만큼 흘렀는데도 국물 맛이 거의 그대로라는 게
저한테는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고궁삼계탕 기본 정보
주소: 울산광역시 남구 돋질로 180 (달동, 한전 맞은편)
전화: 052-276-8144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 ~ 오후 9시 (라스트오더 20시 30분)
브레이크타임: 오후 2시 30분 ~ 4시 30분
휴무: 매월 첫째·셋째 일요일
주차: 건물 뒤 전용 주차장 (8대 정도)
문화예술회관 사거리, 남구청 근처라고 하면 울산 분들은 거의 다 아실 거예요.
참고로 맞은편 한전이 신정동에 있다 보니 신정동 맛집으로 아는 분도 많은데, 가게 주소는 달동(돋질로 180)이에요.
대로변이긴 한데 가게 자체는 조용한 골목 안쪽 느낌이라
회식이나 가족 외식으로도 부담이 없어요.
89년부터 한자리, 가격은 이렇게 변했어요
이 집은 1989년에 문을 열어서 지금은 2대째 이어오고 있어요.
울산에서 오래된 삼계탕집 하면 성남동 궁중삼계탕이랑 늘 같이 언급되던 곳인데,
몇 해 전 백년가게로도 선정됐더라고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옛날 가격은 삼계탕 한 그릇 9천 원이었어요.
그러다 한동안 1만 5천 원으로 쭉 유지됐는데,
올해 들어 1만 7천 원으로 올랐더라고요.
재료값 생각하면 그럴 만하다 싶으면서도,
오래 다닌 입장에선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전복삼계탕도 예전엔 2만 2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2만 6천 원이고,
옻삼계탕은 2만 2천 원이에요.
현재 메뉴 (1인 기준)
삼계탕 17,000원
옻삼계탕 22,000원
한방삼계탕 22,000원
전복삼계탕 26,000원
능이삼계탕 25,000원
전복죽 17,000원
더덕백숙 130,000원 (4인 기준)
능이백숙 150,000원 (4인 기준)
언젠가부터 무뼈닭발, 닭발편육 같은 메뉴도 새로 생겼더라고요.
예전엔 삼계탕이랑 전복죽만 하던 집이었는데
메뉴가 조금씩 늘어난 게 신기하기도 했어요.
가게가 한 번 싹 바뀌었어요
오래 다닌 사람 입장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매장 분위기예요.
예전엔 입구 들어서면 오른쪽에 좌식 자리가 있는,
딱 옛날 노포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몇 해 전에 한 번 싹 손을 봐서
지금은 훨씬 넓고 밝아졌어요.
주차장도 마찬가지예요.
건물 뒤쪽에 전용 주차장이 있는데
한동안 좀 애매했던 걸 새로 단장해서
지금은 드나들기가 훨씬 편해졌어요.
8대 정도 댈 수 있는데, 복날 같은 날엔 이마저도 금방 차요.
뒷문이 주차장이랑 바로 연결돼 있어서
저는 보통 뒤로 들어가는 편이에요.
맑은 국물, 이게 호불호가 갈려요

이 집 삼계탕의 가장 큰 특징은 국물이 맑다는 거예요.
요즘 유행하는, 곡물 갈아 넣어 뽀얗고 걸쭉한 그런 국물이 아니에요.
첫 입은 깔끔하고 담백한데 먹을수록 은은하게 진해지는 스타일이라
저는 매일 먹어도 안 질릴 것 같은 맛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솔직히 이건 사람마다 갈려요.
국물이 슴슴하다, 밍밍하다고 느끼는 분도 분명 있어요.
실제로 대추나 황기를 더 넣어 달라거나
소금으로 직접 간을 맞춰 드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진하고 자극적인 국물을 기대하고 가면 살짝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또 하나, 가게 들어서면 은은하게 한약재 향이 나요.
저는 이게 좋은데, 이 향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도 있으니
한약재 향에 예민하시면 참고하세요.

닭은 영계를 써서 크기가 아주 크진 않아요.
대신 살이 정말 부드러워서 젓가락으로도 쉽게 발라져요.
가슴살도 퍽퍽하지 않고요.
뚝배기는 마지막 한 숟갈까지 펄펄 끓을 만큼 뜨겁게 나오니
입천장 데지 않게 조심하세요.

닭 속에는 찹쌀밥이 빡빡하게 들어 있고
대추, 인삼, 밤, 은행까지 알차게 박혀 있어요.
저는 이 찹쌀밥 먹는 재미로 가는 것도 있어요.
반찬이랑 인삼주

기본 반찬은 배추김치, 깍두기, 오이, 양파, 고추, 마늘,
양배추샐러드, 그리고 메추리알이랑 닭똥집(근위)까지 나와요.
이 똥집이랑 메추리알은 제가 어릴 때부터 그대로라
볼 때마다 반갑더라고요.

특이하게 초밥처럼 뭉친 찰밥이 따로 한 접시 나와요.
처음 보면 이걸 어떻게 먹나 싶은데,
저는 똥집 한 점 올려 먹거나 국물에 살짝 적셔 먹어요.

김치는 사장님이 국내산 재료로 직접 담그시는데
짜거나 맵지 않고 깔끔해서 삼계탕이랑 잘 맞아요.
부족하면 셀프바에서 리필하면 되고,
예전엔 떨어지기 전에 알아서 채워주시기도 했어요.

그리고 이 집 시그니처처럼 작은 호리병에 담긴 인삼주가 나와요.
혼자 가도 챙겨주세요.
향이 세지 않아서 술 약한 분도 한 모금 정도는 무난하고,
저는 식전에 한 잔 마시면 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라 좋아하더라고요.
다만 인삼주는 추가하면 한 병에 2천 원 받아요.
식사 끝나고 카운터 쪽에 수정과랑 커피가 셀프로 준비돼 있으니
입가심으로 한 잔 드시면 개운해요.
옻삼계탕이랑 전복삼계탕은

여럿이 가면 저는 기본 삼계탕이랑 옻삼계탕을 같이 시켜서 나눠 먹어요.
옻삼계탕은 국물 색부터 진한 갈색이라 확 달라 보이는데,
옻 향이 잘 배어 있어서 또 다른 맛이에요.
전복삼계탕은 비주얼은 확실히 좋아요.
다만 기본 삼계탕에 전복 올라가고 만 원 가까이 비싸지는 거라
가성비만 보면 저는 기본 삼계탕에 한 표예요.
특별한 날, 손님 모시고 갈 때 한 번씩 시키는 정도예요.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점
밥때, 특히 점심시간엔 현지 주민이랑 직장인들로 꽤 붐벼요.
복날엔 말할 것도 없이 웨이팅이 생기는데,
이럴 땐 카운터 앞 화이트보드에 이름을 적어두면
순서대로 전화를 주세요.
한산하게 먹고 싶으면 점심 피크를 살짝 비켜 가는 걸 추천해요.
아기 의자랑 범보 의자도 갖춰져 있어서
아이 데리고 가기에도 괜찮아요.
다만 유모차 끌고 들어가기엔 통로가 조금 좁게 느껴질 수 있어요.
총평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맛집은 아니에요.
오히려 그 반대예요.
맑고 담백한 국물에, 부드러운 닭, 직접 담근 김치.
요란하지 않게 기본에 충실한 집이에요.
가격이 조금씩 오른 건 아쉽지만
37년째 한자리에서 이 맛을 지켜온 걸 생각하면 납득이 가요.
저는 몸이 처지거나 어른들 모시고 조용히 한 끼 하고 싶을 때
앞으로도 계속 찾을 것 같아요.
진하고 걸쭉한 국물을 좋아하신다면 취향이 안 맞을 수도 있지만,
담백한 전통 삼계탕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해요.
위치 / 찾아가는 길
울산 남구 돋질로 180, 한전 맞은편이에요.
문화예술회관 사거리, 남구청 근처라 찾기 어렵지 않아요.
자차로 가면 건물 뒤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뒷문이 주차장과 바로 연결돼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