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게장을 먹겠다고 마음먹으면 결국 몇 곳으로 좁혀지는데, 그중 가장 규모가 큰 집입니다.
게장 맛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게 두 가지 있어요.
무한리필이라는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그리고 웨이팅이 아니라 접수 시각이 관건이라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모르고 가면 헛걸음하거나 기대가 어긋나기 쉽습니다.

가게 정보부터 정리
주소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봉산2로 36입니다.
영업시간은 매일 10:00-21:00이고, 브레이크타임이 15:00-17:00으로 두 시간 있습니다.
라스트오더는 20:00이에요.
휴무 없이 연중무휴로 돌아갑니다.
전화는 061-644-0003입니다.
지도 앱에 따라 마감을 21:30으로 표기하는 곳도 있는데, 실제로는 21:00 마감에 20:00 라스트오더로 운영됩니다.
브레이크타임 두 시간이 생각보다 크게 걸립니다.
점심을 놓치면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문이 닫히기 때문에, 여수 일정이 통째로 어그러지는 일이 흔해요.
일정을 짤 때 이 두 시간을 먼저 표시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웨이팅보다 중요한 접수 시각
이 집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느긋하게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겁니다.
점심 타임 웨이팅은 12시 30분 무렵이면 접수 자체가 마감됩니다.
저녁도 18시 언저리면 같은 일이 반복돼요.
가게 앞에 줄이 안 보여서 들어갔다가 마감 안내를 받고 나오는 풍경이 이 집에서는 일상입니다.
대기 규모는 주말 기준으로 오전 11시에 20팀 안팎, 11시 40분이면 40팀 선까지 올라갑니다.
브레이크타임이 끝나기 전인 오후 3시 40분 무렵에는 저녁 대기가 65팀까지 쌓이기도 해요.
숫자만 보면 아득한데 빠지는 속도도 그만큼 빠릅니다.
매장이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고 한 번에 50팀가량이 앉을 수 있어서, 5시에 저녁 문이 열리면 10분 안에 앞 순번이 우수수 사라집니다.
앞에 65팀을 두고도 10분 만에 호출을 받는 일이 생기는 이유예요.

원격 줄서기는 캐치테이블로 돌아갑니다.
핵심은 접수창이 하루에 두 번 열린다는 점이에요.
점심 타임은 오전 11시가 지나야 열리고, 10시부터 앱을 두드려도 잡히지 않습니다.
저녁 타임은 브레이크타임이 시작되는 오후 3시에 맞춰 열려요.
그래서 점심은 11시, 저녁은 3시에 앱을 켜서 걸어두면 됩니다.
가게 앞까지 갈 필요가 없어요.
순서 미루기도 되기 때문에 일찍 걸어두고 이동하면서 상황을 보며 미루는 쪽이 편리합니다.
실제로 미루는 사람이 많아서 줄이 예상보다 빨리 줄어드는 날도 있어요.
다만 호출을 받고 시간 안에 도착하지 않으면 대기가 취소될 수 있으니 이 점은 확인해주세요.
평일 저녁 5시 언저리나 일요일 늦은 저녁에는 줄 없이 바로 앉는 날도 있습니다.
대기가 아예 없는 시간대가 없지는 않아요.
메뉴와 2인 기준 금액
대표 메뉴는 꽃게정식으로 1인 35,000원입니다.
2인이면 70,000원이 기본이 되는 셈이에요.
왕꽃게정식은 1인 45,000원인데, 대왕꽃게를 매일 한정 수량만 준비하기 때문에 늦은 시간대에는 소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갈치조림정식은 1인 23,000원이고 2인부터 주문됩니다.
꽃게탕도 1인 35,000원으로 2인부터예요.
게를 못 먹는 아이를 위한 수제 돈가스가 7,000원에 따로 있습니다.

추가 메뉴로 간장꽃게장 한 마리 23,000원, 왕간장꽃게장 한 마리 30,000원, 양념꽃게장 20,000원이 있어요.
전복장은 한 마리 5,000원, 새우장은 다섯 마리 5,000원, 갈치조림은 15,000원입니다.
꽃게정식을 시키면 1인당 간장꽃게장 한 마리와 새우장 한 마리가 나오고, 양념꽃게장이 서비스로 붙습니다.
여기에 꽃게 된장탕과 게튀김, 불고기, 갓김치까지 한 상으로 깔려요.
상차림은 대기가 밀린 날에도 빠르게 나오는 편이라 식사 자체는 한 시간 남짓이면 넉넉합니다.

간장꽃게장
간을 세게 밀지 않는 쪽입니다.
게장이라고 하면 짠맛부터 떠올리게 되는데, 여기는 짠맛이 앞에 서지 않아요.
그래서 게살 본래의 단맛이 먼저 올라오고 비린 기운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서해식 간장게장의 진한 간을 기대하고 오면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반대로 게장이 부담스러웠던 사람에게는 이 지점이 문턱을 낮춰줍니다.
수율이 좋은 편이에요.
비닐장갑을 끼고 몸통을 지그시 누르면 살이 밀려 나오고, 다리 끝까지 살이 차 있어서 버리는 부분이 적습니다.
배딱지 쪽 내장도 제법 실하게 들어 있어요.

가장 마지막까지 남겨두게 되는 건 게딱지입니다.
알과 내장이 붙은 딱지에 밥을 넣고 꽃게 된장탕 국물을 한 숟갈 떨어뜨려 비비면 간이 딱 맞아떨어져요.
여기에 김까지 싸면 기본으로 나오는 밥 한 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밥 양이 애초에 많은 편인데도 공깃밥을 추가하는 손님이 많습니다.
양념꽃게장
서비스로 나오지만 존재감이 작지 않습니다.
매콤하면서 달짝지근한 쪽이라 짭짤한 간장게장과 번갈아 먹기 좋아요.
양념 자체는 꽤 매운 편이라 매운맛에 약하다면 속도를 조절하는 편이 낫습니다.

양이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1인당 반 마리에서 한 마리 정도 나오고, 다리 두세 개 수준으로 나오는 날도 있어요.
양념게장을 더 좋아한다고 미리 말하면 간장과 양념 비율을 조절해주기도 합니다.
돌게장과 셀프바
상호에 붙은 꽃게와 돌게가 이 집의 구조를 그대로 말해줍니다.
꽃게는 상에 오르고 돌게는 셀프바에 놓여요.
셀프바에는 돌게장이 간장과 양념 두 가지로 준비되어 있고 무한리필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리필되는 쪽은 돌게장뿐이에요.
메인인 간장꽃게장은 정해진 마릿수만 나오고 추가되지 않습니다.
무한리필이라는 말만 믿고 꽃게장을 원 없이 먹는 그림을 그리면 자리에 앉아서 당황하게 돼요.
장은 꽃게장과 같은 것을 쓰기 때문에 맛의 결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는 게 자체에 있어요.
돌게는 성인 주먹보다 작고 껍질이 확연히 단단합니다.
꽃게처럼 눌러서 살이 밀려 나오지 않고 집게발이나 몸통을 깨서 발라내야 해요.
살의 양도 꽃게에 비하면 확실히 적습니다.
그래서 돌게장은 호불호가 뚜렷합니다.
껍질이 딱딱해서 이가 약한 분에게는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집게발이 큰 놈을 골라 깨 먹는 요령을 아는 쪽에는 무한리필이 진짜 무기가 되지만, 발라 먹는 수고가 귀찮은 쪽에는 서비스 반찬 이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1인 35,000원이라는 가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사실상 여기서 결정됩니다.
셀프바에는 돌게장 외에도 밑반찬과 샐러드, 황도, 어묵이 있습니다.
어묵은 의외의 복병이라 한 그릇만 뜨려다 두 번 가게 돼요.
게등딱지도 따로 놓여 있어서 밥을 비벼 먹을 딱지가 모자랄 일은 없습니다.

꽃게 된장탕과 갓김치
이 집 꽃게탕은 맑은 탕이 아니라 된장을 푼 국물입니다.
게에서 우러난 맛이 된장과 붙으면서 새우탕 비슷한 감칠맛이 돌아요.
처음 나왔을 때는 국물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약불에 계속 올려두고 졸일수록 진해집니다.
조금 더 끓여서 드시는 편이 낫습니다.
갓김치는 갓의 본고장인 여수답게 이 상에서 조연 이상을 합니다.
갓김치를 장아찌로 담근 것도 함께 나오는데, 게장의 짠맛과 불고기의 단맛 사이에서 입을 정리해주는 역할이에요.
갓피클도 있어서 식사 후에 따로 구매해가는 손님이 있을 정도입니다.

분위기와 서비스
관광지의 대형 식당이면 친절을 기대하지 않게 되는데, 이 집은 그 예상을 비껴갑니다.
손님이 꽉 찬 날에도 직원 응대가 차분한 편이고, 수시로 돌면서 빈 그릇을 치워줘요.
빈 테이블이 있어도 무리하게 한꺼번에 넣지 않고 서빙이 감당되는 흐름에 맞춰 안내하는 방식이라, 사람이 많아도 상이 어수선해지지 않습니다.
매장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고 테이블 간격이 넉넉합니다.
룸 형태 자리도 있어서 단체나 어른들 모시고 오는 팀이 자주 보여요.
대기 공간은 2층 안쪽에 따로 있고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꽃 장식을 해둔 자리가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사진을 찍는 손님이 많아요.
유아의자가 있고 화장실에 기저귀교환대까지 있어서 아이를 데려온 손님도 흔합니다.
이 집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의외로 화장실입니다.
일회용 칫솔과 치약, 가글, 핸드크림이 놓여 있어요.
게장을 먹고 곧장 다음 일정으로 움직여야 하는 여행객 사정을 아는 배치입니다.
다만 화장실이 넓은 편은 아니라 양치하는 사람이 몰리면 복잡해지니 참고해주세요.
1박 2일과 홍김동전, 전현무계획 같은 방송에 나온 뒤로 여수 3대 게장으로 묶여 불리는 집이 됐습니다.
그만큼 대기가 길어진 것도 사실이에요.
주차와 포장, 택배
주차는 이 규모의 관광지 식당치고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가게 옆과 뒤로 주차장이 이어져 있고 100대 정도가 들어가요.
붐빌 때는 주차요원이 나와서 자리를 안내해줍니다.
간편결제와 제로페이가 되고, 카드 결제는 당연히 됩니다.
1층에는 포장과 택배 접수를 받는 판매장이 따로 있습니다.
프리미엄 간장꽃게장, 돌게장, 새우장, 전복장, 명란젓 같은 것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프리미엄 간장꽃게장은 2.1kg 세 마리에 80,000원이고, 5만원 이상이면 무료로 배송해줍니다.
아이스박스에 담아 들기 편하게 포장해주고, 토요일에 접수하면 월요일에 도착하는 정도예요.
차에 싣고 다니기 곤란한 일정이라면 집으로 부쳐두는 쪽이 낫습니다.
같은 층에 꽃돌카페가 붙어 있어서 커피나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하기에도 좋습니다.
마무리
게장 입문자에게 권하기 좋은 집입니다.
비린 기운이 없고 간이 세지 않아서 게장이 부담스러웠던 사람도 넘어갈 만해요.
반대로 짭짤하고 진한 옛날식 간장게장을 찾는다면 이 집은 답이 아닙니다.
아쉬운 점도 분명합니다.
1인 35,000원에 꽃게 한 마리라는 가격은 선뜻 싸다고 하기 어렵고, 가성비를 두고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꽃게 된장탕과 불고기 같은 곁들임은 게장만큼의 인상을 남기지는 못합니다.
돌게장 셀프바를 부지런히 쓰는 사람일수록 값을 뽑아 가고, 그 수고가 귀찮은 사람일수록 비싸게 느끼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다시 찾게 되는 집인 이유는 안정감입니다.
손님이 몰리는 날에도 게 상태가 흔들리지 않고 상이 빨리 나오며 응대가 무너지지 않아요.
여수 여행의 첫 끼처럼 실패하면 곤란한 자리에서 특히 값을 합니다.
캐치테이블로 미리 걸 수 있다면 가고, 현장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브레이크타임 직후인 5시를 노리는 편이 낫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정오에 도착하는 선택만 피하면 되는 집이에요.
위치와 찾아가는 길
여수 봉산동에 있습니다.
여수엑스포역이나 여수공항에서 택시로 접근하기 어렵지 않고, 돌산대교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어서 오동도나 돌산 방향 일정과 묶기 좋습니다.
자차라면 주차장이 넓어서 부담이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