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에 있는 대왕암공원에 다녀왔어요.
날씨 좋은 날 바다 보면서 걷기 딱 좋은 곳이라는 얘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막상 걸어보니 소나무 숲, 출렁다리, 기암괴석 해안선까지 한자리에서 다 볼 수 있어서 반나절이 훌쩍 갔어요.
대왕암공원은 2025·2026 한국 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린 울산 대표 여행지예요.
출렁다리가 생긴 뒤로는 관광버스도 많이 오고 외국인 여행객도 부쩍 늘었더라고요.

대왕암공원 기본 정보
본격적인 후기 전에 제가 직접 확인한 정보부터 정리해 둘게요.
공원 자체는 입장료가 없고 24시간 개방이지만, 출렁다리와 주차장은 운영시간이 따로 있으니 미리 보고 가시면 좋아요.
- 주소: 울산광역시 동구 등대로 95 (지번: 울산 동구 일산동 911-1, 대왕암공원 주차장)
- 공원 입장료: 무료
- 공원 개방: 연중무휴, 24시간 개방
- 출렁다리 운영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입장 마감 오후 5시 40분), 매월 둘째 주 화요일·명절 당일 휴무
- 주차장 운영시간: 매일 오전 10시 ~ 오후 7시
- 주차요금: 처음 20분 이내 무료, 20~30분 500원, 이후 10분 단위로 추가(10분 200원·1시간 1,000원 식), 1일 주차요금 10,000원
- 문의: 052-209-3738
주차는 공원 앞 야외 주차장이 가장 가깝지만, 주말이나 봄가을 성수기엔 금방 만차가 돼요.
저도 한 바퀴 돌다가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자리가 없으면 조금 떨어진 타워 주차장을 이용하면 돼요.
정산은 무인 정산기에서 미리 계산하고 나오면 출차가 훨씬 편하답니다.
입구 송림길부터 천천히
주차하고 공원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소나무 숲이 시작돼요.
수령 100년이 넘은 아름드리 해송이 1만 5천 그루나 있다는데, 그늘이 깊어서 한여름에도 걷기 좋아요.
입구에서 울기등대까지 600m 정도 이어지는 이 송림길이 대왕암공원의 첫인상이에요.

소나무 향이 진하게 나는데, 바다 냄새랑 섞여서 진짜 힐링이 따로 없어요.
계절마다 피는 꽃도 달라서, 봄엔 벚꽃, 초여름엔 수국, 한여름 8월엔 곰솔 아래로 보라색 맥문동이 군락으로 피어난대요.
제가 갔을 땐 수국이 막 피기 시작할 때라 분홍빛 꽃송이가 곳곳에 보였어요.

산책로가 평탄하게 잘 정비돼 있어서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다닐 수 있는 무장애길 구간이 있어요.
나이 드신 부모님이랑 같이 가도 부담 없겠더라고요.
아이랑 간다면 미르놀이터
입구 쪽에 미르놀이터라고 용을 형상화한 놀이터가 있어요.
거대한 용이 사실은 대형 미끄럼틀인데, 계단이랑 그물로 올라가서 양쪽 수염으로 내려오는 구조예요.
바다를 향해 미끄러지는 짚라인도 있어서 아이들한테 인기가 정말 많더라고요.

모래놀이터에 공룡알 모형도 있고, 소나무 사이에 모험 밧줄 체험장도 있어서 아이들이 한참을 놀아요.
가족 단위로 오면 여기서만 시간이 훌쩍 가니까 일정 넉넉하게 잡으시는 걸 추천해요.
대왕암공원의 하이라이트, 303m 출렁다리
대왕암공원 하면 역시 출렁다리죠.
바다 위에 놓인 출렁다리로는 국내 최장이라고 하는데, 길이 303m에 높이 42.55m예요.
중간 지지대 없이 한 번에 이어지는 무주탑 현수교라서 걸을 때마다 정말 출렁출렁해요.

여기서 꼭 알아두셔야 할 게, 출렁다리는 일방통행이에요.
입구에서 대왕암 방향으로만 건널 수 있고, 한 번 올라가면 무서워도 되돌아 나올 수 없어요.
그러니까 고소공포증 있으신 분들은 마음 단단히 먹고 올라가셔야 해요.

바닥이 철망처럼 뚫려 있어서 발밑으로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보여요.
그게 더 아찔하긴 한데, 막상 앞만 보고 걸으면 생각보다 괜찮아요.
다리 위에서 뒤돌아보면 일산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풍경이 정말 시원해요.
바닷바람이 워낙 세서 모자나 양산은 날아갈 수 있으니 조심하시고요.

전설바위길 따라 걷는 해안 산책로
출렁다리를 건너면 대왕암 방향으로 해안 산책로가 이어져요.
전설바위길이라고 부르는 이 코스가 제일 볼거리가 많아요.
나무데크를 따라 걸으면 이름마다 사연이 있는 기암괴석들을 차례로 만나게 돼요.

왼쪽으로는 탁 트인 동해, 오른쪽으로는 울창한 송림이 계속 이어져서 눈이 호강해요.
바위 사이로 보이는 바다색이 어찌나 맑은지,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면 물고기가 보일 정도예요.

용굴은 옛날 청룡 한 마리가 뱃길을 어지럽히자 동해 용왕이 굴 속에 가둬버렸다는 전설이 있는 천연 동굴이에요.
할미바위는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할머니 뒷모습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고요.
탕건암은 갓 속에 쓰는 탕건을 닮았다고 해서 탕건암이래요.

바위마다 앞에 안내판이 있어서 어떤 바위인지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다만 흙길이랑 바위 구간이 섞여 있고 오르내림도 있어서, 꼭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를 신고 가세요.
구두나 샌들로는 좀 힘든 코스예요.

붉은빛 도는 바위가 짙푸른 동해랑 묘하게 대비되는데, 그 색감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중간중간 벤치도 잘 놓여 있어서 걷다가 바다멍하기에도 좋아요.

소원탑처럼 돌을 쌓아 올린 곳도 있어요.
바닷바람에도 무너지지 않고 사람들의 소원이 차곡차곡 쌓여 있더라고요.

포토존과 대왕암
해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곳곳에 포토존이 있어요.
소나무 한 그루가 바다를 향해 휘어진 자리도 인기가 많고요.

‘대왕암의 빛’이라는 달 모양 조형물 앞도 기념사진 찍기 좋은 자리예요.
울기등대에서 정면으로 대왕암이 보이는 포토존도 있으니 잠깐 멈춰서 한 장 남기고 가세요.

드디어 만난 대왕암이에요.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호국용이 되어 이 바위 아래 잠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에요.
용이 잠긴 바위 밑에는 지금도 해초가 자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함께 내려온대요.

전설을 알고 보니까 그냥 바위가 아니라 뭔가 장엄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탁 트인 바다 풍경에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어요.

대왕암 본체는 육지에서 다리(대왕교)로 건너갈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바위 위까지 올라가 볼 수 있어요.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동해 파노라마가 이 코스의 절정이에요.

대왕암 북쪽으로는 민섬, 탕건암 같은 크고 작은 섬이 데크길로 이어져 있어요.
섬 사이사이 벤치가 잘 놓여 있어서 잠깐 앉아 쉬어가기 좋아요.

울기등대와 돌아오는 길
나가는 길은 울기등대 쪽으로 돌아 나오면 처음 갈래길이 다시 나와요.
울기등대는 1906년에 세워진 하얀 등대인데, 포토존으로도 인기예요.

봄에는 등대 근처에 유채꽃이 노랗게 피어서 사진 찍기 좋아요.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니까 언제 가도 볼거리가 있는 게 대왕암공원의 매력이에요.

대왕암까지 곧장 갔다 오면 30분 정도, 출렁다리 건너 해안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려요.
용굴이며 전설바위까지 다 둘러보면 두 시간도 금방이에요.
사진 찍고 쉬엄쉬엄 걸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답니다.

가볼 만한 주변과 팁
공원 입구 쪽에 식당이랑 카페가 모여 있어서 산책 후에 식사하거나 커피 마시기 좋아요.
바닷가로 내려가면 해녀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을 파는 해녀촌도 있는데, 싱싱한 회나 해산물 좋아하시면 들러보세요.
해녀분들이 오전에 작업하시니까 신선한 걸 맛보려면 일찍 가는 게 좋아요.
자차로 5분 거리에 슬도등대도 있어서 같이 묶어서 둘러보기 좋고요.
일산해수욕장도 바로 옆이라 출렁다리에서 연결돼요.
반나절 코스로 잡으면 딱 알맞은 일정이에요.
바닷바람이 정말 세니까 얇은 겉옷 하나 챙기시고, 발 편한 운동화는 필수예요.
날씨 좋은 봄가을이 걷기 가장 좋고, 한여름이라도 동구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다른 곳보다 시원하답니다.
울산 여행 계획 있으시면 대왕암공원 꼭 한번 들러보세요.
